[열심히] 스윙스의 세번째 레이블로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 위더플럭 레코드 출신의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존오버의 신곡입니다. 잘게 쪼개져 깔리는 리듬과 매끈한 음색의 보컬이 주도하는 곡으로, 간결하면서도 청량감 있는 스타일로 곡을 빌드업 해 갑니다. 사운드나 장르에 대한 취향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노래를 '맛깔나게 부른다'는 면에서 다른 알앤비 보컬과는 다른 질감의 음색과 창법이 인상적입니다. 아무래도 릴체리가 빠진 이후 야심 넘쳤던 첫 소개와 포부가 다소 잠잠해지긴 했지만, 이 레이블에 대해 스윙스가 주목했던 부분이 무엇인지를 어느 정도는 엿볼 수 있는 곡이기도 합니다. ★★★

[정병욱] 알앤비는 이제 국내 대중음악 씬을 대표하는 장르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밀물처럼 밀려드는 신인의 수나 그들이 내놓은 음악의 질적 수준만 봐도 알 수 있다. 씬의 창창한 미래를 이끌 재능있는 신예들이 넘쳐난다. 존오버도 그중 한 명이다. 사실 존오버의 데뷔작 『Escape From The Late Night』(2017)은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비트의 리듬감을 잘 살린 감각적인 가사와 준수한 가창에 비해, 무드를 지배하는 오토튠 보이스와 긴장감 없이 심심한 사운드텔링이, 노래를 평범한 트렌디 알앤비팝으로 둔갑시켰다. 그러나 위더플럭 레코즈 합류 후 발표한 「조금만 더」(2018)에서, 세우의 신선한 비트와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그러면 이번 싱글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Emotion (feat. 우디고차일드)」은 경계선에 걸쳐 있다. 시종일관 배경에 드리운 때늦은 트로피컬 사운드가 익숙한 감상을 소환하고, 달콤한 멜로디와 가사는 존오버의 차별점을 애써 무화한다는 점에서 그 스스로도 과거로 회귀하는 인상마저 준다. 반면에 호흡과 발음에 유념함으로써, 일정한 톤의 비트와 매끈하고 유려한 멜로디 위 입체적인 서사를 완성한 싱잉의 섬세함은 이전보다 더욱 잘 나타난다. 한영혼용 가사에서 흔히 범해지는 우리말 가사의 영어식 소화도 귀에 띄지만, 우리말 발음에 어색함이 없고 곡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는 점에서 패착이 되지 않는다. 돋보이는 건 피쳐링에 참여한 우디고차일드의 역할이다. 전반부 존오버의 벌스와 대조해 훨씬 가볍고 통통 튀는, 고유의 개성 넘치는 톤과 플로우로 노래 중반의 분위기를 반전시키지만, 곡의 무드와 결코 유리되지 않은 채 자연스레 후반부 존오버의 재합류를 환영한다. 결국 존오버라는 가수의 아직은 곡에 따라 있을 수 있는 크고 작은 부침을 감지하게 하지만, 주어진 곡을 소화하는 퍼포머로서의 역량은 충분히 증명한다고도 할 수 있는 트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