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17-5] 이채언루트 「길모퉁이」

이채언루트 (Eche en Route) 『Eche en Route 』
1,21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09
Volume 1
장르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재즈와 팝의 장점을 모두 섭렵한 싱어송라이터 강이채, 그리고 베이시스트 권오경의 2인 밴드 이채언루트가 데뷔EP 『Madeline』(2015)에 이어 거의 3년 반 만에 정규 1집 『Echae en Route』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에서도 두 사람은 여전히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다. 충실하게 기저를 확보하는 재지한 베이스 그루브를 들려주는 권오경의 매력, 그리고 바이올린 현의 강한 음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정갈하며 팝적인 멜로디를 뽑고 노래하는 강이채의 매력이 여전히 팽팽하다. 이 곡은 특히 자신들의 음악적 방법론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보다 대중성(?)에도 염두를 둔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특히 후렴 파트에서 보여주는 부드럽고 낭만적인 태도는 이들의 음악적 내공이 더 튼튼해졌음을 확인하게 한다. 대규모 페스티벌 등의 무대에서 많은 대중과 호흡하는 그들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어주는 트랙이다. ★★★☆

 

[박상준] '어떤 카탈로그의 소리들을 대중에게 주입시키는 것'. 현 시점에서 아이돌이 아니면서 음악을 만들고 편곡하는 이들의 사사롭고 위대한 성공과는 무관하게 앞으로의 10년, 20년에 가장 깊게 기록될 점이라 짐작한다. 기형적인 편식으로 십여년을 이어온 가요계에서 이와 같은 성과를 보여주며 현실과 마찰했던 집단은 비단 SM, 한국힙합을 선도한 일부, 검정치마가 전부는 아니다. 강이채가 아이유와 함께 작업한 「비밀의 화원」(2017)을 통해 팝으로서의 설득력을 증명했던 건, 특히나 무척 기념비적인 일이었다. 그의 정규앨범과 이후에 이어서 마무리한 작업들, 이채언루트에서 함께했던 노래들은 어쩌면 생소했을 소리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주 열심히 웅변하고 있다. 언젠가 2010년대 중후반을 복기하는 이들에게 그의 바이올린이 꽤 특별한 의미로 기능할 것이라 장담한다. 「길모퉁이」의 어떤 구석들은 구름과 헤이즈가 들려준 멜로디의 성과를 곱씹게 하는 동시에, 오프온오프 같은 뮤지션의 가장 잘 만든 알앤비 트랙을 연상케 한다. 권오경의 베이스를 만끽하며 이리도 베이스가 아름답고 우아하게 중심에서 활약하는 가요를,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한 노래를 얼마만에 들었나 다들 고민해주었으면 좋겠다. 이들의 존재는 무척이나 귀하고, 의미에 있어서도 빛이 나며, 설득력까지 갖고 있다. 이들은, 특히나 강이채는 지금 '현상'에 가깝다. ★★★★☆

 

[정병욱] 등장 당시만 해도 왠지 무지개 너머 아방가르드를 지향하고 있을 것만 같았던 강이채의 음악은 사실 타협 없는 전위보다 다양한 장르를 활용한 전방위 소통에 관심을 두고 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앨범으로는 3년 만에 이채언루트로 돌아온 이번 1집에서 강이채는 확연한 선형을 갖춘 서사와 자신의 고유한 매력이 스민 낭만적인 발라드로 전작들보다 더욱 구체적인 그림을 그린다. 앨범을 관통해서도 그렇지만 특히 더블 타이틀 중 한 곡인 「길모퉁이」에 이르러서는 바이올린이 아예 조미를 더하는 소품에 불과하다. 노래의 전체 무드를 이끄는 것은 도리어 강이채의 보컬이며, 중심을 잡는 것은 권오경의 베이스와 비트 사운드다. 그중 특히 재밌는 것은 마치 악기와도 같은 강이채의 보컬 사용법인데, 듬성듬성한 미니멀 반주 위 끊어질 듯 이어질 듯 진성과 가성을 독특한 그루브로 오가는 노래의 호흡과 사운드는, 마치 활질에 따라 미세하게 조율되는 현의 그것처럼 리드미컬하고 호소력 짙은 파형을 그리며 곡에 입체감을 부여한다. 이 씬에는 예리한 통찰력과 깊은 천착으로 무장한 전투적 혁명가도 필요하지만 조금씩 자기만의 색을 다방면에 물들이는 조용한 혁명가도 필요한 법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4
    길모퉁이
    이채언루트
    이채언루트
    이채언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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