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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Out #202-3] 오렌지팡팡보이즈 「See The Light」

오렌지팡팡보이즈 (Orange Fang Fang Boys) 『See The Light』
88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05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김안수(기타), 김우진(베이스), 김광민(드럼)으로 구성된 인스트루멘탈 록 트리오 오렌지팡팡보이즈의 데뷔 싱글. 재즈 영역을 제외한다면 점점 인스트루멘탈 전문 밴드들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연주력과 구성의 매력은 꽤나 치밀하고 탄탄하다. 그렇다고 해서 난해하고 실험적인 연주의 테크닉 그 자체에만 매몰되어 귀를 잡아 끌 수 있는 멜로디의 힘을 절대 무시하지 않는다. Dream Theater보다는 Joe Satriani, Steve Vai, Nuno Bettencourt의 지향에 더 가깝다고 할까. 경쾌한 드러밍 위에서 펼쳐지는 반복적인 스케일 연주가 슬슬 익숙해질 즈음에 바로 변화를 주며 텐션을 올려주는 멜로딕 연주가 튀어나오고, 브릿지 파트에서 휘몰아치는 속주가 펼쳐지는 후반부까지 곡 구성이 쉴 틈이 없음에도 듣는 입장에선 꽤 여유롭고 즐겁게 들린다. 춤을 출 수 있는 록음악만 메이저에서 살아남는 세상에서 여전히 연주를 통한 청각의 희열을 추구하려는 그들의 뚝심에도 박수를 보내고, 그들의 이후 작품들에 더 기대를 갖게 된다. ★★★★

 

[손혜민] 연주를 중심으로 하는 팀이다보니 자연스레 음악에 더 집중하게 된다. 기타의 라인이 굉장히 다채로운 느낌을 주며, 베이스는 이를 잘 받쳐내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아울러 드럼과의 합도 무척 좋다. 변칙적인 리프들이 주는 느낌은 밝으면서도 힘찬 느낌이 주는 활력을 품고 새로운 것을 향해 나아가는 듯하다. 퀸즈네스트의 김광민, 스팟라이트의 김우진, 그리고 브로큰발렌타인의 김안수 등 쟁쟁한 밴드의 멤버들이 모여 만든 음악이라 그렇지 않을까. 흥미로운건 이 밴드가 멤버들이 본업대신 '취미'로 하자고 한 프로젝트 밴드이고, 원래 보컬은 브로큰발렌타인의 반이었다는 것. 곡을 듣는 내내 그의 목소리가 더해졌다면 어떤 느낌이었고, 어떤 음악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이 재미있고 상큼한 이름을 내민 밴드가 다음은 또 어떤 곡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

 

[정병욱] 어원에 있어서 각기 ‘진보’와 ‘다음’을 의미하고 실제 내용 역시 미래의 사운드를 대변했던 과거의 프로그레시브 록이나 현대의 포스트 록은, (둘의 형태는 전혀 다르지만) 역설적으로 그 혁신성으로 인해 진화의 산물로 살아남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공유한다. 굳이 따지자면 언어를 온전히 대체할 수 없는 인스트루멘탈 사운드의 상대적으로 난해한 서사가, 대중음악으로서 즐거운 감상에 유리한 요소는 아니었을 것. 그렇기에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여러 유사 장르의 도전은, 그것의 미학이 당대의 대세에 대항하는 또 하나의 클래식으로서 (어떤 방법론으로든) 온전한 특수성을 담아내거나, 소통 가능한 지점을 탐구하는 방식 둘 중 한 가지의 방법으로 이루어지곤 한다. 이 중 오렌지팡팡보이즈가 「See The Light」를 설명하는 언어로 스스로 내건 ‘gourmet instrumental’이라는 정체성은 후자의 경로를 선택한다. 완결성 있는 구조보다 매끄러운 흐름에 더 관심을 둔 서사가, 스윙과 즉흥성을 제거한 ‘재즈 록 퓨전(Jazz-Rock Fusion)’ 또는 사운드의 실험이나 테크닉 대신 밴드 사운드와 및 퍼포먼스에 안착한 인스트루멘탈 록의 인상을 주어 감상의 진입장벽을 낮춘다. 청명한 기타 톤을 내세우면서도 이를 적절히 다채롭게 활용하는 주법, 엇비슷한 멜로디의 변주에도 지루하지 않는 속도와 사운드의 완급 조절과 적당한 러닝타임으로 구분된 프레이즈가 고민 없는 여흥을 완성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그것의 형식이나 주제에 대한 심오한 고민 없이 유려한 작곡과 그에 충실한 연주만으로도 다음을 기약할 수 있음을, 빛을 볼 수 있음(See The Light)을 모처럼 증명하는 트랙. ★★★☆

 

[차유정] 귀여움 터지는 팀명과는 전혀 상반되게 묵직하고도 둔탁한 사운드의 연속이다. 리듬과 멜로디가 이질적으로 끊어질까봐 조마조마하면서 긴장감 있게 끌고가는 그 과정이 엄청난 탄력감과 점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오랜만에 듣는 무거운 연주곡에 대한 반가움보다는, 긴장감과 까칠한 질감을 놓아주지 않으려는 집념이 좀더 뇌리에 박히는 싱글.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See The Light
    -
    오렌지팡팡보이즈
    오렌지팡팡보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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