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00-4] 칸 「I’m Your Girl?」

칸 (Khan) 『I’m Your Girl?』
1,08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05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마루기획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블랙아이드필승이 곡을 잘 뽑았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유나킴과 전민주의 합작으로 이뤄진 톤이 전체적인 무드를 다 잡으며 곡을 전개하는 품에 코러스로 참가한 김보아가 이러한 마감새를 더욱 부드럽고 깔끔하게 다 잡는다. 다른 말에 앞서서 먼저 강조하자면, 이 곡은 잘 만든 팝이다. 완성도나 숙련도에 대한 의구심마저도 이 곡에서는 충분히 날려버릴 수 있다. 그만큼 숙련된 곡이라는 생각도 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그룹들의 익숙한 지점들이 눈에 띄지만, 그들의 개성을 상쇄시키는 결과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익숙함에 벗어나기 위해선 고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그들 스스로도 알고 있을 터. 부디 천천히 자신만의 길을 찾아나가길. 다시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충분히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고 믿기에. ★★★

 

[김성환] 짧은 활동을 끝으로 사라진 디아크(The Ark)라는 걸그룹에서 함께 활동했던 유나킴과 전민주는 그간 각자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들에 출전해 자신의 열정과 실력을 증명하고자 노력했다. 물론 아직은 그러한 노력이 정상의 자리까지 올려준 것은 아니지만, 다시 두 사람의 조합으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졌다. 일단 이 곡에서 두 사람의 보컬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에서 각자 보여줬던 단순한 가창력이나 랩의 부각에 비해, 어반 알앤비의 공식에 충실하며, 장르에 잘 맞춰 기량을 녹여낸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이런 장르의 음악을 구사하는 여성 듀오가 그리 흔치 않은 한국 가요계의 현실 속에서 이들이 좋은 아티스트로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괜찮은 곡이다. ★★★☆

 

[박병운] 하루에도 다음날 바로 잊힐 새로운 이름들이 명멸하는 아이돌계. 이제는 그 때문인지 성공신화만큼이나 ‘패자부활전’의 이름들도 적지 않게 등장하고 있다. 「I’m Your Girl?」은 어떻게 들으면 마치 전소민과 전지우만 남아서 부르는 듯한 카드의 넘버 같기도 하고, 근간의 음악들과 비교하자면 익숙한 퓨처베이스 풍의 EDM과 비트가 잘 배합된 팝 넘버기도 하다. 여기에 곡의 제명과 어우러진 뮤직비디오의 듀오 서사와 매니쉬한 무대 복장까지 감안하면, 근간의 걸그룹 씬에서 도드라지게 느낀 염증을 덜게 하는 전략이 돋보인다. 디아크 시절 랩 파트가 주어졌던 유나킴의 보컬 서두가 들려주는 시원함도 앞을 기대케 하는 지점이기도. ‘패자부활전’ 에피소드는 재관람하고 싶지 않은 것은 순진한 기대겠지만, 다시 시작한 첫 도약은 아무튼 나쁘지 않은 인상이다. 기획사와 프로듀서 걱정은 단단해질 팬들에게 넘길까요. ★★★

 

[유성은] 유나킴과 전민주의 유닛, 백보컬은 김보아. 디아크와 스피카. 레드오션의 걸그룹 시장에서 잊혀져간 이들. 그래서 「I’m Your Girl?」은 그야말로 '아이돌 재생 프로젝트'이다. 트렌디한 퓨처팝 장르에 강점을 보이던 블랙아이드필승이 갓세븐의 「니가 하면」(2015) 등에서 보여주던 어두운 느낌의 미디움 템포 알앤비를 제공했다. 유나킴과 전민주는 쌓아온 경력 만큼이나 출중한 보컬과 랩 실력으로 능숙하면서도 애절하게 장점을 잘 표현해낸다. 반복적으로 쌓이는 몽롱한 멜로디가 중독성에 방점을 찍으며, 다양성과 다채로움보다는 심플함의 힘으로 승부를 보는 곡이다. ★★★

 

[정병욱] 《슈퍼스타 K3》(2011)를 거쳐 《언프리티 랩스타3》(2016)에서의 본선 직전 고배, 《더 유닛》(2018)에서의 파이널 탈락 등을 경험한 유나킴은 물론, 《K팝스타 2》(2013)와 《K팝스타 6》(2017)를 전전한 전민주까지. 불운의 그룹 디아크를 전신으로 둔 듀오 칸은 그 존재나 멤버들이 거쳐 온 역사 자체가 ‘아이돌 시대’라는 미명의 그늘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듯 싶다. 게다가 이 노래는 김보아가 백보컬을 담당했다고 하니 이 정도면 가히 동정 여론을 노렸나 싶을 정도. 허나, 실력이 인기를 담보하지 않는 대중음악계에서 만년 유망주일 수 있다는 것. 특별한 대박 없이 그 자리를 오랫동안 지킬 수 있다는 것. 이는 바꿔 말해 단순한 도전정신과 끈기를 넘어선 그들 자신의 실력과 주변의 높은 평가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두 사람은 자칫 심심하고 평이하게 비칠 수 있는 미디엄 템포의 알앤비 곡을 감칠맛나게 소화해내며 그룹의 밝은 미래를 예감케 한다. 잠깐의 싱잉랩만으로도 이젠 노련함마저 느껴지는 유나킴이나 고음에서의 비음이나 꺾는 소리가 전혀 촌스럽지 않은 전민주의 가창, 그리고 무엇보다 두 사람의 보컬이 꽤나 비슷한 음색으로 잘 섞이며 듀오로서 들려줄 수 있는 매력의 한 유형을 당당히 꿰찬다. 다만 「I'm Your Girl?」은 블랙아이드필승이 지닌 송라이팅의 장점은 물론 아쉬운 점마저 고루 뒤섞여 확실한 방법서를 찍어내질 못한다. 작금의 알앤비 팝이 대표하는 세련된 이미지를 그럴싸하게 모사하지만 막상 포인트를 짚어내기 어려운 사운드, 좋은 집중력을 갖춘 훅임에도 마땅한 맺음이 없다는 점, 메시지와 언어의 온도가 분리되는 가사 등이 그렇다. 당연하게도 그룹의 하드웨어를 증명했다는 점에서 칸에게는 좋은 출발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I’m Your Girl?
    블랙아이드필승
    블랙아이드필승, 윌비
    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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