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73-4] 이씨이 「규민이랑」

이씨이 (Emergency Call Equipment) 『~II』
1,41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11
Volume EP
레이블 티에스엔컴퍼니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2012년부터 지금까지 홍대 인디 씬에서 꾸준히 활약하고 있는 밴드 이씨이는 정규반 『나를 번쩍』(2014)과 싱글 「무방비 상태의 연인」(2015)을 통해서 몸을 흔들고 싶은 리듬과 그루브에 매우 아방가르드한 기운을 동시에 머금은 사운드를 들려줬었다. 이번 새 음반 『~II』에서도 기본적으로 그 기조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트랙들마다 각각의 분위기를 조금씩 다르게 잡아 전체적으로 감상하면서도 듣는 이까지 감정을 계속 변화시킬 만큼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흥미로운 건 이 곡은 음반 전체로 보면 맨 마지막 트랙을 차지하는, 게다가 연주곡이라는 것이다. 마치 1990년대 그런지 밴드들의 언플러그드 무대들이 전하는 음습함이 담긴 멤버들의 연주가 담긴 초반부가 지나 중반부로 가면서 더 복잡해지고 실험적 솔로들이 추가되면서 기존의 사이키델릭과는 좀 궤가 다른 특유의 몽환성을 머금었다. 그리고 종반의 은근한 폭발이 이뤄지는 부분도 듣는 이의 허를 찌른다. 모든 대중에게 어필할 음악은 아니겠지만, 한 번 빠진 이들에겐 중독성을 퍼트릴만한 사운드라 생각한다. ★★★☆

 

[정병욱] 지독한 불친절함에 어쩌면 당혹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나름 2년만의 EP 작업물임에도 불구하고 음원사이트에서 그 흔한 앨범 소개를 단 한 줄도 찾아볼 수 없으며, 앨범 제목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타이틀곡인 본 싱글 제목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쉽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씨이라는 밴드의 음악이나 지나온 결을 아는 이라면, 이 노래 「규민이랑」이 설치작가 이규민과의 콜라보레이션 작업물이라는 사실과, 그것이 지니는 구체적인 의미는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된다. ‘2012년 쌈지 숨은 고수’, 《2013년 EBS 헬로루키》의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는 등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이들에게 시류나 평판은 그 당시나 지금이나 결코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이른바 누군가를 손쉽게 꿰뚫어 보게 하는 장르적인 정형, 뚜렷한 스토리텔링, 공감을 위한 정서적 표현은 「규민이랑」과 거리가 멀다. 그저 자연의 소리를 모티프로 삼은 수미상관의 인트로와 아웃트로가 있고, 작은 부분집합으로서의 리프가 있으며, 리프를 기점으로 각 악기의 독주를 쌓아가는 잼 형태의 합집합이 하나의 사운드 텔링을 이룰 따름이다. 구문이나 문법 단위의 해석이나 주제에 대한 비평보다 음운 단위의 집중과 반복되는 맥락 속 불규칙적으로 튀어나오는 독주의 순간들이 그만의 미학을 요하는 것. 그런데 그 안에 록 음악 정통의 블루지한 감각도 있고 로우파이 사운드도 있으며, 과시하지 않는 상냥함과 심심하지 않은 카타르시스 또한 혼재하다보니 결국 종합은 우리에게 익숙한 싸이키델릭 그 자체이기도 하다. 포스트 개러지나 펑크의 한 조류로 생각했던 이씨이의 스펙트럼은 확실히 더 넓어지고 있다. 아마도 더 강력한 환각을 기대하게 하는 전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

 

[차유정] 반복되는 멜로디의 변주 속에서 다른 소리와 작은 충격들이 하나둘씩 쌓여간다. 보통은 쌓아가면서 합을 이루거나 소리들 사이사이에 차이를 과하게 드러내는 경우가 보편적인데, 이 트랙의 경우에는 쌓아가면서 어디에 도달해서 어떤 선과 점이 그려질까를 반복적인 변주를 통해 집요하게 파고드는 쪽에 가깝다. 테크니컬한 기량보다는 연주가 주는 스토리에 대해 서둘러 결론을 내리지 않고, 우직하게 나름의 결론에 도착하려고 하는 형태가 한동안 잊고 있었던 집중력의 묘미를 깨워준다. 느릿하지만 날이 서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4
    규민이랑
    김동웅
    이씨이
    이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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