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69-4] 조동희 「라디오90」

조동희 『라디오90』
1,02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10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푸른곰팡이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조동희는 근래의 개인적인 큰 아픔(오빠 조동진의 사망) 속에서도 레이블 푸른곰팡이의 새로운 수장으로서 추모공연까지 성공적으로 치러낸 바 있다. 이 곡은 몇 달 전 그녀의 공연 무대에서 먼저 감상했던 경험이 있다. 그 당시의 데모 라이브(?) 버전이 일반적 포크 록의 범위에 있었다면, 이번 공식 싱글에서는 하나의 노래를 (시대의 유행 스타일을 반영한) 세 가지 버전으로 새롭게 편곡해 공개했다. '1980년대 버전'이 올드한 아날로그 신시사이저의 감성을 담은 신스 팝을 지향하고, '2000년대 버전'은 21세기 일렉트로닉 비트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모던함이 세련되게 다가온다면, 아무래도 이 포크적인 모던 록을 지향하는 1990년대 버전이 하나음악의 사운드를 좋아했던 이들에겐 가장 편안하게 다가올 것 같다. 무엇보다 지금의 30~40대라면 누구나 머금고 있을 청소년 시기의 '라디오의 추억'을 편안하면서도 공감가게 표현해 낸 가사는 그녀의 작사가로서의 능력을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힘을 빼고 가볍고 은은하게, 마치 '라디오에서 조금 거리를 두고 들려오는 노랫소리'를 구현하려고 의도한 듯한 보컬 레코딩도 곡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이 곡을 기점으로 그녀의 새 정규작이 빨리 완성되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곡이다. ★★★☆

 

[박상준] 그리 많은 노래를 발표하진 않았지만, 『비둘기』(2011) 때와 비교하면 조동희는 점점 더 장필순과 닮아간다. 특히, 이 곡에서는 조동익과 윤영배가 매만진 모던록 같은 소리가 난다. 귀를 여러번 감싸는 한 사람의 보컬 트랙들이 볼륨을 굳이 키울 필요없이 눈을 감고 걸으며 들어도 참 기분 좋게 안식을 준다. 목적에 충실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명확하다. 잘 만든 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엔 달리 할 말이 없다. 누군가는 즐겁게, 아주 즐겁게 들을 것이고 누구에게는 아무런 상관도 없을 종류의 기획이다. 소원이 있다면, 한창 듣던 때의 《세계음악기행》(2012)을 다시 듣고 싶다. 어디를 가도 이젠 들을 수가 없다. 고작 몇 년 지났다고 들을 수 없는 것들이 쌓여간다. ★★★

 

[박병운] 녹음용 카세트테이프를 데크 안에 넣고, 라디오 방송 중 내가 좋아하는 곡이 나올라치면 DJ의 장황한 멘트와 광고 음성이 섞이지 않길 노심초사하며 녹음 버튼을 누르던 순간의 기억이 이 웹진에서 내가 초라한 문장이나마 뱉는 원형적 이유일 것이다. 조동희의 이 라디오 연작들은 그 기억을 자극하는데 있어 시대별 음악의 흐름에 맞게 만들어진 분위기를 앞세우는데, 90년대는 편안한 모던록 풍 편곡의 분위기다. 조동희의 보컬은 시대별 개별 연작에 있어 한결같은 결을 보여주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계를 보이고, 가사 역시 차이가 없으므로 회고의 취향과 낭만화에 있어 다소 고답적으로 들리기도 하다. 이건 곡의 완성도 문제가 아니라 당연히 라디오라는 매체를 받아들이는 글쓴이 본인의 추억과 공감에 있어 느끼는 갭의 탓이 크리라. 보편적이고 대중을 향한 공감이 큰 기획이 보다 도드라져 보이는 곡. ★★★

 

[유성은] 이 싱글은 동일한 한 곡을 세 가지의 편곡으로 나누어, 각각 배열하는 독특한 구성을 가진다. 80년대의 음악, 혹은 아일랜드의 「지중해에 가고 싶다」(1997) 류의 신시사이저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라디오80」을 시작으로, 한희정이 노래하던 시절의 더더, 혹은 이한철이 뒷받침했던 스웨터가 떠오르는 모던락 「라디오90」, 『No Dance』(1996)나 『Crom's Techno Works』(1998)의 넘버들이 떠오르는 전자음악 「라디오00」이 이어지며 마치 여러 시대의 음악을 연속으로 듣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 중 조동희의 감성을 가장 살려주는 곡은 어쿠스틱하면서도 미니멀한 연주로 구성된 「라디오90」으로, 가볍고 심플하게 구성된 밴드 사운드가 초봄의 등굣길을 형상화하여 그 시절로 청자를 데려간다. 2017년에 발표된 이 곡으로 당시의 감정이 떠오르는 것은, 음악과 시간이 함께 기억된 어떤 지점을 머리 속에서 다시 찾아낼 정도로 이 곡의 편곡과 구성이 치밀하다는것을 의미한다. 힙합, 알앤비, 전자음악으로 점철되어 있는 요즘 대중음악의 호수 속에서 뜬금없이 별똥별과 뚜뚜뚜의 감성을 소환해낸 재미있는 시도에 박수를. ★★★☆

 

[차유정] 라디오는 언제나 친근함이라는 느낌과 같이 가는 단어였다. 제멋대로 흐트러진 마음을 대충 펴서 올려두는 수단으로 묵직하고도 조용한 라디오만큼 좋은 도피처는 없었다. 감성적인 부분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런 생활밀착형 기계의 특성과 잘 어울리는 나지막한 애착관계를 조동희는 이번 싱글에서 들려준다. 어쩌다 한 번 크게 그려야 하는 그림으로서의 음악이 아니라, 생활로 언제나 조용히 흐르는 라디오라는 포지션만큼 그녀에게 잘맞는 옷도 없는 듯하다. 약간은 억지로라도 긴장을 풀고 들어야 하는 트랙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라디오90
    조동희
    조동희
    배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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