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42-2] 마그나폴 「A Big Drag」

마그나폴 (Magna Fall) 『Mad Metropolis』
2,66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3
Volume 1
레이블 칠리뮤직코리아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마그나폴의 곡은 본적이 확실하다. 얼터너티브와 헤비메탈을 넘나드는 유연함과 다채로움에는 리듬 전환에도 탄탄한 드럼과 베이스가 있고, 자유로이 주법을 전환하는 기타 위에는 일관된 텐션으로 유지되는 보컬이 있다. 그러나 단순히 이런 점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서 위대한 선배들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단순히 그 선배들의 대리인이 아니다. 숨도 날숨과 들숨이 있듯, 후반부의 휴지로 자신들의 그루브를 스스로 파괴시킨다. 그렇게 자신들이 이끈 신화를 자신의 손으로 때려부수는 결기도 지녔다. 아드레날린 속에서 피어오르는 절도는 열렬하기 그지 없다. 마그나폴의 음악이 진가를 드러내는 순간은 그래서 음악이 흐를 때가 아니라, 음악이 끝날 때다. 그렇게 맞부딪치고 깨지면서 순간적으로 드러나는 감정이 마그나폴의 음악이 진정으로 그들의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단 하나의 증거다. 음악은 결국 그게 중요하다. 이 곡은 그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 곡은 그 하나를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그 점, 존중받아 마땅하다. ★★★★★

 

[박병운] 한국땅은 록 음악에 대해서도, 제노포비아에서도 앞뒤를 다툴 정도로 척박한 동네인데 마그나폴은 이런 국민 대중들 앞에서 태진아의 「거울도 안 보는 여자」(1990) 같은 넘버들을 커버하며 자신들의 이방인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그런 애쓰는 노력 같은 건 잊어도 될 만치 까슬까슬하고 메탈릭한 트윈 기타와 드럼의 분전으로 돌아온 신작은 더욱 탄탄하다. 블루지하게 능청을 떨다가 휘몰아치는 고전 하드록과 얼터 메탈 사이의 격랑은 어쩌면 미리 점찍어도 좋을 올해의 하드록 넘버의 자리다. 이와 별개로 이방인들의 입지가 곳곳에 도드라지는 한국 헤비록 씬의 앞으로의 풍경은 꼭 짚어볼 만한 이슈라고 생각한다. ★★★★

 

[정병욱] 현 시점 마그나폴이 다국적 밴드라느니, 이번 음반이 첫 정규앨범이라느니. 그와 같은 음악 외적인 이슈들은 본 트랙을 감상하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이미 대중음악 씬에는 오버와 언더그라운드를 막론하고 국내에 한정된 로컬리티와 무관한 결과물들이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고, 신인답지 않은 신인 역시 얼마든지 있다. 단지 그 가운데에서도 본 음반의 미경과 에너지가 유난히 튄다는 것이 주목할만한 점이다. 「A Big Drag」의 미학이 특별히 희소하거나 최신유행으로 무장한 것은 아니다. 기존에 이들이 잘해왔던대로 록의 전통적인 가치들을 순간순간 적절히 초혼하고 버무린다. 그러나 이것이 결코 뻔하지만은 않고 안일하지도 않으며 지나치지도 않다. 스네어 연타 후 속도를 올리는 기타와 심벌로 시작과 끝을 알리는 전후주는 그런지 시대 이후의 직선적인 구상과 파이팅을 암시하지만, 전주에서는 8마디 후 자연스럽게 블루지한 하드록 구간으로 들어서 차분하고 끈적하게 주제를 제시한다. 비장한 무드 속에서도 대도시의 밤문화에 대한 묘사와 추상을 오가는 가사의 어조가 결코 어둡지만은 않고, 코러스의 외침 또한 급진적이고 열정적인 에너지가 끊이지 않지만 동시에 그루브를 즐기는 지혜가 상존한다. 원초적인 멋이 파도를 타다가도 이따금 시원시원하게 터지는 케빈의 보컬이 새끈한 멜로디를 전시하고, 케빈과 도중모의 트윈기타의 합은 특히나 간주에서 불을 뿜는다. 모처럼 산뜻하고 화끈한 클래식 콤비네이션이다. ★★★☆

 

[조일동] 한 마디로 호방하다. 노래를 듣는 내내 Soundgarden이 단순히 그런지 밴드가 아니라 Kyuss 같은 밴드와 함께 스토너 계열의 사운드를 시도한 초기 밴드 중 하나라는 사실을 복기하게 된다. Soundgarden을 떠올리고 나니 Black Sabbath와 Budgie의 음악이 세련된 현대적 사운드로 버무려진 이 음악이 단지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는 게 더 분명해진다. 노래 하나를 놓고 굳이 계보를 거슬러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마그나폴이 들려주는 자신감과 호방함이 단지 스토너가 유행이기에 탄생한 게 아니라 밴드 정체성 찾기/만들기의 지난한 노력이 빚어낸 결과라는 게 곳곳에 맺혀있기 때문이다. 밴드의 뿌리 찾기 노력을 특히 강조하고 싶다. 자신의 음악이 어떤 음악적 뿌리에서 가지를 뻗어 나온 것인지 아는 밴드는 헛된 바람 따위에 휩쓸리지 않는다. 굳건히 나아갈 수 있다. 마그나폴의 미래를 든든한 맘으로 기대한다는 얘기의 다른 표현이다. ★★★★☆

 

[차유정] 시원하게 뻗은 도로를 감정에 취하지 않고 적절한 속도로 달려가는 기분이다. 강렬하고 진득하다는 말로 부족할만큼 섬세한 연주와 부드러운 보컬의 기교없는 말끔함이 정말 상쾌한 방점을 찍는다. 하드록이 털털하고 거친 부분이 강조된 장르임은 오랫동안 공식으로 여겨져 온 부분이지만, 굳이 그렇게 진행하지 않아도 섬세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역에 안착할 수 있음을 짧은 연주 안에서 다채롭게 들려준다 올해의 베스트 트랙 중 하나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A Big Drag
    케빈 하인츠
    마그나폴
    마그나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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