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41-1] 띠오리아 「F For 160」

띠오리아 (Theoria) 『Prefab』
4,82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3
Volume EP
레이블 영기획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요컨대 빠른 전환과 감정의 유지에 대한 긴장감이 이 곡의 구조적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런 긴장감이 풍부한 사운드와 더불어 곡 자체를 거대한 콜라주로 만들고 있다는 데에 있다. 관악 프레이즈를 이용한 샘플링이나, 드럼 앤 베이스(정글), 퓨처 베이스같은 장르들이 하나에 엮여있다. 본격적으로 시도되는 풋워크이거니와, 이 장르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바탕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이 곡은 이른바 풋워크 미리보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점을 절도있게 펼쳐놓는 일도 보통 내공은 아니다. ★★★

 

[김성환] 클럽과 비트가 필요한 공간에서 틀어질 리믹스 음원을 만들지만 본인은 디제잉은 하지 않는다는 프로듀서형 일렉트로닉 뮤지션 띠오리아가 첫 번째로 내놓는 본인의 이름을 건 EP의 타이틀곡이로, 원래 서울 기반 인터넷 언더그라운드 댄스 뮤직 무브먼트 서브비트(Subbeat)의 컴필레이션 『Future Seoul Collective #1』(2015)에서 먼저 공개되었던 곡이다. 1980년대 미국 시카고에서 유래된 스트리트 댄스 스타일이자 그에 맞춰진 빠른 하우스 비트와 느린 R&B 비트가 뒤섞인 사운드의 일렉트로닉 음악을 가리키는 풋워크(Footwork)가 갖는 악곡 전개의 장르적 특성을 이 곡은 특히 잘 설명해준다. 신나고 격렬하게 빠른 BPM으로 몰아치며 디스코 시대의 향수까지 같이 끌어내는 초반부를 지나 미니멀한 샘플 루프의 반복으로 텐션을 유지하고, 후반부에는 힙합 트랙같은 다운 템포의 앰비언트함으로 마무리하는 구조가 물 흐르듯 완벽하게 이어진다. '춤이 이뤄지는 공간을 위한 음악'이면서도 독립된 곡 자체로서도 귀를 잡아 끄는 텐션을 유지한 매력적인 트랙이다. ★★★★

 

[박상준] 돌이켜보자면, 서브비트의 『Future Seoul Collective #1』는 정말이지 아름답고 벅찬 앨범이었다. 최고의 1번 트랙이었던 아르콘의 「Primula」에서 퍼스트에이드의 「Father」까지 이어지는 흐름 속에는 온갖 것이 섞여 있었다. 영기획과 허니배저 레코드, 케이크숍의 파티와 PC뮤직쯤으로 대표할만한 인터넷 문화, 오타코스와 몇몇 크루 정도로 내세울 수 있을 서브컬쳐 속성 등등등등... 당시에 나왔던 트램폴린, 하사신과는 다른 현장의 생생함이 넘쳐 흘렀다. 「F For 160」은 바로 그 서브비트 컴필레이션의 11번 트랙이었고 그 자체로 독특한 인물 띠오리아의 풋워크 앨범 『Prefab』의 수록곡이다. 짧은 네곡을 합쳐놓은 듯 각 파트가 확연히 구분된다. 도입부를 들을 땐 DJ Rashad의 작품인 『Double Cup』(2013)에 바치는 헌사인지를 생각하며 들었지만, 1분을 넘긴 직후부터는 고민없이 행복하게 들었다. 새삼 생각한다. 『Prefab』가 음악이 가난한 이 나라에서 어떤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이 앨범이 어떠한 계기로 성공해서 알만한 연예인들이 풋워크를 추고 차트에 올라가서 더 많은 풋워크가 생산되는 지경까지 가야만 의미가 생기는 걸까. 아니라고 단번에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절대로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허나 이만큼 충실하고 세세하고 발랄하고 괜찮고 또 괜찮은 전자음악들이 모여 씬을 형성하고 파티를 이어나갈 수만 있다면 나중에 이 논의를 훨씬 더 즐겁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떠들 수 있으리라 짐작한다. 적어도 내겐 현재까지 올해 최고의 앨범이다. ★★★★☆

 

[유성은] 익숙한 프레이즈의 샘플의 반복과 퓨쳐 하우스를 연상케 하는 밝은 느낌의 악기를 사용한 경쾌하고 상큼한 도입부가 흘러나온다. 이대로 밝은 느낌의 댄스트랙이려나 하는 타이밍에 갑자기 분획되듯 이어지는 파트에선 DJ Rashad를 연상케하는 비트가 빠르게 계속해서 반복된다. 쿵쿵거리는 서브 베이스 위에 짤랑거리는 금속성 하이햇의 정신없는 질주는 앞부분의 상큼함이 잊힐 정도로 짙은 중독성을 가진다. 그러다 곡조는 갑자기 급작스런 고요속으로 빠져들고, 키보드의 오타와 비음을 번갈아가며 누르는듯한 언밸런스한 멜로디 흐름 속에 더 잘게 쪼개진 베이스를 통해 정신을 분산시킨다. 마지막 30초에 이르러서는 백사운드 비트의 질감마저 바꿔가며 속도의 조절에 나선다. 마치 DJ 리믹스 앨범의 소개 역할을 하는 샘플링 트랙을 듣는듯하면서도 묘하게 하나의 분위기로 이어지는 이 곡은 띠오리아의 변칙적이면서도 풋워크의 정통에 가까우려 노력했던 앨범의 전체를 투영하고 있는듯 하다. 신명나는 비트와 그때의 그 풋워크. 앨범의 소개 그대로. 시카고에서 서울로, 구조에서 비트로.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7
    F For 160
    -
    띠오리아
    띠오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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