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40-5] 우효 「Pizza」

우효 (Oohyo) 『Pizza』
3,00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3
Volume SP
레이블 문화인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요컨대 우효가 이 곡에서 구현하고자 한 외로움은 도시적인 외로움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로움이 피자와 피자를 둘러싼 도시적인 삶에 맥락 속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이다. 우효가 택한 방식은 그래서 모던하다고 할 수 있다. 차갑지만, 춥지 않게, 따듯하지만 뜨겁지 않게, 감정이 없지만, 매몰차진 않게, 원하지만, 애원할 정도는 아닌 수준으로 표현한다. 루프처럼 들리는 멜로디 라인은 이런 상황의 일상성과 지루함을 간접적으로 표출하고, 곡의 일정한 톤은 이를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꾸준하게 담당한다. 그런데 보라. 그렇게 확실한 멜로디임에도 듣는 이의 입장에선 먹먹하게 느껴진다. 우효의 이 곡은 그 먹먹함을 직시한다. 나이브하지 않게, 딱 적당한 온도로. 그만큼 이 노래가 수렴하는 감정을 넓다. 지극히 보편적인 고백이자, 지극히 개인적인 노래. ★★★☆

 

[김성대] 우효는 이제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그의 이름을 들으면 그의 목소리와 멜로디, 사운드가 그림자처럼 함께 떠오른다. 적막의 도입부를 살며시 깨무는 쓸쓸한 보컬, 코러스로 접어들면 뻑뻑한 전자음을 바른 신스팝 멜로디가 한 웅큼이다. 이 곡 「Pizza」에서 ‘피자’는 소소한 순간까지 함께 했던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자 N.EX.T의 노랫말처럼 이 복잡한 SNS 세상에 “다 함께 있지만 외로운 사람들”이 좀 더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우효의 바람이다. 대도시라는 오프라인과 페이스북이라는 온라인 사이에 걸친 사람 관계의 이율배반적 본질을 담은 음악. 우효의 음악은 그렇게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 가고 있다. ★★★☆

 

[김성환] 『어드벤쳐』(2015) 이후에는 (아무래도 학업과 병행중인 상황이라) 간헐적으로 싱글을 발표하는 방식을 취하며 활동중인 일렉트로닉 뮤지션 우효의 새 싱글. 역시 우효 특유의 복고 신스 팝적인 감성을 담은 전자음의 톤은 이 곡에서도 유효하지만, 그녀가 노래 가사에 담고자 했던 '오프라인부터 온라인까지 많은 타인들 속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정말 필요한 이들은 곁에 없는 외로움'을 뒷받침하는 슬픈 멜로디와 우효 특유의 아련한 보컬 톤이 그루브가 있음에도 센티멘탈한 감정에 빠져들게 만든다. 다시 그녀와 편곡자로서 손을 잡은 에니악의 재지하고 일렉트로닉 소울의 기운이 스민 편곡 역시 이 곡을 돋보이게 하는 포인트다. 꾸준하게 자신의 음악의 '품질관리'를 잘 하고 있는 그녀의 3집이 하루 빨리 완성되기를 바라게 만드는 트랙이다. ★★★☆

 

[김용민] 우효의 디스코그라피가 어느 정도 쌓인 만큼, 그녀만의 스타일링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제 곡을 들으면 우효의 워터마크는 매우 선명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조금 곱씹어 보고 싶은 부분이 있다. 편곡에서 애니악이 여기저기 악기 채색을 잘 해주고 있다고 하면, 우효가 그 틀인 선과 점을 잘 받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아무리 일렉트로닉 분야에서 편곡이 ‘월권 치외법권’이라고는 하지만, 신스 양념 친 멜로디라인의 도발적인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는 ‘편안함’은 이제 조금 불편한 지점이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있다. 「Pizza」라는 매개체를 가지고 연상해가는 방법론에서도 「K드라마」가 잔상처럼 남아있고, 익숙함이란 변수가 꽤나 이른 시간에 부정적 효과를 낳고 있다. ‘깔끔함’ ‘편안함’ ‘우울함’ 이 셋의 조합은 여전히 씬에서는 신선함이 분명하지만, 그러기에 우효는 일찌감치 프랜차이즈 스타로 커버렸다. 신선한 소재였지만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마블의 영화처럼 약간은 지루해진 감이 있다. ★★☆

 

[정병욱] 우효의 노래 속엔 차가운 현실과 혼란스러운 감정의 도가니 속 여전히 꿈과 따스함을 간직하려는 청춘의 단면이 담겨져 있다. 주로 건조하고 몽환적인 사운드의 틈 사이로 달콤한 멜로디와 솔직한 가사, 처연하고도 촉촉한 우효의 보컬이 흘러가고 나면, 이 아름답고 서글픈 아이러니에 듣는 이가 자연스레 빠져드는 방식이다. 세련된 하이파이 사운드와 세밀한 감성이 어우러지는 이 같은 흔한 듯 드문 개성을 두고 ‘인디 감성의 메이저’, ‘메이저 취향의 인디’와 같은 설명이 따라붙은 것이나, 이후 대형기획사와 인디뮤지션의 협업 트렌드 속 로엔엔터테인먼트 ‘문화인’과 계약하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다행인 것은 여건의 변화 속에서도 우효의 매력이 변함이 없다는 사실이다. 「Pizza」 역시 여전히 그의 개성 뚜렷한 자아와 세계로 가득 찬 청춘의 비망록을 들려준다. 레트로풍 신시사이저 반주와 화려한 이펙트가 가볍고 댄서블한 무드를 이끌고, 동시에 무심한 보컬이 “외로움”으로 대표되는 내면의 우울을 끄집어내 우효만의 이중적인 감성을 완성한다. 직면한 내 문제 및 감정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일상의 “pizza”를 소재로 덤덤하게 “suck”이라고 내뱉는 솔직함과 그와 모순된 세련되고 쿨한 가장이 묘한 밸런스를 이룬다. 청춘이 노래하는 청춘의 노래는 세상에 넘쳐난다. 하지만 길지 않은 과거와 불확실한 미래의 틈에 애매하게 자리해, 복잡하고 때로는 이중적이기까지 한 일순간의 심상을, 그만의 온도로 표현해낼 줄 아는 감성은 결코 흔치 않다. 우효의 색은 한동안 별다른 진화 없이도 다수의 공감을 받을 것임에 틀림 없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Pizza
    우효
    우효
    에니악

Editor

  • About 음악취향Y ( 3,420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
Error Message : Query was emp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