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37-3] 윤종신 「Wi-Fi (feat. 지코)」

윤종신 『2017 월간 윤종신 2월호』
3,06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2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미스틱 Ent.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윤종신의 광기는 때로 희한한 결과물을 남긴다. 「바보의 결혼」(1996)에서 시작된 괴물은 「몬스터」(2005)를 통해 그 정체를 드러낸 바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윤종신이 음악인일 수 있게 했던 원동력이었다. 그 광기가 그를 대중성을 지향하지만, 대중성에 매몰되지 않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정석원은 그런 그의 광기를 가장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프로듀서가 아닐까. 이 곡에서 하이라이트는 갈라지고 찢어지며 또한 고립된다. 자신들이 일궈놓은 집을 자신들이 철저하게 부순다. (지코는 여기서 목소리를 보탰을 뿐이다.) 그 파괴의 진상이 만만치 않고, 부숴지고 난 자리는 의외로 안온하다. 그의 부지런함은 어쩌면 이런 음악을 만들고 부르기 위한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평가를 내리든 나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모두는 윤종신이라는 뮤지션을 오해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

 

[김성환] 윤종신과 정석원이 손을 잡은 곡을 참 오랜만에 만나는 것 같다. 도입부부터 90년대를 함께 지내온 두 사람이 음악으로 들려주었던 그 분위기가 멜로디 라인을 듣는 순간 기억 속에서 되살아난다. 그러나 전자음의 왜곡된 비트 브레이크가 삽입되면서 지금이 2010년대임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가사로 넘어가면 마치 015B의 곡들이 보여준 개성 있는 소재를 통한 메시지 전달의 파격(!)이 21세기 방식으로 되살아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다만 그 속에 담겨진 화자의 메시지는 90년의 그의 곡들과 정반대다. 이별에 대한 비장한 순정남의 정서가 아니라, 과거의 추억와 단절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와이파이'를 끊음으로 표현하다니. 사실 지코가 들려주는 랩의 기능은 2010년대의 사양에 맞게 더 직설적 메시지를 담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되었다고만 보면 될 것 같다. 결국 40대의 중년이 된 현재 두 사람이 만약 20년 전 옛날로 타임머신으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같은 상황에 대처할 것인가를 표현한 그들만의 'Back to the Future'이기에, 그들의 역사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더욱 흥미롭게 다가갈 것이다. ★★★☆

 

[김정원] 원체 시리즈를 길게 가져가며 다채로운 스타일을 보여준 윤종신이지만, 그중에서도 래퍼들과의 협업물은 그 변곡이 큰 편이다. 지난해 그가 힙합 아티스트들과 섞이는 데에 선택한 방식은 훵키함이었다. 같은 톤을 가진 건 아니지만, 「The First」(2016), 「의미 없다」(2016), 「Empty City」(2016)는 분명 리듬감이 강조된 기타 리프, 브라스 세션, 텁텁함이 강조된 드럼 톤이 강조된 곡이었다. 위 세 곡을 만든 정석원의 곡이지만, 「Wi-Fi」는 그와 다르게 좀 더 현대적이라면 현대적이다. 스타카토 식으로 끊어치는 피아노와 이에 발맞춰가는 후렴 파트, 순간순간 강조되는 공간감이 구성적으로 흥미롭다. 다만, 지코의 랩이 비교적 옛스럽게 들리는 멜로디의 A, B 파트 사이에서 슬쩍 의외성을 더할 뿐, 기존의 스타일이나 가사의 맥락을 고려하면 썩 조화롭진 못하다. 이는 윤종신 특유의 생활 밀착적인 가사가 함의하는 바와 활용된 표현의 도구가 직관적으로 맞닿아 있지 못해 발생했다고도 볼 수 있다. 《라디오스타》에서 그리도 지코를 애타게 찾던 윤종신이 드디어 그와 콜라보하게 됐다는 것 외의 더 많은 의미가 있는지는 다소 의문. ★★★

 

[유성은] 015B의 정석원이 작, 편곡을 담당한 이 싱글에는 90년대 발라드 음악의 결이 모두 살아 있다. 멜로디의 전개와 코드의 진행은 마치 과거의 015B, 윤종신의 발라드를 떠올리게 하며, 애절하게 디렉팅된 윤종신의 목소리 역시 특유의 섬세하고 찌질하기 까지한 가사와 함께 그 때의 감성을 잘 가져왔다. 일반적이라면 건반 진행에 오케스트라와 기타, 드럼, 베이스가 얹힐 곡 전개지만 이색적으로 전체에 깔려 있는 자글거리는 노이즈와 불규칙하게 끊어대는 후렴구는 공일오비 6집 이후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정석원 특유의 일렉트로닉 사운드이다. 곡 제목인 「와이파이」 처럼 뚝뚝 끊기게 표현된 윤종신의 목소리와 퓨처하우스 느낌의 비트는 끊어버리려 해도 끊을 수 없는 인연에의 미련을 잘 형상화 한다. 절절한 후렴구의 절규 후 삽입된 지코의 담담한 랩은 곡이 갖추려고한 특유의 무드에 방점을 찍는다. 그렇게 과거의 명장과 현재의 재능이 접합에 성공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Wi-Fi (feat. 지코)
    윤종신, 지코
    정석원
    정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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