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35-5] 원더걸스 「그려줘」

원더걸스 (Wonder Girls) 『그려줘』
2,90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2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JYP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조심스럽게 찍은 마침표가 있다 밴드의 모습으로 가꿔진 마지막 곡은 지난 세월에 대하여 잊지 말고 그려달라고 부탁한다 그리움이 그림으로 된다는 어느 소설의 문구를 연상시킨다 거대한 마침표로 잔상을 남기기도 하지만, 마지막까지도 맥빠지지 않게 자신만의 톤을 지키며 물러간다 곡을 지켜나가는 모습이 적절했다 실로 오랜 세월이 흐른 듯이 보이는데 이제 겨우 10년이다 조심스럽게 찍은 마침표를 오래 바라보노라니 마음이 흔들린다. ★★★☆

 

[김성환] 원더걸스의 해체 발표에 이어 발표된 그들의 마지막 싱글을 듣는 이 순간 그들의 지난 10년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분명히 한국의 2세대 아이돌 팝 시장의 형성의 선봉을 맡아 최고의 인기를 누렸고, (그것이 아무리 박진영의 욕심이었다 해도) 미국 시장에서 전국투어를 하고 빌보드Hot 100에 오른 첫 한국 아이돌 걸그룹이었으며, 여러 번의 멤버 변동 속에서도 꿋꿋이 버티며 마침내 보컬그룹에서 밴드 포맷까지 진화한 그들의 수고와 노력은 분명 가요 역사에 기억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바로 그 엔딩을 장식하는 이 노래를 통해 원더걸스는 심플한 1970~80년대식 서구 R&B/훵크 밴드들의 발라드용 슬로우 잼 리듬 위에서 롤러코스터 같은 그들의 역사 속에서 항상 함께 해 준 팬들을 위한 감사를 노랫말과 유빈의 랩으로 전한다. 이별의 순간을 이미 예상하고 완성된 곡이라 그런지 그들의 보컬도 역시 확실히 슬픔의 감정이 잘 잡혀있다. 10년의 성숙을 고스란히 잘 담으면서도 마지막까지 음악적으로 탄탄함을 보이려 애쓴 그들의 모습과 앞으로의 멤버들의 앞날에 박수를 보낸다. ★★★☆

 

[김용민] 음악에 있어 ‘진심’은 구시대적 유물로 취급될지 몰라도 가끔 세상에 툭 튀어나와 파장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여느 공식적인 수치로도 재단할 수 없기에 듣는 온도차가 있지만, 뮤지션으로선 그 의도를 의심받지 않고 음악 속에 녹여넣을 수 있는 명백한 순간이 있다. 바로 마지막. 참 신기하다. 최전성기를 구사하다가 오랜 시간동안 공백기를 가지고, 다시 돌아와 최고의 순간을 찍고 바로 은막 뒤로 퇴장하는 아이돌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 중심에는 시장논리가 있지만, 어쨌든 이해 당사자 모두 약간의 욕심을 버린 결과다. 슬프지만 비교적 깔끔한 이별에, 「그려줘」는 분명 가장 잘 어울리는 곡임에 분명하다. 「그려줘」는 밴드 아티스트의 면모를 자랑하던 후기 원더걸스를 내려놓고, 풋풋하게 팬들에게 구애하는 연인같던 아이돌로 잠시 돌아간 노래다. 분명 잘 만든 멜로디도, 화려한 이펙트도, 절창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귀에 거슬리는 부분도 존재하지 않는다. 각 멤버가 가장 잘하는 모습보다는, 예쁜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그들의 음악적 모순이 이 순간 만큼은 시적허용으로 녹아든다. 이별은 매우 갑작스럽게 다가왔지만 「그려줘」는 그들의 소망처럼 ‘가끔 그리워 그리고 싶을’ 만큼의 미련을 남긴다. ‘음악적 진심’은 평가에 있어서 가장 오차범위가 큰 문구임이 분명하지만 「그려줘」에 어울리는 바로 그 순간인 것 같다. ★★★☆

 

[유성은] 한국 대중음악 아이돌 시장에서 지난 10년간 또렷한 존재감을 발하던 원더걸스의 마지막 싱글이다. 투피엠, 미쓰에이 등 JYP 가수들의 곡을 함께 만든 프로듀서 홍지상이 유빈, 예은과 협력하여 만든 발라드 곡으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Good Bye」(1996) 이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고별 싱글'의 개념을 가진다. 감각적이고 감성적이었던 전작의 방향성중 감성적인 부분을 짙게 취하여 가져온 이번 싱글은, '그리고 아주 조금은 나를 그리워해줘' 라는 후렴구를 통해 담담한 상실을 노래하고 있다. 잔잔하고 일렁일렁한, 눈물이 터지기 직전의 먹먹하지만 아름다운 멜로디와 후렴구에서마저 희미한 가성, 탁탁 던지든 전개되는 템포의 리듬이 깊은 곳을 툭툭 건들면 10년의 추억과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Why So Lonely」(2016)가 없었다면 이 이별이 이렇게 까지 아쉽지 않았을까. 바로 전작에서 싱어송라이팅에서도 재능을 보이며 롱런히트로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그녀들이다. 큰 가능성 뒤에 계약 만료로 인한 이별, 원더걸스라는 큰 그림의 확장을 더 기대 했던 팬들에게 석별의 아쉬움은 너무 크다. ★★★★

 

[차유정] 작별인사가 안아픈 팀은 거의 없지만 원더걸스는 유독 마음이 더 시려온다. 데뷔할 때부터 영광과 오욕의 순간이 모두 고스란히 대중에게 중계된 탓도 있고, 개개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음악적 평가는 받지 못한것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름다움과 귀여움을 소비하는 걸그룹이 아닌 음악에 집중하는 노선으로 팀을 끌고 갔다면 좀 아쉬움이 덜 했을까? 이 곡에는 묘한 슬픔과 현재의 고통이 묻어있다. 마지막 인사와 다름없는 곡이 가장 아름답게 들린다는 것이 가장 마음이 쓰인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그려줘
    예은, 유빈
    예은, 유빈, 홍지상
    홍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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