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34-5] 조이트로프 「It Life」

조이트로프 (Zoetrope) 『Half Dance』
2,54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02
Volume 1
레이블 윈드밀 Ent.
공식사이트 [Click]

[고종석] 영화가 대중화되기 이전에 일종의 착시 원리를 활용해서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장난감을 밴드명으로 하는 조이트로프는 감성의 깊이가 남다른 혼성 듀엣이다. 밴드명의 유래처럼 조이트로프의 음악은 소리를 통해 연상되는 이미지가 매우 고운 특징을 지닌다. 조이트로프가 연출하는 소리의 영상은 한 장의 EP와 디지털 싱글 등을 통해서 다채로운 스케일과 스타일로 이어져 나왔다. 이들이 연출하는 음악적 맥은 보사노바부터 삼바와 발라드에 이르기까지 일정한 영역 안에 형성되어 있다. 결성 7년 만에 발표된 첫 정규 작품인 『Half Decade』의 타이틀 「It Life」는 이를 잘 내포하고 있는 멋진 싱글이다. ★★★★

 

[김성환] 2009년에 결성된 조이트로프는 처음에는 5인조 퓨전 밴드로 소개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서리(보컬)와 이국원(베이스)를 주축으로 한 혼성 듀오의 형태로 축소되었다. 그래도 그들이 지향하는 퓨전 재즈에 기초한 리듬 그루브와 블루지하면서도 부드러운 보컬 톤의 조화는 그간 띄엄띄엄 발표했던 싱글들에서 (비록 대중에겐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잔잔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첫 정규앨범 『Half Decade』의 타이틀곡인 이 노래에서 그들은 그간 그들이 보여준 1980년대 한국형 퓨전 팝 선배들의 사운드의 향기(빛과소금, 김현철, 고찬용, 낯선사람들 등)를 넘어 스트링과 서구식 보사노바 팝/라운지 요소까지 잘 섞은 풍성한 편곡으로 더욱 흥겨운 그루브를 연출한다. 드디어 그들의 그간의 노력이 원숙한 빛을 발할 시기가 왔다. ★★★★

 

[김용민] 음악은 분명 무(無)에서 시작하지만, 그것이 아닌 무중력에서 시작하는 음악은 청자를 굉장히 무력하게 한다. 「It life」가 바로 그런 음악이다. 시작부터 듣는 이를 공중에 붕 띄워놓고 그들이 지닌 긴장과 의혹을 한순간에 무장해제 하는 나긋나긋한 강함까지. ‘포터블그루브나인’과 같이 대중을 한순간 휘어잡았던 속도감과 상큼함과는 거리가 있는 그루브지만 여느 그루브 밴드보다 보사노바와 재즈, 이종 교차의 결이 깔끔하다. 그리고 그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 편곡보다 보컬 그 자체라는 점이 놀랍다. 마디 마디마다 변하는 보컬 모서리의 이해력을 살펴보라.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밴드’에 걸맞게, 스캣과 효과음보다 보컬 가사 전달에 많은 임팩트를 부여함으로써 5분 50여초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솔깃솔깃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상하게도 느릿느릿하지만 스키를 타는 상쾌함과 저 위로 올라가는 상승의 느낌을 동반하는 재미있는 곡이다. ★★★★

 

[박상준] 몇 가지 변별점이 사람을 홀린다. 요컨대 예상보다 두세번쯤 더 반복되는 리듬이라든지 어느 하우스 트랙들의 오프닝을 닮은 단란한 스캣 같은 것들. 소개글에 짧은 글을 보탠 고찬용의 낯선사람들, 재즈팝의 기인들과 찬란한 코러스 그룹을 연상케 한다. 모서리의 보컬은 끝까지 종횡무진 노래를 휘젓고 이국원의 베이스가 잡는 중심도 인상적이다. 사이키델릭보다는 블루스와 보사노바의 산뜻함을 취했으면서도 스트링이 야금야금 끼어들어 금세 분위기를 역전시키는 것도 흥미로웠다. 분명 이런 시도가 독보적인 소리를 자연스레 완성시키는 과정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공작들의 향연이면서도 충분한 조절과 여유, 내공이 5분이 넘는 시간을 마냥 즐거운 팝으로 이끌었다. 오래 들을 듯. ★★★☆

 

[조일동] 곡 안에 녹아든 코드 자체가 많다. 조이트로프의 두 멤버는 재즈 혹은 재즈적인 작법을 꽤 오랜 시간 손에 익힌 사람이리라 추정해 본다. 그렇다고 편곡이 복잡하거나 배배 꼬여있진 않다. 1980년대 GRP 레이블에서 활동하던 이가 작정하고 낸 팝 앨범처럼 느껴진다고나 할까? 앨범 제작까지 들인 시간(실은 그를 넘어섰다고 한다)이라는 5년(half decade)을 표지로 건 정규 앨범에 이목을 끄는 삶이란 제목을 내세운 곡이다. 그냥 허세가 아니다. 코드 하나, 악기 소리 하나, 보컬의 음 하나하나에 촘촘히 담겨있다. 2017년 주목할 아티스트의 꼼꼼한 손길이 세심한 그러나 힘찬 노래와 만났다. 반갑고 즐겁다. ★★★★

 

[차유정] 깔끔한 뒷맛을 남기는 연주 위에 얹힌 보컬파워가 경이롭다. 일반적인 하이톤이나 한국인이 유독 선호한다는 오해를 받는 돌고래형 샤우팅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고음으로 음 자체를 해석하고 색깔을 입히는 것이 가능함을 단박에 알려준다. 리듬에 비해 노래가 너무 성큼 들어온다는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다채로운 음의 향연에 그 정도의 결점은 눈에 안보일 지경이다. 고음을 무섭게 내지르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배열이 가능하다는 것을 들려주는 수작.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5
    It Life
    모서리
    모서리
    모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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