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91-1] 신세하 「티를 내 : Timeline」

신세하 (Xin Seha) 『티를 내 : Timeline』
2,12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4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그레이터풀스레코드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이 곡엔 일종의 동의가 필요하다. 요컨대 이 곡의 공간에 동의하느냐 동의하지 않느냐에 따라 호오가 갈린다. 그런 점에서 직관적으로 좋은 곡이라고는 할 수 없다. 좋다는 생각마저도 유보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그것도 가치가 있는 무언가를 말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이 곡은 그에 걸맞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90년대의 사운드 스케이프를 차용해 노이즈와 여타 다른 소스들을 입힌 이 곡에서 우리는 기린의 작업보다 내밀하고 섬세한 음의 잔근육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하되, 육화시킨 지점이 얼핏얼핏 드러나 있다. 그 지점이 흥미로울 때가 많다. 그걸 제대로 느끼기도 전에 사라진다는 게 아쉽다. 이 ‘잔근육’이 힘을 받으면 어떤 음악이 나오게 될까? 그의 이완보다 그의 굴곡이 심히 궁금해지는 싱글이다. ★★★

 

[박병운] 좋아하는 음악인 중 프린스가 있다고 하니 무릎을 칠 일이다. 그렇게 나올법한 음악이란 생각이 들었다. 젠더를 구분치 않는 섹시함과 그 안에 어렴풋하게 숨어있는 소년성 같은 요소들, 무엇보다 저무는 하루의 네온과 같이 빛나는 신스 사운드는 근사하다. 여기에 잘 들리는 한글 가사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지역성에 머물지 않는 어떤 세계관의 지향성이 돋보인다. 이런 음악을 들을 때 어디서 다뤄야 하냐 하는 글 쓰는 이의 위치와 진영을 되묻게 되는 난처함 역시 즐거운 고민의 영역인 듯하다. ★★★★

 

[박상준] 신세하의 최대 강점은 너무나, 아주, 많이 독자적이라는 점이다. 소개문에 적힌 말 그대로 슈퍼 별종(Super Freak)이다. 마침 한국에 있는 걸출한 비트메이커들의 집합소 슈퍼프릭 레코즈의 기인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신스팝과 콜드웨이브, 시카고 하우스와 브레이크 비트가 심하게 쪼개지기 전의 레이브... 이 조합은 이태원의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고 유사성을 띈 연결고리를 내부에서는 탐색조차 할 수 없다. Stones Throw와 마이스페이스, 그것도 아니면 PC Music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텀블러를 통해 불던 유행의 형태, 흐름이 변하는 과정에서 생긴 첫번째 수혜자들을 연상케 한다. Knxwledge, Mndsgn 같은 인물들도 뿌리를 찾을 수 있었지만 신세하의 경우는 예외다. 조그마한 씬이었기에 가능한 로컬성의 부재, 매니아적 기질이 그의 스타일을 지탱하고 있다. 그리고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정해진 미래다. 일정 부분 중성적인 느낌을 주는 신세하의 보컬은 사뭇 제정신인(?) 가사에, 근사한 클라우드의 악곡에 펑키함을 첨가한 것 마냥 신나는 신스 훵크, 트립합, 슈게이징, 콜드웨이브 등등의 것들이 뒤섞인다. 균형을 이룬 비트가 엮이며 본인이 프로듀싱한 김아일의 그것보다 훨씬 정석적인 댄스뮤직의 양식을 따른다. Egyptian Lover의 리믹스 또한 신의 한 수라는 진부한 비유만이 떠오를 정도로 기가 막히다. 이태원의 어느 클럽에서 이 노래를 듣는다면 그날 밤은 틀림없이 천국일 테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해나갈 이 좁디 좁은 소도시 댄스뮤직씬의 귀한 등불이다. 파티를 꼭 체크하시길. ★★★★

 

[정병욱] 신세하의 음악을 묘사하는 언어는 으레 디스코, 뉴웨이브, 신스팝과 같은 70~80년대 하우스음악의 장르 이름으로부터 출발한다. 당대의 방식과 소스들을 활용하는 것과 별개로 “그만의 감각으로 이를 변형한다”는 추가설명 역시 지난 두 앨범 『맞닿음』(2015), 『24Town』(2015)을 거쳐 온 신세하의 짧디 짧은 디스코그라피에 익숙하게 따라붙는 코멘트이다. 문득 이번 싱글을 통해 보다 완성도를 높인 것으로 보이는 이 ‘감각’의 근원이 궁금해졌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수많은 뮤지션들에게 익숙하게 쓰여 온 시대적 감성들이 20년, 30년을 지나, 모두가 알고 경험한 공통의 방식이 아닌 오롯이 신세하만의 직관으로 다시 이해됨으로써 그것의 재구성 또한 특이점이 발생한 것은 아닐까. 차분한 신스 사운드의 백업과 방정맞은 훵키 리듬의 공존, 몽롱함과 발랄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중성적 보컬. 마치 그 시절에 당대의 기술로 묘사해낸 수많은 미래 세대의 풍경 중 하나처럼, 신세하의 음악은 시대를 빚질지언정 특정한 전형이나 관점마저 빚지고 있지는 않다. 창조적 개벽이나 선도적 주류는 아니지만, 그만의 직관이 창조해낸 분위기가 결코 갈 길을 잃고 있지 않아 듣는 이에게 후회하지 않을 경험을 던져준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티를 내 : Timeline
    신세하
    신세하
    신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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