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69-3] 브라운아이드걸스 「웜홀」

브라운아이드걸스 (Brown Eyed Girls) 『Basic』
2,34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11
Volume 6
레이블 에이팝Ent.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Sound-G』(2009) 이후 브라운아이드걸스(이하, 브아걸)의 행보와 각 멤버들의 솔로 앨범을 다소 거칠게 요약하자면, (그녀들의 본류인) 흑인음악과 (그들이 가장 빛을 발하던) 일렉트로니카를 어떻게 이상적으로 접목시킬지에 대한 행보라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이 곡은 그 과정 상의 단점들을 고스란히 가져오고 있다. (편곡의 포지션인 빅밴드의 사운드 배치와 그에 따른 운용은 마감처리가 잘 되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고 싶다.) 미시적 접근으로 인해 정작 곡의 전체 분위기가 일그러졌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때로는 구성의 헐거움으로 인해 집중해야할 부분의 힘의 축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따라서 곡이 지니는 흡입력이 약화된다. 과단성만 가지고 일을 할 수 없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이 곡은 바로 그 점이 결여되어서 헐거운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지금 용기가 필요하다. ★★☆

 

[김성환] 노래 제목부터 곡의 가사까지 성적(性的)인 암시들이 노골적인 곡이지만, 곡이 기본적으로 가진 고전적인 업비트 펑키 소울 리듬감 위에서 최대한 느끼함을 빼고 가볍게 풀어내면서도 흥을 끌어낼 때는 시원하게 뽑을 줄도 아는 네 멤버들의 보컬 구사력이 그래도 듣는 이로 하여금 '그래, 마마무 이전에 브아걸이 있었지!'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다만 리듬의 경쾌함에만 신경을 쓴 곡 구성으로 인하여 좀 더 편곡이 화려할 수도 있는 곡이 단순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Sixth Sense」(2011) 이후 계속 실험성 있고 강렬하게 '무게를 잡는' 트랙들이 항상 머릿곡을 차지하게 되는 게 브아걸의 「Abracadabra」(2009) 히트 이후의 숙명(?)이라면, 그래도 이런 '머리 풀고 흥겹게 즐기며 노래할 싱글'도 그들에게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곡이다. ★★★

 

[박병운] 브라운아이드걸스와 개별 멤버들의 그간 솔로 활동은 이제 이런 제목과 가사에 대한 내성을 키워줬다. 이번 음반 전체의 기조는 역시나 레트로인 모양이다. 원더걸스처럼 생각지 못한 시간대의 틈새를 채집하는 방향보다는, 브라스 세션이 돋보이는 훵키한 밴드 편성의 편곡이 유별난 안무와 어우러진다. 그래도 태생이 보컬의 기량을 앞세운 그룹임을 잊지 않게 하려는 장치도 여전하다.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밝히는 아주머니 취급' 같은 불편부당함을 감당해야 하는 괴이한 세태에, 다른 차원의 씩씩한 태도가 음반 전체에 드리워졌다. ★★★

 

[박상준] 아이돌, 아니, 그냥 뮤직뱅크에 나오는 가수들을 무식하게 발라드와 그루브로 이분하면 십중팔구 그루브가 많을 거다. 지금이 그런 시대다. 댄스뮤직이 되게 이상한 형태긴 해도 소몰이와 뽕의 나라에서 거하게 성공했단 말이다. 아, 여하튼 (일단은) 아이돌 중에서도 브라운아이드걸스는 올곧게 그루브에 천착한 그룹이다. 다만, 흥미로운 건 이들이 트렌드에 반응하면 반응했지 대놓고 레트로를 내세운 적이 거의 없다는 점. 물론 히치하이커와 하임, 프렉탈을 데려다 리믹스를 만드는 그룹이 후속 앨범의 인트로에서 비브라폰까지 들어간 스윙을 들려줄 때 어느 정도 예견한 셈이겠지만, 그마저도 레트로 소울의 유행을 민감하게 포착하고 실행에 옮긴 거지 이렇게까지 분명한 접근을 보여준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Wave」, 「신세계」의 강력한 원투펀치로 들어서기 전, 가장 정석적이라 무난하고 한편으로는 재미없는 「웜홀」 역시 수록곡으로써의 기능에서 그치지 않고 가치를 부여 받는 것이며 또 의미심장한 질문을 몇 가지 남기는 것이다. ① 한국에서 아이돌 음악, 명곡선을 뽑는다면 그 기준이 될지도 모를 ‘중독’과 ‘훅’은 얼마나 더 유효한가? ② 앞서 말한 것은 유익한가? 아니면 해로운가? ③ 에프엑스의 「제트별」(2012)과 달리 「신세계」처럼 장르적인 완성도에 비중이 쏠린 웰메이드 트랙은 어떤 카탈로그로 다루어져야 하는가? ④ 이 모든 것을 팝과 구분해서 산업으로 묶는 시선은 올바른가? 등등. 이 곡은 재밌는 걸 감당하기 힘들 만큼 계속 던지고 있고, 그만큼 좋은 앨범의 수록곡인 동시에 이미 꽤나 괜찮은 곡이다. ★★★☆

 

[열심히] 「아브라카다브라」 이후 이 팀의 음악/컨셉 지향은 늘 한결 같았습니다. 자극적인 코드가 섞인 컨셉의 '낯설게 보여주기', 당대 팝/가요신에서 애용하는 레퍼런스의 수집/전시 같은 것들 말이죠. 앨범에서 가장 신나는 곡이면서, 보컬라인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멜로디 또한 가장 선명한 곡입니다. 건반/브라스 세션 등 레트로한 분위기를 위한 장치들을 물감 쓰듯이 보여주지만, 심플하게 쿵짝대는 메인 리듬 파트와는 종종 붕 떠다닙니다. 결론적으로 다소 과한 수집/전시, 프로듀서 and/or 뮤지션의 컨셉 어필이 이번에도 ‘아브라카다브라’ 때의 흥겨움을 앞서네요.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웜홀 : Warm Hole
    김이나
    박근태, 이상호, 서용배, Various Artists, Lola Delon
    박근태, 이상호, 서용배, Various Artists, Lola De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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