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24아워즈에게는 2015년은 하나의 새로운 출발점과 같았다. 데뷔 후 EP 『No Way Out』(2014)까지 함께 해왔던 트리퍼사운드의 품을 떠나 홀로서기를 하게 되었고, 이미 작년부터 그들에게 부재했던 정규 드러머의 자리를 객원 세션 멤버로 채웠던 상황에서 과연 음악적으로 이를 어떻게 극복해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이번 신곡에 잘 담겨있다. (이번 곡의 드럼에는 사라수의 드러머 민은홍이 참여했다.) 파티 록과 개러지의 중간지점에서 경쾌함 속에 사이키델릭함을 살짝 섞었던 그들의 음악 속에 이번에는 일렉트로닉 사운드 효과의 매력이 더욱 강조된 인상을 주며, 글렌체크, 솔루션스 등 일렉트로닉 팝/록 성향의 밴드들과 기존 이들의 사운드의 중첩이 일단 이 곡에선 꽤 효과를 보는 느낌이다. 보컬에서도 기존과 다른 창법을 시도해본 것도 괜찮았다. 다만 이런 변화 속에서도 좀 더 24아워스만의 확고한 무엇을 다듬어 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안상욱] 트리퍼사운드에서 독립 후 처음 발표하는 싱글이다. 전작들에서는 '개러지'로 뭉뚱그려 표현 가능한 기타 리프에 기대어 에너지를 발산하는 방식이라 귀에 닿는 포인트를 찾기가 힘든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본 싱글의 러닝타임 내내 기타솔로 및 보컬과 번갈아 가며 밀고 당기는 드러밍을 듣자면 지난 3년간 밴드가 곡의 전개를 위해 축적해둔 경험치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은근히 증명하고 싶었던 듯도 하다. 특히, 후반 1분 동안 드럼으로 깔아둔 울퉁불퉁한 오프로드를 기타로 드라이빙하는 광경에 다다르면 귀를 넘어 온 마음에 청량감을 선사한다. 밴드의 다음 정규작이 기다려지는 싱글이다. ★★★☆

[조일동] EP 『No Way Out』(2014)의 다음 행보의 제목이 「Escape」라...! 결기가 느껴지지 않는가? 사운드는 전작이 들려준 질주에서 오히려 완급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밴드의 음악적 성장은 물론 롱런의 욕망이 확연히 감지된다. 100m 허들 선수처럼 질주하며 점프하기 바쁘던 밴드가 3000m 장애물 경기로 자신의 레이스를 바라보기 시작한 느낌이다. 이제 밴드는 정확하고 폭넓은 시야를 확보했을 뿐 아니라 음악적인 균형감, 유연성, 기술적 완성도 모두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지난 작업들이 만들어낸 24아워즈의 개성을 담은 유니폼은 그대로다. 매우 긍정적인, 환영할만한 변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