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3-3] 윤종신 「Birdman」

윤종신 『2015 월간 윤종신 2월호』
3,01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2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미스틱89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내가 제일 잘하는 그거”라는 대목을 들으면서 실감했다. 이 노래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부스러기까지 긁어모아서' 겨우 만든 노래다. 부스러기라고 표현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인데, 하나는 정말로 그런 느낌이 들어서고, 다른 하나는 이런 모습의 그를 오랜만에 보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예능이 그를 발견하기 전의 그. 군대를 입대하기 전에 불렀던 골방환상곡. 더 정확히는 5집에서 8집에 이르는 기간. 복고라는 말로 둘러싸기 전에 먹먹함을 표현할 줄 알았던 그. 이 곡은 그곳이야말로 자신의 본령이었다는 회고를 이어간다. 달라진 게 있다면 지금의 윤종신은 10집에서 보여준 날 선 감각에서 멀리 지나왔다는 점 - 그 앨범은 그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상당히 예외적인 한 장이었다고 생각한다. - 이고, 더 이상 그의 인생에서 ‘그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가 원하는 대로, 자신의 손때가 묻은 가사라는 게 느껴질 정도로 이 곡에서 들인 정성이 밀도있다고 하더라도, 이 곡이 대중에게 먹힐지를 논하는 일 자체가 서글픈 일이다. 그래도 이 것 하나만은 이야기 할 수 있으리라. 윤종신은 지금 막 매력적인 자서곡(自書曲) 하나를 얻었다. ★★★☆

 

[열심히] 예능인 혹은 미스틱 엔터테인먼트의 윤종신에 비해, 월간 윤종신의 요즘은 애매했습니다. 초기의 가벼움과 의외성보다는 ‘월간’의 성실함과 책임감이 이 기획을 지탱하고 있었죠. 보다 정교해진 기획 의도나 넓어진 협업 범위, 노련한 대중음악 프로듀서의 의지가 전달되었지만, 굳이 이 기획이 월간 ‘윤종신’일 이유를 되묻게 하는 순간들이 종종 귀에 밟혔죠. 화자가 된 윤종신이 청자에게 말을 건네는 이 곡은, 그래서 간만에 월간 윤종신의 ‘윤종신’에 다시 방점을 찍습니다. 영화 《버드맨》(2014)에서 영감을 얻은 가사가 발하는 힘이 큰 곡이기도 한데, 가상의 연인 사이가 아닌 자신과 팬 사이에 투영한 찌질대마왕의 아우라가 빛을 발합니다. 반면, 푸근하고 풍성하지만 어쨌든 배경의 역할까지만 충실하는 연주나, 이제는 김태원의 그것 만큼이나 동년배 안에서 개성있지만 자기 안에서 뻔한 멜로디 메이킹은 프로페셔널 윤종신의 성실함의 증명이지만, 동시에 현 시점의 한계로 들리기도 합니다. 아마, 월간 윤종신이 지속되는 한 함께 지속될 고민이겠죠. ★★★

 

[정병욱] ➀ '플루겔혼의 어둡지만 부드러운 톤을 서두에 활용해 가사의 정서에 몰입하게 하고, 재즈풍의 텐션으로 동요하는 고통의 정서를 배가시키다가 결국 윤종신표 발라드로 절정부를 터뜨린다'는 식의 뻔한 음악 얘기는 하지 않으려 한다. 말하고 싶은 것은, 현역 뮤지션임에도 불구 이제는 과거형이 되버린 수많은 버드맨들 중에 유난히 윤종신만큼은 현재진행형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답변이다. ➁ 헬라어, 고대 희랍어 등의 문법에는 동사의 형태로서 능동태와 수동태 외에 중간태(middle voice)라는 개념이 하나 더 존재한다. 능동태는 주어가 동사의 주체가 되고, 수동태는 주어가 동사의 목적어가 되지만, 중간태에서는 주어가 동사의 주체임과 동시에 그로부터 영향을 받는 목적어가 되기도 한다. ➂ 순수한 합목적 행위로서 창작을 하는 대부분의 작가들은 중간태의 입장에 선다. 이는 대체로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자 자기에게 돌아오는 독백이기에 이 목소리와 행위가 타자(他者)에게 닿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다만 작가와 청자와의 거리가 이미 가깝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곧 기억과 감정을 공유하는 익숙한 주체의 중간태적 메시지가 듣는 이의 메시지가 될 수 있는 공간이 열리는 것이다. ➃ 요즘 매체에서 뮤지션이 본업(음악)과 부업(연기, 예능 등)을 오가는 일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 각 영역에서 자기만의 색과 개성을 균일하게 보여주며 살아남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윤종신은 영리하게도 여러 영역에 걸쳐 여러 가면을 보여주면서도 ‘정서적 결핍’, ‘솔직함’, ‘날카로움’ 등의 공통된 이미지들은 균일하게 지켜내고 있다. 이로써 윤종신의 음악을 접할 때 청자는 그의 가사가 자신의 이야기인양 쉽게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작가의 중간태적 창작 행위가 작가와 청자간 경계를 허묾으로써 청자의 감상 행위 또한 중간태의 속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Birdman
    윤종신
    윤종신, 이근호
    조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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