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6-4] 전기사기꾼 「RC Karaoke」

전기사기꾼 『말레이 어드벤처』
2,56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4.12
Volume 3
레이블 다날 Ent.

[김성대] 도로교통 노가다에 종사하는 듯 어찌 보면 시크하고 한 편으론 정신 줄 놓은 듯 보이는 앨범 재킷 사진과 「시발의 시발점」, 「주차 딱지 시발」이라는 ‘시발의 연속’은 확실히 당황스러웠다. 뭐랄까, 빠흘자의 사차원 개그와 김오키의 분노한 재즈가 만난 듯 하달까? 그런 느낌적인 느낌은 이어진 「어장관리는 시발 가두리 양식장이냐」와 「월셋방 호락호락 통역사 굶어죽네」에서 어떤 확신으로 다가왔었다. 이들은 지금 세상을 비웃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대한민국이라는, 겉으로는 멀쩡해보여도 속은 곪을 대로 곪은 미친 나라를 프리 재즈라는 음악 장르에 실어 마음껏 조롱하고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때문에 남 눈치 안 보는 곡 제목과 화성 눈치 안 보는 연주의 자유분방함은 확실히 통쾌하다. 문제라면 문제작일 『댄싱파업』(2014)을 낸지 불과 두 달 여만에 돌아온 전기사기꾼. 신보 『말레이 어드벤쳐』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모 페스티벌에 밴드가 거짓 초대를 받아 갔다 온 일을 두고 만든 것이라 한다. 인더스트리얼 록 넘버 「RC Karaoke」는 그럼에도 음악적으로 성장한 전기사기꾼을 대변하고 있는 트랙으로 마치 공연의 악재가 음악적 호재로 승화한 듯 그 완성도가 심상치 않다. 2015년 1월까지 총 10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내겠다던 이들. 도대체 뭣하는 사람들일까? ★★★

 

[박병운] 재즈라고 임의 구분을 달긴 했지만, 실상 재즈고 뭐고 모르겠다 에헤라디여 맘껏 날아다녔던 동양청년 김오키의 음반을 다시 일깨우게 했던 음반의 초반 부분은 확실히 김부식(김오키)의 존재감이 묻어 나왔다. 그런데 정작 타이틀곡 - 실상 타이틀곡이 무슨 의미겠느냐마는 - 에선 색소폰은 온데간데없이 프로그래밍과 노이즈 잔뜩 걸린 기타음이 만연하는 로파이(Lo-Fi)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아나킨 프로젝트 같은 밴드들이 보여준, 최소 편성의 허무한 구성력이 보여주는 의도적인 날티와는 다른 지점의 수수께끼다. 김오키와 음악 동료들이 새롭게 제출한 수수께끼. ★★★

 

[박상준] 열광의 도가니에 내던져진 이것이 재즈이든 사이키델릭이든 뭐든, 아무튼 그런 곁가지는 쓸모없다. 차라리 떠오르는 건 도대체 약이라는 게 뭔지 의심케 한 프리재즈의 명인들과 통속적인 의미로 록스타 같던, 아니 진짜 제대로였던 형님들이다. 「Rc Karaoke」는 공연장의 열기를 뺏어온 곡이다. 이런 노래를 들으면 그 무대가 얼마나 찬란한지 궁금하기 마련이건만 일단은 전기사기꾼만으로도 차고 넘친다. 비단 이 싱글뿐 아니라 『말레이 어드벤쳐』는 올해 가장 흥겹고 유쾌하며 동시에 괴상하기 짝이 없는 수작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

 

[조일동] 베이스, 드럼, 섹소폰, 그리고 일렉트로니카를 마구 혼합한 이 날 것(이라 쓰고 실험적이라 읽으면 좋겠다)의 3인조 재즈 트리오에게 음악적 경계, 장르는 별반 의미가 없다. 멤버들의 사진을 확인해보면 알겠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아티스트들이다. 이미 실험적인 재즈로 활발히 활동 중인 이들이 전기사기꾼으로 짧은 기간 동안 몇 장의 앨범을 쏟아내는 까닭이야 본인들만이 알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렇게 짐작해본다. 이 친구들은 예열이 필요 없는 필이 충만한 아티스트다. 세상에 대한 분노는 2014년 봄 이후 참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크게 바뀐 것 같지만 여전히, 아니 더더욱 불안해진 사회 속에서 청춘들(여기에는 전기사기꾼 자신들도 포함된다)은 이성을 포기해야 생존이 가능해지고 있다. 무대에 불이 들어오는 순간 바로 미칠 준비가 된 똘끼 충만한 재즈맨들은 이렇게라도 막장의 끝판왕 같은 오늘을 연주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은 거다. 「RC Karaoke」는 앨범에서 가장 가볍게 미친(?!) 순간의 기록이다. ★★★☆

 

[차유정] 낡은 지프를 터덜터덜 끌고 도착한 원시림에서 생존을 확인하기 위해 인체를 튜닝하는 사람들의 흔적이 느껴진다. '아무렇게나 하자. 더 미친 사람처럼 하자.' 라는 뉘앙스가 곳곳에 퍼져있지만, 오히려 더 선명하고 날카로운 소리의 향연이 펼쳐진다. 긴장을 놓아 버리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긴장을 어떻게 조합해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모범답안 같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8
    RC Karao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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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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