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 12년간 여러 장르를 오가며 자리잡은 일렉트로닉 기반의 음악을 담은 EP를 발표한 루버스틱은 감히 부딪쳐보고 싶은 욕망의 바위처럼 단단한 기운을 담고 이다. 많이 연구하고, 실현에 옮긴 흔적도 강하게 묻어난다. 전체적으로 듣기 쉬운 멜로디를 바탕으로 더 나아가고 더 큰 틀을 구성할 수 있었음에도 안배된 기운이 강하다. 흡착력이 강한 「Nothing From Now On」과 다혜의 피처링이 가파른 호흡을 유발하는 「Club N.M.」는 유혹적인 흐름이 묘한 설렘을 짓게 만든다. 사운드의 팽창이 안정적으로 묻어나는 「Not The Service」의 혼란스러운 비트는 흥겨움 이상의 전개를 보이고 있으며, 무엇보다 이번 음반에서 돋보이는 트랙은 「I Hate You」에 있다. 멤버들 스스로 ‘12년간의 음악이 모두 녹아있다’고 표현한 것처럼 이 곡은 루버스틱 음악의 가능성을 꾸밈없이 전달하고 있다. 이번 앨범은 내년 발매 예정인 정규 앨범이 기대되는 가운데 루버스틱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음악으로 채워져 있다. ★★★★

[박병운] 분위기 잘 잡다가 확 터져 나오는 EDM의 청량감이 딱 요즘 경향인데, 이상하게 정규 멤버의 래핑이 감상의 발목을 잡는다는 기분이 강하다. 어느 시대에서나 통할 수 있는, 빛 바라지 않는 장르 특유의 속도감을 특정 시간대에 부착하게 하는 눅눅함은 계속되는 감상을 주저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