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1-5] 토이 「세 사람 (with 성시경)」

토이 (Toy) 『Da Capo』
2,84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4.11
Volume 7
레이블 안테나뮤직

[김성환] 유희열이라는 송라이터/프로듀서가 역시 가장 잘 하는 건 '고급스러운 팝'이다. 물론 1990년대에게 그가 '무림 고수'처럼 휘둘렀던 가슴을 찌르는 가사들과 아름다운 선율의 매력의 '칼춤'이 확실히 2000년대에 와서 새로운 기술도 늘어나지 않으면서 날 역시 무뎌진 것은 사실이다. 7집 『Da Capo』에 대한 여러 평자들의 아쉬움 섞인 리뷰들은 바로 그 지점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 곡에서만큼은 성시경의 활용은 꽤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사람」(2001), 그리고 유희열의 곡은 아니지만 토이의 객원 보컬이기도 했던 김형중의 「그녀가 웃잖아」(2004) 와도 궤를 같이하는 1980년대식 웰메이드 어덜트 컨템포러리 팝으로 분위기는 밝게 흘러가지만, 그 속에 담긴 가사의 '담담한 찌질함'을 소화하는데 있어 '정석원/윤종신파'에 맞설 카드로서 그의 기용은 '토이표 찌질함'의 정체성을 지키는 데 확실히 득이 되어주었다. ★★★☆

 

[김용민] 사실 유희열은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뮤지션과 비교해서 공감 코드와는 좀 멀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복잡하고, 미묘한 환경과 감성을 꺼낼 줄 알았기 때문에 대단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 복잡함이 복잡하지 않게 됐다. 사랑했던 사람+친구의 결혼식은 한단계 더 꼬았다 뿐이지, 이제는 모든 이들이 굳이 상상하지 않아도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 상황이다. 그곳엔 아무리 구체적으로 상황 설명을 해도 새롭다거나 감성이 파고 들 지점 자체가 없다. 오히려 텍스트를 따라가느라 음악 자체를 즐길 여지도 없어 보인다. 굳이 새로울 것 없는 작법에, 가사에 안간힘을 쓴 모양새지만 이번만큼은 시간의 흐름을 제대로 맞았다. 이제는 단순함의 미덕도 조금 생각해 볼 시기가 아닐까. ★★

 

[박병운] 나의 경우와 같이, 소위 ‘토이식 감성’의 바깥에 위치하(려 하)는 사람조차도 곡을 들으면 무릎을 치는 대목들이 있다. 카펫처럼 깔린 프로그래밍을 바탕색으로 여전히 쨍-하게 때리는 함춘호의 기타 세션, 그리고 믿음직한 객원 보컬리스트의 목소리로 실려오는 안타까운 감정선의 사연들까지 누가 뭐래도 토이의 음악이다. 살펴보니 이 곡의 뿌리가 되는 「좋은 사람」은 2001년에 발표된 곡이란다. 13년 전의 음악을 들어도 빛바래지 않음을 깨닫는 것은 분명 미덕일 것이고, 13년 후의 음악에서 발견한 익숙함과 위태로운 태만함은 미덕이라 판단하기엔 사실 주저된다. 그가 수년간 느린 속도로 빚어왔을 공정의 결과는 이 곡보다는 다른 곡들에서 발견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

 

[박상준] 이 곡이 ‘별로’라는 건 자명하다. 그러니 약속인 양 입에 오르내리는 말을 직시하고 이후 남은 것들을 살피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 사랑을 입에 담기 쑥스러워하던 (천성이었을 수도 있다만), 스토리텔링만으로 승부를 보지 않던 대담함의 공백을 논해봤자 무슨 소용인가. 그가 너무나도 ‘좋은’ 사람(어른?)이 된 게 문제라면 차라리 다행이다. 부조리와 참극, 강압과 허풍이 난무하는 시대에서 그들이 맞닥뜨린 그들만의 세대론을 꺼내 들어야 할까. 아니다. 머리 싸매며 이유를 파헤치고 싶진 않다. 슬럼프였으면 좋겠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 얻을 수 있는 결론은 참혹하기 그지없다. 비단 토이(와 김동률)뿐 아니라 그의 노래를 들은 사람들, 듣지 않은 사람들 모두가 괴로울 것이다. 미뤄두고 싶다. ★★★

 

[열심히] 자신이 잘 해왔고, 지금도 잘 하는 것을 아는 프로듀서가 스스로를 반복하는 곡입니다. 현상적으로는, 김동률의 신보와 함께 90년대 음악작가에 대한 시장의 분명한 수요와 애정을 확인하는 컴백이죠. 80년대 신스팝의 정서를 키득거리며 조합해봤던 ‘뜨거운 안녕’의 유쾌함까지는 아니어도, 먼가 새로움이 있는 곡은 아닙니다. 뭐, 생각해보면 애당초 이번 곡과 앨범의 지향이 익숙함의 재현이기도 합니다. (타이틀부터 『Da Capo』죠.) 다만, 익숙함의 재현이 목표라 하더라도 그 방향과 범위까지 동의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A Night In Seoul』(1999)의 정서와 『Fermata』(2001)의 사운드를 보다 유려하게 구현한 앨범이지만, 이 곡은 「좋은 사람」(2001)이나 「여전히 아름다운지」(1999) 시절, 뮤지션의 의욕과 집착이 빚어내던 번뜩임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매끈한 편곡 정도가 교집합일 뿐, 3각관계를 풀어내는 이야기는 진부하고 멜로디는 「좋은 사람」 전후와 적잖이 겹칩니다. 토이의 디스코그라피 안에서 크게 자리잡을지는 의문인 싱글.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4
    세 사람 (with 성시경)
    유희열
    유희열
    강화성, 유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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