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 Out #17-5] 에픽하이 「Born Hater (feat. 빈지노, 버벌진트, B.I, 송민호, Bobby)」

에픽하이 (Epik High) 『신발장』
2,75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4.10
Volume 8
레이블 YG

[김성환] 심플하지만 나름 그루브를 갖춘 비트가 1980년대 올드 스쿨 랩의 향수를 느끼게 만드는 이 곡 속에서 타블로와 친구들은 자신들의 ‘Hater’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모두 쏟아놓는다. 확실히 여러 우수한 랩퍼들의 라임 만들기의 내공이 한 데 모여서 마치 ‘랩으로 하는 디스는 이런 거다’를 설명하는 수업 시간 속에 와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들이 각각 완성한 플로우는 쌓인 분노를 소리질러 폭발시키는 것이 아닌, 라임으로 잘근잘근 씹어주는 빈정거림에 더 가깝다. 그 결과 버벌진트의 랩이 끝난 후렴 파트를 제외하고는 노래가 끝나갈 때까지 확실한 임팩트를 담은 펀치가 날아오지 않는 것이 좀 아쉽다. ★★★

 

[김용민] 흔히 멜로디 메이킹으로 에픽하이를 기억하지만, 아마 많은 이들이 에픽하이 팬이 된 계기는 날이 바짝 선 「Lesson」 시리즈일 것이다. 그리고 타진요, 쇼미더머니, 컨트롤 디스전 등 굵직한 공백기간 동안의 이슈를 그들이 놓친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요약하면 이 떡밥들을 얼마나 맛있게 버무렸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군더더기 다 긁어낸 낮은 드럼 베이스 비트부터 감지되는 ‘닥공’의 기운이, 솔직히 관속에 있었다고 생각한 VJ마저 회춘을 시키는 카타르시스를 형성한다. 으레 등장하는 빈지노의 과대평가 논란도 마찬가지다. 바비와 비아이가 아직 선배들에 비해 감칠맛을 내지 못하는 점 정도만 제외하면 우여곡절이 많았던 2014년 힙합씬을 정리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한 곡이다. ★★★★


[선걸] 미디어 속 힙합의 선택지가 조금은 넓어진 최근보다 수 년 앞서 대중이 품을 수 있는 힙합문법의 최전선을 보여준 에픽하이지만, 간만의 컴백에서 감성적인 더블 타이틀과 함께 앞세워 본격 힙합팬들을 공략하려 한 본 트랙은 이래저래 아쉽다. 대중에겐 한 때 이들 앨범의 듣보잡 피처링진일 뿐이었으나 이젠 이 나라 힙합 브랜드의 대표 네임밸류로 성장한 버벌진트와 빈지노가 비트를 자기 스타일대로 쥐락펴락하며 갖고 노는 모습은 아이러닉하게도 주인공 타블로와 미쓰라가 드러내고팠을 스킬의 발전상을 쉬 가리운다. 이후 같은 기획사 소속 아이돌 래퍼들이 (무려 셋이나 줄지어) 썩 흥미롭지 않은 플로우와 메시지에 비방용 가사를 적당히 버무려 러닝타임을 불려가는 모습은 자신들에 대한 논란에 일침을 가하려던 의도가 다시 수준차에 대한 논란으로 비화되는 또다른 아이러니를 야기한다. 역시 이런 기획물은 패밀리 끌어주기보단 당사자들의 주권 확립이 우선돼야 간지가 사는 법. ★★☆


[정병욱] 끈적임 없이 그리고 우직하게 두 톤으로 찍어낸 비트에, 이를 노련하게 끊어내는 래핑. 베테랑과 루키의 조화. 하나의 제목 아래 산만하지 흐트러지지 않는 7명의 이야기. 대중을 향한 일곱 가지 공격과 7대 죄악을 상징하는 뮤직비디오의 셀프 디스. 또 음악 외적으로는 YG와 에픽하이. 이렇게 보면 「Born Hater」 스스로 헤이러들에 대한 일침으로 포장했지만 결국 에픽하이 스스로 자신만만한 지휘자가 된 ‘조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 정도 클래스면 다른 개성이나 언어가 새로이 필요 없는 꽤나 정교한 조율이다. 장르적 시도나 곡을 관통하는 미친 플로우, 섹시한 비트 없이도, 프로듀서로서의 에픽하이 또 리리시스트(Lyricist)로서 에픽하이가 완연히 국내 정상급의 고수임을 증명하는 무난·무결한 트랙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8
    Born Hater (feat. 빈지노, 버벌진트, B.I, 송민호, Bobby)
    타블로, 미쓰라진, 빈지노, 버벌진트, B.I, 송민호, Bobby
    DJ투컷츠
    DJ투컷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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