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메탈 영웅을 쫓던 두 사내의 성장기

Mantar 『Death By Burning』
88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4.02
Volume 1
레이블 Svart Records
공식사이트 [Click]
* 이 글은 잡지 파라노이드에 실렸던 글을 수정, 보완한 것입니다.

블랙 새버드(Black Sabbath, 이하 BS)의 영향력은 시대를 떠나 지금도 진행형이다. 2012년 결성된 독일 함부르그 출신의 젊은 듀오, 만타르의 첫 번째 정규 앨범에 담긴 음악 역시 BS의 자장에서 자유롭지 않다. 터키와 독일 혼혈인 두 멤버가 펼치는 음악은 기본적으로 로파이의 정서가 감지된다는 점에서 펑크 혹은 블랙 메탈의 기운이 서려있다. 꽉꽉 눌러진 뻑뻑한 리프라는 곡의 구조적 측면에선 슬러지(특히 Melvins)의 영향이 직접 느껴지기도 하고, 악기 톤(특히 드럼)의 축축 늘어지는 소리와 묘한 그루브는 뉴올리언즈의 선배들(아이헤잇갓(Eyehategod)나 소일런트그린(Soilent Green))마저 감지된다. 이 여러 결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BS가 나올 수밖에 없다. 동시에 BS에서 기인한 다양한 음악을 들으며 자란 한참 후의 세대가 만들었기에 단순하게 BS로 환원시킬 수 없는 개성도 있다. 

한노 클뢘하르드트(Hanno Klänhardt, 보컬/기타)와 에린크 사카르야(Erinc Sakarya, 드럼/보컬)는 1990년대에 BS를 재해석했던 밴드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멜빈스는 말할 것도 없고, 헬멧(Helmet)과 같은 춤추기 곤란한(!) 그루브도 만타르의 음악 전반에 흐른다. 아이헤이트갓(Eyehategod)의 감당 못할 늘어짐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진 않지만, 뉴올리언즈 선배들 못지않은 허무의 폭력 정서를 사운드 안에 담아낸다. 톤과 곡쓰기 뿐 아니라 베이스가 빠진 사운드라는 측면에서도 기인한다. 베이스만이 담아낼 수 있는 드럼과의 조응하는 소리가 생략된 자리를 한노의 기타가 대체한다. 베이스를 커버하기 위해 기타는 저음을 강조한 모양새다. 퍼즈 계열의 이펙터와 앰프의 드라이브를 과도하게 강조한 톤으로 리프를 질러댄다. 덕분에 리프는 명징하게 음을 울리기보다 벙벙하고 둔중한 소리의 덩어리가 둔탁하게 청자의 귀를 때려대는 형상이 되었다.
    
첫 곡 「Spit」부터 이 우직한 사운드가 귓가를 때려댄다. 한 대의 기타가 만드는 묵직한 사운드는 피드백과 뮤트를 오가며 예의 톤에 짓눌리지 않는 여유로운 연주를 만들어낸다. 그 사이로 치고 나오는 드럼의 섬세한 심벌워크와 카우벨의 효과적 사용은 듀오가 연주함에도 균형감을 성공적으로 일구고 있다. 이어지는 「Cult Witness」에 이르러 밴드는 슬러지 메탈이 연상되는 좀 더 낙차가 큰 그루브를 만드는데, 크게 끈적대는 이 그루브는 미국 남부의 스웜프 메탈 혹은 서던 메탈의 풍미마저 풍긴다. 어둠의 기운이라고 하더라도 북유럽의 블랙메탈과는 살짝 다른 질감과 결을 가진 어두움이다. 예를 들어 「Astral Kannibal」을 들어보면, 블랙의 기운으로 연주하는 머틀리 크루(Motley Crue)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묘한 훅이 거친 연주 속에 담겨있다. 

「Swinging the Eclipse」와 「The Huntsmen」는 연주의 페이스를 극단까지 끌어올린다. 앞뒤 안보고 달려가는 만타르식 하드코어라고나 할까. 곡을 이끌어가는 것은 기타 리프지만, 정교하게 사운드로 다잡는 것은 드럼이다. 오픈 E를 포함한 얼터네이트 피킹이 육중한 속도감을 끌어올리면, 잘 짜인 플로우 탐과 킥 드럼 연주가 뒷받침하는 식이다. 앨범에서 가장 강하게 달려 나가는 두 곡 사이에 「The Berserkers Path」가 자리한 것도 흥미롭다. 중저음의 내레이션이 담긴 이 곡은 미드 템포로 2분 30초가량 진행되는데, 가장 격한 두 곡 사이에서 호흡을 가다듬는 역할을 한다. 만타르가 추구하는 사운드는 일직선으로 명쾌하게 결론이 나는 스타일이 아니라, 나선형으로 꼬인 음험한 성격의 무엇임이 이 세 곡의 배치에서도 읽을 수 있다. 앨범의 마지막으로 치달을수록 「White Nights」처럼 피드백으로 고양 시키고, 드론 사운드로 질기게 풀어내는 연주가 늘어난다. 한노의 래스핑 보컬은 앨범 후반의 이러한 사운드와 어우러지며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단 두 명의 멤버가 일궈낸 헤비니스 사운드지만 탄탄하기 이를 데 없다. 장르의 역사와 현재적 흐름에 대한 정학한 이해 위에서 만들어진 음악임이 쉬이 감지된다. 단 두 명이 이러한 사운드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내기 위해 연구한 품도 만만찮았음이 앨범 곳곳에서 느껴진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에게 영웅과도 같았던 선배 밴드들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슬러지 메탈을 주조해낸 동시에 성공적으로 자신들의 색깔도 일궈냈다.  

Credit

Hanno Klänhardt - Vocals & Guitar
Erinc Sakarya - Drums & Vocals


All Produced by Mantar (100% DIY)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Spit
    -
    -
    -
  • 2
    Cult Witness
    -
    -
    -
  • 3
    Astral Kannibal
    -
    -
    -
  • 4
    Into the Golden Abyss
    -
    -
    -
  • 5
    Swinging the Eclipse
    -
    -
    -
  • 6
    The Berserker\'s Path
    -
    -
    -
  • 7
    The Huntsmen
    -
    -
    -
  • 8
    The Stoning
    -
    -
    -
  • 9
    White Nights
    -
    -
    -
  • 10
    March of the Crows
    -
    -
    -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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