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진짜 ‘체어샷’을 위한 뜨거운 첫 발
아시안체어샷 (Asian Chairshot) 『Horizon』
- 음악 정보
- 발표시기 2014.07
- Volume 1
- 레이블 커먼뮤직
- 공식사이트 [Click]
“억지로 냈다는 인상은 주기 싫다. 한때 흥했다가 사라진 밴드들을 보면, 정해진 기간 내에 내자는 강박에 맞춰 끌려갔다는 혐의가 짙다. 우린 스스로 만족이 될 때 발매하려고 한다.” - <100BEAT> 인터뷰에서
보도자료에선 첫 곡 「해야」를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와 연결시키려 하지만 나는 아시안체어샷의 음악을 항상 ‘싸이키델릭을 하는 뮤즈(Muse)’라 생각해왔다. 활주로의 컨셉을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의 바운스와 메튜 벨라미식 후렴으로 해치운 「탈춤」 때도 그랬던 것처럼 이들은 여전히 ‘한국적인’ 소재와 가사에 시대 불문의 헤비 싸이키델릭을 얹어 자신들의 스타일을 완성하려 든다.「어떡할까」에서 그런지(Grunge)라는 혼돈의 개념이 나오고 “80년대 국내 그룹사운드”와 “동서양의 느낌”이라는 진부한 비유가 나오는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산울림과 송창식, 들국화를 즐겨 듣는다고 했다. 인스턴트가 아닌 '올드한 느낌’을 내고 싶었다던 그들. 내 기억으론 「응어리」 정도가 그런 곡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데뷔 앨범에서 그들은 꼭 그런 오래된 느낌만을 고집하진 않는다.「자장가」에 그늘진 일렉트로닉 비트를 먹인 건 좋은 예다. 하지만 너바나의 『In Utero』 것처럼 들리는 「해를 거르고」의 기타 톤은 그들이 여전히 ‘록’으로 자신들을 표현하길 원한다는 분명한 의지요 증거다. 여기서 템포는 심심찮게 유린당하고 소리는 딱 그만큼 변덕스럽다. 베이스와 보컬을 맡고 있는 황영원이 전면에 나선 「화석」이라는 발라드의 불친절한 백비트도 같은 맥락에서 이들의 리듬감이 얼마나 ‘다른 걸’ 원하는 질 보여주는 부분이다.
자의든 타의든 이들은 어쨌거나 ‘한국적으로’ 달랐다. 이젠 그래야만 할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들은 한국적인 것을 놓치지 않고 있다. 흔히 통용되는 '한국적'이라는 말은 결국 이 나라의 역사와 문화, 얼 또는 정서의 무덤 같은 것일 게다. 악기도 이론도 죄다 서양 것인데 왜 「날 좀 보소」에서 ‘한’이 느껴지고 ‘한국’이 불거지는가. 손희남은 아예 기타 솔로마저 풍악 울리듯 친다. 조브라웅(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과 톰 요크(Thom Yorke) 사이 어딘가에서 서글피 울부짖는 황영원의 절규 역시 누가 들어도 우리네 것임을 부정할 순 없을 거다. 이런 것들이 언젠가부터 밴드의 스타일이 됐고 정체성이 됐다. 나쁠 일일 리 없다.
보도자료에선 첫 곡 「해야」를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와 연결시키려 하지만 나는 아시안체어샷의 음악을 항상 ‘싸이키델릭을 하는 뮤즈(Muse)’라 생각해왔다. 활주로의 컨셉을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의 바운스와 메튜 벨라미식 후렴으로 해치운 「탈춤」 때도 그랬던 것처럼 이들은 여전히 ‘한국적인’ 소재와 가사에 시대 불문의 헤비 싸이키델릭을 얹어 자신들의 스타일을 완성하려 든다.「어떡할까」에서 그런지(Grunge)라는 혼돈의 개념이 나오고 “80년대 국내 그룹사운드”와 “동서양의 느낌”이라는 진부한 비유가 나오는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산울림과 송창식, 들국화를 즐겨 듣는다고 했다. 인스턴트가 아닌 '올드한 느낌’을 내고 싶었다던 그들. 내 기억으론 「응어리」 정도가 그런 곡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데뷔 앨범에서 그들은 꼭 그런 오래된 느낌만을 고집하진 않는다.「자장가」에 그늘진 일렉트로닉 비트를 먹인 건 좋은 예다. 하지만 너바나의 『In Utero』 것처럼 들리는 「해를 거르고」의 기타 톤은 그들이 여전히 ‘록’으로 자신들을 표현하길 원한다는 분명한 의지요 증거다. 여기서 템포는 심심찮게 유린당하고 소리는 딱 그만큼 변덕스럽다. 베이스와 보컬을 맡고 있는 황영원이 전면에 나선 「화석」이라는 발라드의 불친절한 백비트도 같은 맥락에서 이들의 리듬감이 얼마나 ‘다른 걸’ 원하는 질 보여주는 부분이다.
자의든 타의든 이들은 어쨌거나 ‘한국적으로’ 달랐다. 이젠 그래야만 할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들은 한국적인 것을 놓치지 않고 있다. 흔히 통용되는 '한국적'이라는 말은 결국 이 나라의 역사와 문화, 얼 또는 정서의 무덤 같은 것일 게다. 악기도 이론도 죄다 서양 것인데 왜 「날 좀 보소」에서 ‘한’이 느껴지고 ‘한국’이 불거지는가. 손희남은 아예 기타 솔로마저 풍악 울리듯 친다. 조브라웅(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과 톰 요크(Thom Yorke) 사이 어딘가에서 서글피 울부짖는 황영원의 절규 역시 누가 들어도 우리네 것임을 부정할 순 없을 거다. 이런 것들이 언젠가부터 밴드의 스타일이 됐고 정체성이 됐다. 나쁠 일일 리 없다.
툴(Tool)까지 언급된 마지막 곡 「Sun Down」에서 레이니썬의 그로테스크를 만난 건 그래서 흥미로웠다. 시대와 국적, 그리고 장르를 제대로 엮어낸다는 것은 사실 보통 일이 아니다. 이들의 음악을 듣고 신중현과 라디오헤드(Radiohead), 블랙 사바스를 동시에 떠올린 스매싱 펌킨스(Smashing Pumpkins)의 기타리스트이자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인 제프(Jeff Schroeder)의 말에 난 전적으로 공감한다. 과거 「Today」같은 찰랑거리는 브릿팝 감성은 사실 몸 풀기였던 것이다. 진짜 '체어샷'은 이제부터다.
Track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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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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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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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뱃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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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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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어떡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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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자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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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해를 거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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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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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날 좀 보소---
-
9Sun Down---
Edit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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