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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리뷰 #15] 토이 『Thank You』 : 고맙단 인사는 늘 솔직하게, 진심으로 하기

토이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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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정보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어떠한 뮤지션쉽을 구축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물론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은 그 어떤 경우에도 뮤지션에게 주어진 첫번째의 과제이다. 어떤 곡을 어떤 식으로 만들까 하는 순간마다의 바른 선택, 전반적인 멜로디 진행이랄지, 감정을 통제하는 적절한 코드의 조화, 원하는 스타일의 효과적인 구현을 위한 악기편성, 가사가 담은 핵심감성과의 조화 등도 중요하다. 하지만 하나하나의 앨범이 쌓이고, 한해가 더 지나 음악경력이 쌓일 수록 보다 근본적인 문제들도 중요해진다. 뮤지션으로서의 '깊이', 그리고 '넓이'의 문제이다. 그리고 그것을 고민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장인'으로서의 음악을 결국엔 만들어내고야 만다. 

유희열 역시 그 점을 고민하고 있었고, 또 그 고민을 담은 아티스트 '유희열'의 작품을 늘 만들고 싶어 했다. 하지만 몇가지 문제들이 있었다. 먼저, 토이가 가진 프로젝트의 깊이의 한계. 객원보컬과 서로다른 장르의 곡을 백화점식으로 뭉뚱그려 놓은 앨범들에서의 피할 수 없는 진정성의 문제, 또한 스스로 누구처럼 실험적 태도로 무장한 채 파격적인 도전을 자신의 음악의 새로운 돌파구로 삼지 않는 다는 점, 논쟁적인 화두를 대중들과 뮤지션들에게 던지며 굵직한 흐름을 리드해 온 타입의 뮤지션이 아니라는 근본적인 문제들이다.

하지만 그는 너무도 유희열 답게, 그리고 토이답게 이 문제들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정답은 아니지만 근사치라고 말하면 어떨까. 면접관이 원한 범생이스러운 교과서적 답변은 아니더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솔직함을 드러낸 오리지널한 답변이다. 그것이 바로 이 여섯번째 앨범이다. 토이스러움은 강조되고(그 단점마저도), 경박함은 피했으며, 자신이 하고싶은 것들, 좋아했던 것들을 확실히 표현했다. 재밌고,슬프고,이쁜것들이 다시 전부 모였고, 그가 늘 좋아하고 닮고싶던 소리들인 윤상, FPM,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 Pat Metheny, 어떤날이 다시 음악안에 녹아 들어왔다.

그는 앨범의 3분의 1을 전형적인 토이의 사운드를 만드는 데 할애한 대신 그 나머지 부분에는 대중가요의 평범한 틀을 분명히 벗어난, 그렇다고는 해도 많이 심각하거나 어렵지 않은 음악들을 들려줌으로써 균형을 맞추고 있다. 아무래도 여타 히트가요들이 가진 자극적인 시원스러움은 없지만 단조롭지 않고 묵직함이 느껴지는 멜로디들이다. 그리고 그 점은 언더와 오버의 중간 어디에 걸쳐진 토이의 정체성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감정의 전이나 비장미가 돋보이지만 오히려 그 점이 다소 클리쉐같은 느낌을 주어 지루하다 싶게 이어지기도 하는 윤하의 「오늘 서울 하루종일 맑음」이나 김연우의 「인사」 보다는 이규호의 「나는 달」이나 유희열이 직접 부른 「해피엔드」, 김민규의 「안녕 스무살」이 전달하는 간결함과 소박함이 더 토이스럽고 자연스럽게 들리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둘이 알맞은 균형을 맞추고 있기에 지루하지 않다. 「뜨거운 안녕」의 지나치게 대중적인 어프로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쨌든 즐겁고 깔끔하다. 6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하게 그 날이 무뎌지지 않은 선율의 내지름이 중독성 있는 청량감을 전해준다.

이쁘고, 세련되고, 섬세한 것을 바라고 기다려온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방법을 유희열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어느때보다도 진지한 뮤지션쉽을 반영하고자 노력했던 유희열이지만 지금의 토이는 토이일수 밖에 없고 그 토이스러움을 배신하는 것이 최선이 아님을 그도, 팬들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아쉽지만 또 한편으로는 안도하게 된다.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는 면에서 그는 아주 뛰어난 감성을 가진 뮤지션임에는 틀림없지만 그에게 아직 남은 것이 있다. '토이'가 '유희열'의 전부가 아님을 서서히 확인시켜주는 것, 바로 그것이다. 

Track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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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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