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07-1] 그래피 「Am I」

그래피 (Graphy) 『Oh-Oh』
90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07
Volume SP
레이블 소리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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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우] ‘서툴지만, 가능성으로 번뜩이는’ 이란 표현을 쓰는 것도 꽤 오랫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반부에 등장하는 보컬을 들었을 때 느꼈던 장점이 훅에 접어드는 부분에서 다소 메떨어진 감이 있으나, 이 곡의 장점들을 상쇄시킬 정도로 해악을 끼치지는 않았다. 외려 이런 결과물 또한 장점들을 부각시키는 한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끔 마감했다. 자신들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어떤 땅을 디디며 섰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마감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피의 이번 EP에 나오는 다른 곡들을 들어보고 나서야 그 판단이 확신으로 굳어졌다. 다음번에는 일말의 여지없는 확신이 즉각적으로 와닿기를 희망한다. ★★★

 

[김성환] 김아빈(보컬, 작곡), 김현준(기타), 민경국(베이스), 홍채윤(드럼)으로 구성된 밴드 그래피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발표한 디지털 싱글 2장을 통해서 어쿠스틱 사운드부터 일렉트릭 기타의 선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클래식 하드록 성향의 연주부터 얼터너티브록의 분위기까지 특별히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이번에 발표한 첫 EP 『Oh Oh』는 수록곡 「Ross」와 「Soul of Seoul」 같은 곡에서 Oasis를 연상시키는 브릿팝 사운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앨범의 전반적인 지향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 곡의 경우는 기존 그들의 스타일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과감하게 Chvrches나 국내 모 뮤지션의 곡이 슬쩍 연상되는 신시사이저 건반음과 효과음이 전면에 나서는 일렉트로닉 록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귀를 꽉 채우는 전자음 속에서도 중요한 것은 괜찮은 보컬과 멜로디 라인이 잘 살아있다는 것.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 다만 앞으로 밴드만의 개성 확립을 위해서는 'A를 들었는데 B가 연상되는' 함정에서 스스로를 구출해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

 

[김용민] 어떻게 들으면 「소격동」(2014)이 생각나지만, 어떻게 들으면 세이수미와 아도이의 흔적이 느껴진다. 당연히 그 중심에는 리버브 루프 신시사이저의 영향이 크겠지만, 사실 이 ‘도구’에는 이국적인 풍경과 현재 우리가 딛고 있는 정서간의 융합이 더 큰 영향을 발휘한다. 단순히 이런 사운드를 운용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특정한 시간이나 장소로 청자를 워프(warp) 시킬수 있을 만큼 강력한 노스탤지어를 뿜어내야 하는 것이다. 두 음씩 뛰노는 오프닝부터 영어 가사를 내세운 브릿팝 성향의 사운드 운용 등은 그 목적을 극대화 하기 위한 평범한 수단이지만 생각보다 꽤 큰 힘을 발휘한다. 떠오르는 다른 곡들이, 이질감을 통한 내적 충돌을 유발하는 요소가 있었다면, 「Am I」는 그런 충돌을 최소화하는 작업에 충실했다. 리버브 신스를 단독으로 사용해 여운을 남기는 ‘보통의 운영’과는 달리, 어쿠스틱 기타 리프의 안정적인 연착륙이나 드럼의 적극적인 필인을 통해 편안한 지점으로 인도한다. 정말 맑은 곡이다. 가사는 날 선 상태로 우릴 짓누르고 있지만, 이렇게 맑고 편안한 상태에서 저 물음들을 해결할 수 있다면, 좀 더 나은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필자가 느낀 향수, 혹은 엔돌핀의 지점은 바로 이것이다. 복잡한 현실 속의 새로운 위로 방식. ★★★

 

[유성은] 그래피는 베이스의 민경국, 기타의 김현준, 드럼의 홍채윤과 곡 메이킹과 보컬을 담당하는 김아빈으로 이루어진 신스팝 밴드이다. 「Am I」는 마치 서태지의 「소격동」이나 Chvrches의 「The Mother We Share」(2013) 같은 곡들과 유사한 방식을 활용하여, 80~90년대의 감성적 분위기와 현대의 전자음 편곡을 잘 버무린 신스팝이다. 거기에 멜로딕한 후반부의 폭발력이 가미되어, 중독성과 아련함의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다. 마치 「Creep」(1992)을 듣는 듯한 화자의 찌질한 가사도 곡의 분위기에 부드럽게 녹아든다. 드림팝과 슈게이징의 몽롱함에 한국적 자욱하고 먹먹한 감성을 주입한, 너무 익숙하지만 또 약간 생소한 트랙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Am I
    김아빈
    김아빈
    김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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