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33-2] 선한인간 「비몽」

선한인간 (Bkind) 『비몽』
1,00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1
Volume Digital Single
장르 일렉트로니카
레이블 파운데이션레코드
유통사 포크라노스

[정병욱] '작가 정신'과 '대중과의 소통' 사이 저마다 줄다리기를 펼치는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이 싱글은 유독 자기 주장이 강하다. 십중팔구 소통의 실패로 귀결할 법한 음악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분명 재미있어 하고, 이에 끌릴 것이며, 실패와 끌림의 격차는 분명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 것이다. 나는 이 텍스트가 무엇을 함의하는지 논리적으로 해석하고 분석할 수 없다. 리듬의 감지와 장르적 구분이 무의미할 만치 터무니없이 빠른 정박의 비트, 빈틈없이 꽉 찬 전자음, 괴기함을 증폭하는 하이노트와 간간히 들려오는 목소리. 「비몽」은 근래 어떤 레퍼런스를 참조하든 대중음악으로서 친숙하지 않은 어법의 극단에 위치할 음악임에는 분명하다. 그나마 러닝타임이 지속될수록 왜곡과 변형을 더하는 노이즈의 부분적 변화를 통해 5분 18초의 서사를 어느 정도 따라가고 감지할 수 있을 따름이다. 물론 제목과 아트워크, 분절적인 앨범 소개글이 약간의 단서가 될 수 있지만 굳이 끼워맞출 필요는 없다. 허나 한편으로 충만한 노이즈 사이 일부 변형과 확장을 더하는 미세한 운율에 흥미로운 감정적 고양이 이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정신을 온전히 새하얗게 리셋하는 감상을 통해 작가의 의도처럼 현실을 잊게 하는 꿈으로부터 깨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일상의 언어와 분리된 '낯설게 하기'로써 무의식을 지배해온 익숙한 이데올로기의 존재를 일깨우고자 한 Brecht의 의도대로 말이다. 늘 무한히 합리적이고 우아하고 흠 없는 이성만으로 작품을 대할 수 없는 법이다. 적어도 나는 이 음악이 무척 마음에 든다. ★★★☆

 

[차유정] 잠깐 머리를 비우고 '선'이라는 글자를 생각해봤다. 禪(참선할 선)일까, 아님 요즘은 말을 꺼내기가 좀 부끄러운 善(착할 선) 일까. 이 음악에는 완성된 존재로 가고자 하는 열망이 부글부글 끓어 오른다. '선한인간'이라는 표현 자체가 약간의 빈정거림을 불러올 여지는 있지만,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뜨겁게 타오른다. 무엇이 되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들은 많아 보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시작된 현상에 맞서는 태도는 보다 시니컬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순간들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이 곡 역시 2019년의 기억이 필요한 독백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비몽
    -
    선한인간
    선한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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