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9번째 정규 앨범 『Woman』의 타이틀 트랙이자 20년 이상 댄스 팝의 한 우물에 집중하며 아티스트의 역량이 꾸준히 성장한 보아의 신곡. 일단 직접 쓴 가사부터 그녀가 여성 뮤지션으로서 스스로 성장했음에 대한 자부심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것이 귀를 잡아끈다. '싱어송라이터'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으려면 스스로의 메시지를 잘 풀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예전부터 그녀는 가사를 꾸준히 써왔지만) 성숙함이 이제 무르익었음을 느끼게 된다. 곡의 스타일은 일렉트로닉 중심의 요즘 트렌드와는 거리를 두고 오히려 그녀가 한창 「My Name」(2004)과 「Girls On Top」(2005) 시절 보여준 훵키함에 초첨을 두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미니멀 지향의 비트로 긴장감을 유지하다가, 후렴에서 임팩트를 터트리는 방식으로 한국 활동 전성기 당시의 감각을 다시 끌어낸다. 다만 후렴부의 임팩트와 나머지 부분 사이가 기계적으로 짜맞춰졌다는 느낌이 살짝 아쉬울 뿐이다. K-POP 대선배로서 무언가 완벽하게 압도해내는 것을 보여준 곡은 아니지만, 보아 본인이 현재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성숙의 단계를 음악으로 증명해 내는 곡임은 분명하다. ★★★

[유성은] 『Woman』은 전작 『Kiss My Lips』(2015)으로부터 3년만에 발표한 정규 음반이다. Kira Puru의 「Tension」(2018) 등에서 탄탄한 베이스라인에 기초한 팝댄스곡을 만든 Jon Hume의 작품으로, 오프닝부터 핑거스냅, 구두굽소리, 그루비한 베이스라인의 간결한 무브먼트가 제목 그대로 내면을 중요시하는 여성의 모습을 형상화하며 귀를 확 잡아끈다. 후렴에선 Lady Gaga나 Beyoncé의 대표적인 곡들이 연상되는 임팩트를 내세워 강력한 기시감을 남긴다. 5집 앨범에서 「Girls On Top」으로 여성(Girl)을 노래하던 그녀가, 13년이 지난 지금 "비교는 No /있는 그대로 빛나 /충분히 아름다워"라며 한층 성숙한 여성(Woman)의 모습을 표현한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보컬은 특유의 습관을 줄이고 가성과 진성을 자연스럽게 넘나들도록 컨트롤하는 등, 이전처럼 쉽게 흔들리지 않는 탄탄함을 들려주며 퍼포먼스 뿐만 아니라 보컬리스트로서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수록곡 중 본인이 직접 작업한 「Little More」같은 곡에서는 전작의 「Who are you」(2015)와 같은 달달하고 캐주얼한 감성을 보여주며 그녀의 음악과 함께 성장해온 동세대들에게 다양한 모습으로 폭넓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여전히 발전하고 있고,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 K-Pop의 총아가 들려주는 현재의 기록. ★★★☆

[차유정] 예전 스타일에 비해 많이 말끔해진, 그리고 집중하게끔 만드는 단순하고 차가운 사운드가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여성의 자존감이나 당당함, 해방감을 얘기할때 필요한 계기와 관련한 발언이 가사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 부분은 아쉽다. 나만의 무엇을 드러내고 싶다면 그 이유를 이야기하는 것도 필요한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