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36-5] 해리빅버튼 「Wild East Blues」

해리빅버튼 (Harry Big Button) 『Wild East Blues』
96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2
Volume Digital Single
장르 블루스
레이블 하드보일드뮤직
유통사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손혜민] 식상한 표현일지도 모르겠지만, 모든 장르를 불문하고 이처럼 매력적이고 훌륭한 목소리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터프하지만 지나치게 억세거나 인위적이지 않은 깊은 울림이 고막을 두들기는 보컬. 그런 이성수가 이번에는 하드락이 아닌 어쿠스틱 블루스를 들고 왔다. 탁탁 튕기는 어쿠스틱 기타줄이 흙내음을 풍기는 듯하다. 거기에 얹힌 보컬은 마치 카우보이가 조금은 느긋하게 말을 타고 황야로 나아가는 장면이 떠오르게 한다. 거친 황야에서 만날지도 모를 운명의 상대를 찾아 떠나는, 로맨티시스트일지도. 곡이 진행되는 내내 탁탁 튕겨지는 기타줄은 말발굽 소리 같다. 곡이 끝나는 후렴구에서, 과연 그는 운명의 상대를 찾아내었을까? ★★★☆

 

[정병욱] 야생성이라는 말에 대한 오해부터 정정하겠다. 그것은 반드시 거친 성질이나 넘치는 활동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저 길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순수함이 핵심 속성일 뿐 그 양태는 얼마든지 다양할 수 있다. 말하자면 해리빅버튼의 음악이 그렇다. 묵직한 사운드와 이성수의 거친 보컬에 잘 어울릴 법한 해리빅버튼의 야생성은, 그것이 막상 강렬한 하드록에서 벗어난 이 곡 「Wild East Blues」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미다. 오롯이 보컬과 기타로 이루어진 어쿠스틱 블루스의 소박한 사운드가, 이국의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이를 자기만의 감상으로 자연스레 연결하는 감성과 어우러져 노래의 투명한 야성을 자랑한다. 처연하고 진득한 블루스의 감상적 특질을 주제와 감상에 걸맞게 창쾌한 톤 및 감각적인 변주로 소화하는 방식에서 그 순수성이 더욱 부각된다. 예처럼 해리빅버튼만의 근사하고 터프한 한방을 기대한다면 의외일 수 있지만, 이성수의 터프한 보컬은 여전해 곡의 무게감이 줄어드는 일이 없고, 각기 2개의 보컬과 기타를 덧댄 시도로 단조로움을 피한 것 역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야생성이 곧 가치의 우열을 가르는 기준은 아니지만, 영리함을 보완한 야성에는 절로 마음이 끌리는 법이다. ★★★☆

 

[조일동] 스트로크 중심의 어쿠스틱 기타와 이성수 특유의 거친 저음이 붙으니 울림이 더 커진다. 저음의 울림을 강조하기 위해 코러스 파트의 보컬 오버더빙도 메인 멜로디와 저음의 화음 비중을 비슷하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전통적인 의미의 블루스보다 저음의 아웃로우(outlaw) 컨트리, 서던록, 러시아 음악이 묘하게 겹쳐진다. 보도자료를 보니 지난 2년간 해리빅버튼의 러시아 투어에서 보여준 러시아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대한 답가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의도한 것이라면 꽤나 성공적인 보컬 편곡이라 하겠다. 직선적인 구성을 선호하는 이성수의 곡쓰기와 담백한 어쿠스틱 기타 편곡도 매력적으로 어우러진다. 밴드 편성으로 만든 해리빅버튼 음악의 경우, 기타 솔로를 제외한 연주 구성의 단순함을 두고 청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는 것도 사실이다. 최소한 이 곡에서만큼은 그 단순함이 거침없는 이성수 스타일의 강점을 강변하고 있다. ★★★☆

 

[차유정] 목소리를 듣자마자 Vladimir Vysotsky를 떠올렸다. 록과 블루스의 접점에 대한 고민보다 블루스의 느낌이 강조된 포크에 주안점을 더 두고 있는 듯하다. 광활한 터프함을 섬새하게 조각하면 대략 이런 그림이 나올 것이다. 다만 너무 짧기 때문에 나름의 문장을 해석하는데 숨이 차는 건 어쩔수 없다. 분명한 것은 터프한 남자의 발라드와 포크 사이에서 선이 굵은 아름다움을 확실히 들려주고 있는 트랙이라는 점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Wild East Blues
    이성수
    이성수
    이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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