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41-3] 잔나비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잔나비 (Jannabi) 『전설』
1,68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3
Volume 2
장르
레이블 페포니뮤직
유통사 카카오엠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잔나비는 음원 차트의 상위권에 안착할 수 있는 대중적 기반을 증명하는데 집중해왔다. 정규 2집 『전설』에서는 데뷔 시절부터 꾸준히 보여준 빈티지한 멜로디 중심의 팝/록의 기량을 꾸준히 세공(細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다수의 라이브 무대를 통해서 음악 팬들에게 각인시켜준 장점들이 이 음반 속에 모두 들어있다. 오히려 로킹함이 줄었다는 골수팬들의 불만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 정도다. 물 흐르듯 극적 보컬의 매력과 고전적인 팝 멜로디에 얹은 충실한 하모니,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기름을 쫙 뺀' 연주까지 영리함이 넘친다. 특히 앨범 전체로 봤을 때 매우 정적인 발라드에 속하는 이 곡은 마치 80년대 이문세-변진섭 시대의 멜로디 문법을 끌어온 것 같은 전개가 먼저 귀를 자극한다. 그렇지만 연주에선 오히려 인디 팝/록 편곡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세련미를 잃지 않았기에 오묘한 밸런스를 유지한다. 확연한 변화보다는 점진적 숙성을 추구하는 잔나비의 음악적 태도가 드디어 보편적 대중의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단계로 성숙했음을 확인시켜주는 곡이다. ★★★☆

 

[박병운] 이문세가 이영훈의 손을 빌려 「깊은 밤을 날아서」(1987)에서 훨훨 날던 꿈속 공간은 21세기에 이렇게 재현되었고, 난 이게 마치 검정치마가 『Team Baby』(2017) 음반을 수놓던 사랑의 풍경과 좀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을 저무는 노을 같은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기운의) 브라스까지 들으면, 전람회의 당시 두 젊은이가 곡 안에 넣고 싶었던 것이 이런 것이었을까 곱씹기도 한다. 이들의 음악과 사운드가 지향하는 방향이 마치 팝의 경전들을 되짚는 발걸음의 톤과도 흡사한 탓이 클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맛을 내는 팀이 그렇게 은근 흔하게 보이지 않고, 자신만의 색인양 희귀한 가치를 보여주고 있으니 입지를 굳히는 기세를 발휘중이라 하겠다. ★★★☆

 

[손혜민] 멤버들 모두가 원숭이띠라 붙은 '잔나비'라는 밴드명만으로는 장난스럽고 신나는 음악만이 한가득 할 것 같은 인상이 있다. 하지만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하여」는 정반대의 세계로 청자들을 인도한다. 도입부의 잔잔한 기타 선율, 그리고 피아노의 하이 피치가 희미한 안개 속으로 이끄는 동안 최정훈의 목소리가 안개 속의 길 안내자가 되어준다. 그 모든 것들이 멋진 조화를 이루며 마치 시간이 흐르지 않는 공간에 있는 듯, 느긋하게 그리고 부드러이 곡을 끌어간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처럼 옛 향수를 일으키는 듯한 곡의 분위기와, 종이에 주르륵 펼쳐내면 시가 될 법한 가사, 그리고 촌스럽다고 단순히 말하기엔 그 이상을 담고 있는 감성이 잔나비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8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최정훈
    최정훈, 김도형, 유영현
    최정훈, 김도형, 유영현, 권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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