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96-2] 신설희 「Are You Crying?」

신설희 『Surge 7.4』
73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04
Volume EP
레이블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숨이 흩어질 것 같아서, 그러모으고 한껏 안으며 선선히 나아간다. 이 곡에서 '숨'은 그 자체로 음악적인 뉘앙스를 품는다. 목소리가 내내 품고 있는 숨이 어느새 곡의 정서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세션 또한 일견 비어있는 듯이 느끼지만, 실은 이 숨을 보여주기 위한 여백으로 작용한다. 그렇게 선선히 안고 나아가는 감정이 울적하기도 하고 더할나위 없이 여유롭다. 곡의 종지가 이런 숨을 다 뱉어내는 것으로 끝나는 것 또한 그런 의미 선상에서 바라볼 수 있다. 그렇게 그러모은 안간힘이 참 좋았다. 타인에게 묻는 말을 자신에게 묻는 말처럼 노래한 점도 좋았다. 타인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껴안고 있다는 증거니까. 그런 점을 힘을 다 빼고 부른다는 점도 신선하게 들렸다. 자신의 힘보다 노래 그 자체의 힘을 믿는 사람이 그렇게 노래부를 수 있다. 우리는 그런 노래에서 늘 위안받는다. ★★★☆

 

[김용민] 『Surge 7.4』라는 앨범 제목처럼 삶을 파동으로 치환했다면, 「Are You Crying?」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움직임이다. 뮤지션이 의도인지, 음악에서 가장 큰 진폭은 바로 그녀의 목소리이며, 주변의 사운드는 심심하게 흘러가다 못해 무미건조하게 예쁘다. 겉으로 비춰지는 한 겹의 도시 풍경은 꽤나 아름답지만, 그 겹의 속살은 더할 나위 없이 버썩버썩하다. 그 속에서 신설희의 목소리는 작지만 고고히 흘러가는 생명력을 지닌다. 다만 ‘이런 촉촉한 사운드에 끈적끈적한 보컬과 반복되는 루프식 구성이 어울리는가?’는 단편적이면서도 유효한 질문이다. 소위 말해 각 자원들에 기대하는 감정의 고조가, 절정에 다다러서도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설명에 있다시피, 그렇게 의도한 음악일 것이다. 하지만 그걸 받치기 위한 가사의 건조함이, 그러면 또 아쉽다. 그와는 별개로 극한에 가까운 정교한 보컬은 찬사를 보낼 수밖에. 각 마디에서 들숨과 날숨이 이렇게 조화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귀한 목소리의 천명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그 조금의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

 

[박관익] 아이리쉬 풍의 사운드위에 흑인 알엔비 소울픙의 보컬톤. 신설희의 「Are You Crying?」을 처음 들었을 때의 인상이다. 하지만 어쿠스틱한 아이리쉬풍의 사운드보다는 조금 무겁고, 흑인 풍의 보컬톤보다는 조금 가볍다. 이러한 장르적 특징들의 적절한 배치가 그녀의 음악적 색깔을 효과적으로 나타나게 해준다. 레코딩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보컬의 고음부분을 살려둔 것도 장르적 특징을 효과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

 

[정병욱] 음악의 미를 탐구하는 데 있어서 그 구조의 복잡성이나 극적인 서사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은 하나의 관점일 뿐 일률적인 정답이 될 수는 없다. 몇 안 되는 악기 구성과 반복되는 멜로디의 깊은 단순성 속에 화려한 교차와 중첩의 기교로 밀도 높은 감정을 노래에 잘 녹여낸 「Are You Crying?」가 모범적인 반례이다. 악기 편성이나 순간의 사운드, 선형적 서사 등 얼핏 데뷔 이래 가장 욕심을 줄인 것처럼 들리는 이번 앨범 및 노래의 방법론은 사실 선명하게 그릴 수 없는 순간의 감정을 스케치하고자 했던 앨범의 주제를 고스란히 대변한다. 악기와 보컬, 코러스 등이 전형적인 점층적 구조를 그리는 것 같았던 도입부와 다르게 결국 일순의 입장과 퇴장을 반복하며 러닝타임의 단면들을 커다란 감정의 덩어리로 채워 넣는 노래의 비선형적인 표현 및 몽환적인 감상이, 신설희의 감성에 가장 잘 어울리는 형식으로 완성되었다. 보컬의 허무. 음악과 가사의 불안과 몽상. 이들을 담아내려는 치열한 고민에서 느껴지는 자기성찰. 곧 불안한 감정과 깊은 성찰의 치기 어린 이중 모션이 성숙하게 발현된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

 

[차유정] 나른하게 부유하는 가운데 오직 나만은 뜷어지게 세상의 한 지점을 바라보고 있노라고 소리치는 듯한 은근한 자신감은 짐짓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마음을 묵직하게 만드는 기술을 시전하면서 타인의 아픔과 상처를 들여다 보는 스타일은 사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세세한 배려가 없다면 그 자체로 힘든 동정으로 추락할 여지가 크다. 하지만, 이 곡에서는 내가 타인을 동정하는 것인지 일상의 무게속에서 내가 흐느적 거리는지 혼란스러워 하는 듯한 느낌이 비친다. 조금은 강단있게 자신이 지목하는 시선이 누구를 향해 있는지 말해줄 필요가 있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Are You Crying?
    신설희
    신설희
    신설희, 김환수, 오야생조래광현, 윤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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