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94-5] 티어파크 「Kinder」

티어파크 (Tierpark) 『Vacance』
92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04
Volume 3
레이블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박병운] 김세희의 드림 팝 멜로디 위에 얹어진 청아한 보컬은 곡의 진행이 계속될수록 리드미컬한 변덕을 부리는 연주들과 때론 불협에 가까운 어긋남을 의도하는 듯하다. 그런데, 그럴수록 티어파크만의 듣는 재미는 배가된다. 고집스러운 심기를 숨기지 않는 베이스를 비롯해 포스트 록 또는 프로그 록을 닮아가는 각 파트들은 티어파크의 음악에 대한 친숙한 만남과 기대를 적절히 배신하는 인상적인 후일담을 깊게 남게 한다. 형언하기 힘든 채색감이라는 이 공감각적 경험을 추천한다. ★★★★

 

[정병욱] 아무리 동물에 대한 애정 혹은 보호 명목이라 할지라도 어찌 되었건 동물에게 있어 동물원(Tierpark)의 존재는 위선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일찌감치 ‘동물원 선진국’으로 불려온 독일에서는 주체로서의 동물의 권리와 삶을 배려한 동물원들이 꽤 있어왔다. 티어파크가 다국적 밴드임에도 굳이 독일어 단어를 밴드의 정체성으로 삼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생뚱맞아 보이는 서두는 이에 대한 필자 나름의 추측 및 해석과 관련이 있다. 매번 자기만의 순수한 미학과 이상에 다가서면서도 그것이 단지 폐쇄적인 공간에 머물거나 주체의 편이든 객체를 향하든 일방적인 방향성을 띠는 것이 아니라, 청자가 적당한 거리 만큼 따라오도록 넉넉한 여지를 주거나 그 사이 아슬아슬한 접점을 마련하는 데 성공한다면, 최소한 경험과 소통의 측면에서 그 음악은 완벽한 음악이다. 곧 ‘아이들’을 뜻하는 제목의 이 노래는 “어린아이의 심상과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설명 없이도 눈치챌 수 있을 만큼 주체의 친절하고 겸손한 의지가 고스란히 사운드로 구현되어 있다. 서태지의 「chrismalo.win」(2014)이 명백히 어른이 들려주는 아이들의 동화라면 「Kinder」는 다 이해할 수 없는 아이들의 동화 속에 어른이 공손하게 참여하는 격이다. 포스트락의 부정형성과 드림팝과 슈게이징의 몽환적인 사운드, 매스록의 리듬 패턴 등이 익숙하다고 하기엔 불투명하고 새롭다고 하기엔 낯익은 광경으로 매번 다르게 펼쳐져왔던 티어파크의 세계가 밴드의 의지 및 정체성과 가장 어울리는 구성물을 찾아냈다. 지글거리는 노이즈와 영롱한 선율이 공존하는 진입로를 지나 맑은 음성으로 불안하게 떨리는 김세희 보컬을 만나고, 또 다시 몇 번이나 계속되는 리듬의 변주와 사운드 전환에까지 휘말리면 춤도, 논리도 아닌 묘한 완급을 즐기는 청자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별다른 서사 없이 마치 아이들의 감정과 상상을 의식의 흐름대로 풀어놓은 듯한 가사는, 실은 그들에게 있어 가장 솔직한 이성임을 「Kinder」는 대리 고백한다. 가사와 주제에 발 맞추기 위함인지 음악의 서사 역시 쉴 새 없이 진화와 전환을 거듭하지만 이는 정처 없는 미로이기보다 화려한 욕심을 버린 소박하고 낭만적인 놀이동산에 가깝게 일정한 호흡과 부침대로 흘러간다. 주로 강한 자의식의 발로가 ‘멋’이 될 수밖에 없는 록의 언어 그리고 언뜻 오만해질 수 있는 객체를 차용하면서도, 과잉을 방지하고 이를 조율할 좋은 명분과 합당한 방법론을 찾아낸 이 노래에 상찬을 보탠다. ★★★★

 

[조일동] 재즈의 영향이 느껴진다고 막연히 말하기보다 근자 해외 매쓰록(Math Rock)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Chon이 감지된다고 얘기하면 적절하지 않을까? 리듬부터 메인 멜로디를 이끄는 기타 리프에 이르기까지 한시도 편하게 진행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박자를 분해하며 섬세하게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낸다. 분주한 연주자들의 손놀림에 아랑곳하지 않고 툭 던지는 보컬리스트의 여백이 느껴지는 노래는 오히려 밴드에 신선함을 불어넣는다. 연주를 담당한 멤버들에 비해 존재감이 적게 보일 수도 있으나 실은 보컬리스트 김세희가 자아내는 대미의 미학이야말로 비슷한 성향의 해외 매쓰록 밴드들과 확실히 차별되는 티어파크의 핵심이다. ★★★★☆

 

[차유정] 꼬여있는 실타래를 천천히 풀어내듯, 정교하게 짜여진 리듬이 묘하게 잘 어울린다. 일상의 이질감과 꿈꾸는 환상 사이에서 애매하게 외줄타기하는 심정을 멋지게 조율하고 있다.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리는 음악이라고 단정내리기 전에 복잡 미묘한 심정을 먼저 헤아리게 되는 트랙.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Kinder
    김세희
    티어파크
    티어파크

Editor

  • About 음악취향Y ( 3,444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
Error Message : Query was emp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