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20-1] 기린 「DJ Light, DJ Wegun (feat. Zen-La-Rock, DJ Light, DJ웨건)」

기린 『DJ Light, DJ Wegun』
1,23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10
Volume Digital Single
장르
레이블 에잇볼타운
유통사 지니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기린이 장르를 대하는 태도는 사뭇 섬세하다. 그는 단순히 레트로를 복기하지 않고, 철저히 오소독스하면서도 섬세하게 챙겨간다. 자신이 추구하는 장르에 대한 애정이 없이는 양립 불가능한 덕목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린의 레트로는 단순히 머리 굴려가며 동그란 뿔테 안경으로 치장하며 부르는 레트로와는 다르다. 기린에게 뉴잭스윙이나 스크래치와 같은 요소들은 단순히 패션이 아니라 그가 하고자 하는 음악의 본질이기에 그렇다. 그것은 촌스럽다는 리스크를 달고 살았을지언정,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고집을 일관되게 추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그렇다고 그가 미래 세대의 음악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의 곡이 지닌 섬세함이 바로 그런 증거다. 촌스럽게 비춰질 수도 있는 이런 요소들을 마감질하는 그의 노력은 결코 이 작업이 답습이 아니라 창조임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그 점에 지지를 보내고 싶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과 상관없이 자신만의 세계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한 두 명쯤은 필요하다. 기린 같은 아티스트들은 더더욱 그렇다. ★★★☆

 

[김성환] 한일 힙합 아티스트들이 의기투합한 결과물인 이 곡은, 사실 기린의 랩 퍼포먼스보다는 그가 이 곡을 완성하기 위해 생각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어떻게 곡 속에 녹아있는가에 집중해서 들여다 봐야 한다. 그야말로 진짜 1980년대 초반 '올드스쿨' 힙합, 브레이크 댄스를 포함해 초창기 미국 힙합 문화의 형성 이후 정착해가던 시절의 신스 비트와 스크래칭을 담고, 그 위에 기린과 일본 래퍼 Zen-La-Rock의 서로 다른 언어로 된 랩이 전-후반을 맡으면서 중심을 잡는다. 요새 힙합 곡들에 익숙한 어린 세대들에게는 혹시 '이런 플로우도 없는 무미건조한 랩이 있는가?'란 평가마저 들을 수 있을 한계를 이렇게 뚝심 있게 돌파해내는 기린의 태도를 보면 그의 올드 스쿨에 대한 애정이 진심임을 확인하게 된다. 곡 제목에 언급된 두 명의 DJ가 선보이는 정통 스크래칭의 진수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이 곡은 반갑기만 하다. ★★★

 

[김정원] 가끔은 형식을 부활시키는 것만으로도 가치를 획득할 때가 있다. 기린은 언제나 장르의 부활을 답습 이상의 음악적 수준을 갖춘 재현으로 일으켜왔다. 뉴잭스윙을 비롯한 90년대에 천착해왔던 그가 이번에는 시간을 더 뒤로 돌렸다. 이 곡은 결코 미국스럽지 않은 브레이크비트에 한일 양국의 DJ가 배틀 포맷으로 스크래치를 더했다는 사실만으로 복고적 가치를 획득한다. 원류에 과거와 현재를 가로지르는 듯이 수민, 후디, 재키와이의 목소리를 더한 리믹스 버전까지 듣고 나면 조금은 뜬금없게 느껴졌던 기린의 시도가 더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

 

[차유정] 스크래치의 대결구도 속으로 빨려들 것인가? 아니면, 내 안의 리듬을 재생할것인가? 이 싱글은 '둘다'라고 태연하게 말한다. 하나의 리듬을 단순하게 끌고 가면서 지속적으로 간략하게 표현할수 있는 수단으로 스크래치를 끌고 오는 방식은, 정해진 시간 안에서 좋아하는걸 다 쏟아 보겠다는 집념, 그리고 각자가 생각하는 비트와 흑인음악을 응축시킨 작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힙이나 레트로라는 단어가 공중을 떠다니는 이 시기에 단어가 지닌 일반적인 기대감을 만족시켜줄 음악이 아니라, 음악이 어떤 리듬과 언어로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는가를 중후하게 풀어놓은 역작이다. 역시 탐구의 언어와 정보의 언어는 입구가 다르다는 것을 이 싱글은 제대로 알고 있는 것 같다. 상큼하기 그지 없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DJ Light, DJ Wegun - Zen-La-Rock, DJ Light, DJ 웨건
    기린, Zen-La-Rock
    기린, 브론즈
    브론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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