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76-1] 김현철 「We can fly high」

김현철 『돛』
88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11
Volume 10
장르
레이블 에프이스토어
유통사 카카오엠

[김병우] 그 시절의 시티팝을 재현했다느니, 아니면 김현철이 돌아왔다는 이야기 모두 과잉 해석이다. 다른 무엇보다 세션의 연주가 보여주는 '밀도'가 귀에 들어온다. 상당히 복잡다단한 구조를 띠고 있음에도 난삽하지 않아서 프로듀서의 김현철이 지니는 미덕을 얼핏 엿볼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이 곡은 1집 보다는 4집 이후의 앨범들과 맞닿아있다. 지금은 그가 당시의 밀도를 회복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차라리 김현철이 본디 해왔던 것들을 하기 위해 자기 점검을 했다고 하는 편이 정확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밀도를 추구하지 못하고 눙치는 사람들이 생각나서, 한동안 오래 기억에 남았다. 시티팝을 추구하겠다면서 나온 음악들보다 이 한 곡이 훨씬 솔직하고 정직하다니. 그 사실에 울어야 할 지, 웃어야 할 지. ★★★☆

 

[김성환] 과거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은 ‘복면가왕에 나오는 연예인 패널’로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김현철은 새로운 음악 활동을 하지 않은 채 10년 이상 과거에 머물러 왔다. 흥미롭게도 일본 시티팝의 유행이 한국에 불어온 후에야 한국의 8090가요에서 이와 비슷한 성향의 곡들을 찾는 바람이 불었다. 그 중에서도 동아기획의 음악들, 특히 빛과소금과 김현철이 함께 재조명을 받았고, 젊은 음악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김현철의 전성기 시절 작품들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김현철 또한 방송활동을 하면서 오랜 기간 신곡들을 쌓아왔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드디어 결과물들을 대중에 공개하기 좋은 타이밍이 된 것이다. 『Fe's 10th : Preview』(2019)라는 제목의 EP로 피쳐링 보컬들과 만든 곡들을 선공개한 후, 더블 앨범으로 전체를 공개했다. 새로 공개된 12곡 가운데 역시 후배 보컬들이 참여한 곡들이 절반을 차지한다는 것은 그의 1990년대를 기억하는 이들에겐 조금의 아쉬움으로 닿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이번 작품에서는 확실히 자신의 초창기 음악들이 지닌 장점들을 여러 곡들에서 잘 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음악의 ‘돛’은 확실히 달았음을 느낄 수 있다. (1020세대 팬들에겐 시티팝으로 들려올) 퓨전 팝-록 트랙인 이 곡에서 그는 자신이 보컬로 전면에 나서기보다 세션 멤버들과 함께 하나의 음색으로서 조화를 이루는 데 더 중점을 둔다. 보컬리스트로서보다 프로듀서로서의 시선에 방점을 둔 셈인데, 그 덕분에 근래의 주류 가요들 가운데 감히 듣기 힘들었던 ‘연주의 매력’을 한껏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중간중간 과감하게 넘실대며 전면에 튀어나오는 베이스 연주와 중용을 지키는 혼 섹션, 그리고 기타가 전하는 드라이빙감은 훌륭하다. 그간의 음악적 명예에 절대 누가 되지 않을 준수한 결과물이 적절한 시기에 돌아와서 참 다행이고 기쁘다. ★★★☆

 

[차유정] 김현철의 데뷔와 휴지기를 오롯이 지켜보며 음악을 접한 사람의 입장에서, 그의 음악 장르를 시티팝이라 명명하는 것은 과정을 너무 많이 생략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현철의 음악은 시티팝을 지형적 요소안에서 벌어지는 모노드라마로 한정시키기엔 스펙트럼이 넓었다. 다만, 그러한 재능이 퓨전재즈라는 유행에 묻어가면서 드러났던 시기였다. 막 데뷔한 후 「그대안의 블루」(1993)가 영화 음악이라는 제약 조건과 무관하게 히트했었다. 끈끈함이 없는 세련된, 하지만 이상한 여운으로 가득한 노래였다. 기승전결이 잘맞아 떨어지면서도 약간의 여운이 가미된, 세련됨이 흐르는 스타일인 것이다. 오랜 휴식 끝에 나온 이번 싱글도 여전히 다듬어진 테크닉은 군데군데 날이 서 있다. 자신의 음악을 제련했다기 보다는 어떤 감성을 가지고 음악에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심사숙고한 인상이 강하다. 그런 김현철에게 조심스럽게 바라는 것은 본인이 추구하는 세련미에 가려진, 내성적이고 조용한 감정을 드러내주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 싱글은 워밍업을 하는데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We can fly high
    박창학, 김현철
    김현철
    김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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