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26-1] 로큰롤라디오 「The Mist」

로큰롤라디오 (Rock'n'Roll Radio) 『The Mist』
1,21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11
Volume Digital Single
장르
유통사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신시사이저가 만든 질감에서 밴드 사운드로 이행되는 과정이 안개가 퍼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목 놓아 울었다고 외치는 대목에서만 목소리가 뒤집어지는 선에서 그치던 감정도 나를 둘러싼 상황과 나의 상황을 나누어 부르던 코러스와 보컬의 관계로 발전하더니, 이내 후반부의 '난 싫어'라는 말을 끊으며 휘몰아치는 후주에 힘을 불어놓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절정에 오르는 순간에 그친다. 곡은 그렇게 안개로 둘러싸인 모호한 자리에서 모순된 자신의 목소리를 밝히는 일은 결국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체현(體現)한다. 후주에 넘실대는 다이나믹한 연주는 그래서 더욱 아이러니하게 다가온다. 신나게 휘몰아치며 비극을 선택하는 사람의 표정이 그 안에 어려 있다. 이 질주에는 어떤 가식도 없다. 그래서 더 스트레이트하다. 더불어 듣는 이의 폐부에 깊숙하게 꽂힌다. 이러한 난장에 모호한 세상은 잠시 흔들릴 것이다. 그러나 그런 흔들림 속에서 우리는 늘 자신의 맥박을 찾아내지 않던가. ★★★★☆

 

[김성환] 데뷔작 『Shut Up And Dance』(2013)를 시작으로 로큰롤 라디오는 사이키델릭과 클래식 기타록의 향기를 머금으면서도 1980년대 뉴웨이브/신스팝 밴드들처럼 매끈한 리듬과 그루브 센스를 동시에 가진 그들만의 '로큰롤'을 꾸준히 만들어왔다. 특히 전작 『무의미의 축제』(2018)에서는 더욱 포스트펑크/뉴웨이브적인 요소들이 강화되는 경향을 보였던지라, 그들의 라디오 주파수가 점점 '80s'로 향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갖게 했다. 전작 이후 약 8개월 만에 공개된 「The Mist」는 그간 이들이 보여준 장점들의 밸런스를 다시금 튜닝하려는 의도를 담은 트랙이라고 볼 수 있다. 일단 80년대 서구 신스 팝 또는 미국식 AOR밴드들의 곡에서나 느낄 수 있을 법한 도입부의 신시사이저 건반 루프부터 귀를 집중하게 만들고, 언제나 그룹의 사운드의 중심을 잡는 김내현의 저음 보컬이 곡의 분위기를 다잡는다. 하지만 이 곡의 진짜 매력은 중반부부터 서서히 휘몰아치기 시작하는 김진규의 기타 연주다. 철저한 드라이빙감을 추구하면서도 촌철살인처럼 찔러대는 격렬한 그의 연주는 포스트펑크와 하드록 기타의 교점을 확실히 찔러주며 쾌감을 이끌어낸다. 근래에 그들이 만든 곡들 가운데 가장 야성이 잘 살아난 곡이자 이후 신작의 방향을 기대하게 만드는 멋진 트랙이다. ★★★★

 

[박병운] 먼저 뮤직비디오 이야기. 언제부턴가 싱글아웃에서 다루는 곡들 중 안팎으로 죽음에 대한 테마에 연관된 곡들의 수가 적지 않은 기분이다. 세월호 이후의 한국 대중음악이 앓고 있는 후유증과도 연관 있어 보이고 (물론 이 곡이 그 사건에 대한 언급을 다루는 곡은 아니다) 여러모로 한국 사회가 죽음에 있어선 '이후의 긍정'이나 '내세의 열락'으로 여유있게(?) 다룰 수 있는 폭이 극도로 협소한 사회라는 점도 있는 듯하다. 본작 역시 곡의 서두를 장식한 신시사이저와 베이스 등은 자욱한 안개처럼 묵직하게 보이지 않는 어떤 권능을 묘사하며 진행한다. 여기에 김내현의 마초적인 보컬은 무게를 배가하며 곡을 전체적으로 밴드의 전작들과도 차별화된 감상으로 인식하게 한다. 짧지 않은 러닝 타임 속에 중반에 들어서서 가속을 밟는 곡의 국면 전환은 시종일관 침통한 비극의 어조를 딛고 기이한 활력과 더불어 한편으로는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삶의 고통스러운 수난이라는 궤, 그 단단한 힘을 아이러니하게 들려준다. 밴드의 이력에 기억될 작품 하나가 여기에. ★★★★

 

[차유정] 화려하고 무겁게 쌓아올릴 것인가, 무거운 상념 속에서 계속 한발씩 옮길것인가? 내가 듣기엔 후자를 선택한 것 같다. 질척거리는 무거움 안에서 형언하기 힘들게 솟구치는 욕망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사운드의 명과 암을 조절하는 부분에서 밝음과 어둠의 포인트를 확실하게 선택한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귀에 팍팍 꽂히는 기타 솔로가 의도하지 않게 붕 뜬감이 없지 않다. 이것 저것 담아내려는 욕심보다 역시 원하는 사운드의 지점이 어디였나를 좀더 명확히 짚어줄 필요가 있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The Mist
    로큰롤라디오
    로큰롤라디오
    로큰롤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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