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무난한 그루브 위로 드럼과 피아노, 신스 베이스가 각각 떠다니는, 다소 산만하거나 트렌디함에 대한 과욕이 느껴지는 알앤비 곡입니다. 하지만, 단단하게 중심을 잡는 베이빌론의 확실한 보컬 스킬이 이러한 산만함을 어느 정도 상쇄합니다. 이런저런 번외 작업 때도 느꼈던 바지만, 진성과 가성을 오가는 베이빌론의 보컬은 영미권의 트렌디한 알앤비 보컬리스트들을 닮았습니다. 빈첸의 파트는 톤도 그렇고, 템포도 그렇고 곡의 변곡점으로서의 기능은 확실하게 수행하는데, 곡 전개 상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차유정] 리듬을 살릴것인가 에로틱한 관점을 더 부각할것인가 하는 갈림길에서 고민한 흔적이 느껴진다. 적당히 그루브하고 기름진 한국식 알앤비 넘버를 뽑는 것이 보다 급선무였겠지만, 단순히 잘 만든 음악에 집중하는 것보다 곡을 어떤 이미지에 투영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에로틱한 무드를 타는데 좀 더 힘을 실어준 것 같다. 이마저도 한국식 알앤비의 틀을 완전히 다 벗어던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