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안녕, 魔王 #8] 역사의 흐름을 바라보는 관조자의 눈길

신해철 『OST : 영화 《정글 스토리》』
1,45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1996.07
Volume 3
레이블 Revolution No.9



신해철은, 시대가 흘러가면서 부스러기를 내놓는다는 사실을, 그리고 자기 또한 그 부스러기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적어도 96년도의 그는 그랬던 듯 하다. 이 앨범은 그가 70년대의 부스러기들에게 바치는 웅장한 조가이다. "무엇이 옳았었고 / 무엇이 틀렸었는지 / 이제는 확실히 말할 수 있을까"라고 신해철이 70년대를 향해 중얼거릴 때, 어떤 이들은 채 이루어지지 못한 ‘서울의 봄'과, 10년 뒤 다시 실패한 정권 교체에 대해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마왕’ 신해철의 정치적으로 열띤 모습에 비하면, "모두 지난 후엔 말하기 쉽지만/ 그때는 그렇지 않았지"라고 말하는 신해철에는 불안감이 서려 있다. 먼훗날 우리는 무엇을 옳다 말하고 무엇을 그르다 말하고 있을까. 인력으로 멈출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을 바라보는 관조자의 눈길이 그런 것이다.


앨범 곳곳에서 드러나는 또 하나 흥미로운 사고의 흔적이 있다. "내 할 일은 알아서 해왔"으니 신경 쓰지 말라고, 여자 랩퍼의 목소리를 빌려 이야기하던 신해철은 「아주 가끔은」의 훅에서 다시 "때론 미쳐 보는 것도 좋아"라는 조언으로 한발짝 물러난다. 『정글 스토리』 앨범 전반에서 신해철의 개인주의는 세상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머뭇거린다. 세상에서 버림받은 ‘백수’만큼이나 분명한 ‘개인’이 어디있겠느냐마는, 이 개인은 다시 세상에게 ‘이 공간에 있을 이유를’ 달라고 부르짖는다. 사회적 책임과 권위로부터 벗어난 ‘개인'과, 그 존재에 가치와 당위를 부여하는 ‘사회'의 줄다리기가 이 앨범에는 그렇게 녹아들어있다.


신해철은 소수의 엘리트가 쥐고 있던 정치적/문화적 권력이 대중에게 넘어가던 그 과도기, (민중이 아닌) 대중의 취향은 물론 목소리까지 대변하려 했던 존재였다. 이 앨범은 그 노력의 가장 뚜렷한 성과다. (비슷한 의도가 『내일은 늦으리』(1992)에도 배어있을테지만, 이것은 신해철의 독집 음반이 아니므로 제외한다.) 그리고 그 과도기가 끝난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이 공간에 있을 이유'를 찾고 싶어하고 있지 않는가?


Credit

Written, Composed, Arranged & Conducted by 신해철
(except Track 2 written & composed by 김창훈, Track 1,9 string arranged by 김동률)

Produced & Directed by 신해철 for Revolution No.9
(Track 1,4,9 Co-Produced by 김동률 , Track 2,3,5,6,7,8 Co-Produced by 김유성)

Executive Producer 김경남 for Revolution No.9

신해철 : Lead & Rhythm Guitar, Bass Guitar, Synthesizers, Organ, Computer Programming, Lead & Backing Vocal
김동률 : Piano (Track 3,4,7,8)
김세황 : Lead & Rhythm Guitar (Track 1,3,9)
이수용 : Drums (Track 1,3,5,8,9)
이정식 : Sax Solo (Track 6), Flute Solo (Track 7)
김건수 : Acc. Guitar (Track 8)

Mixed by Mick "Grand Master" Glossop
Recorded by 이유억
Assistant Engineer : 김지연, 김은석, 홍성호 (한국음반)
Recorded & Mixed at Universal Studio, Seoul, Korea
Mastered by Ian Cooper & Mick Glossop
Mastered at Metropolis Mastering Studio, London, U.K.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Main theme from JUNGLE STORY - part 1 (inst.)
    -
    신해철
    신해철, 김동률
  • 2
    내 마음은 황무지
    김창훈
    김창훈
    신해철
  • 3
    절망에 관하여
    신해철
    신해철
    신해철
  • 4
    Main theme from JUNGLE STORY - part 2 (inst.)
    -
    신해철
    신해철
  • 5
    白手歌
    신해철
    신해철
    신해철
  • 6
    아주 가끔은
    신해철
    신해철
    신해철
  • 7
    Jungle Strut (inst.)
    -
    신해철
    신해철
  • 8
    70년대에 바침
    신해철
    신해철
    신해철
  • 9
    그저 걷고 있는 거지 : Main theme from JUNGLE STORY - part 3
    신해철
    신해철
    신해철, 김동률

Editor

  • About 권민기 ( 3 Artic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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