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안녕, 魔王 #19] 영원히 계획으로 남게 된 밴드의 지향

넥스트 (N.EX.T) 『666 : Trilogy PartⅠ』
1,976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08.12
Volume EP
레이블 휴먼Ent.



분명 팬들에게는 유감일 것이다. 신해철의 분신과도 같았던 넥스트의 마지막 앨범이 6집 『666 Trilogy Part I』으로 장식된다는 것이 말이다. 그만큼 이 앨범은, 전 멤버였던 김세황과의 재결합이라는 이슈와 그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것이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전작 『The Return Of N.EX.T Part III : 개한민국』의 저조한 평가와 이어져 넥스트에 대한 회의론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여지는 밴드의 모습도 위태해보였다. 사실 이 앨범 이전까지 신해철을 포함한 멤버들이 노바소닉, 비트겐슈타인 등으로 ‘헤쳐모여’ 하는 역사가 있었고 각자의 길은 상이했다. 그랬던 멤버들과의 재결합은 겉으로 보여지는 것만큼 기대치가 높은 것 보다는 밴드 내부적으로 굉장히 긴장어린 상태가 됨을 의미한다. 김세황은 신해철의 독단적(?)인 작곡과 편곡에 반기를 들었던 역사도 있지 않은가. 그리고 데빈의 탈퇴로 6인조 체제에 대한 기대도 깨졌다. 그런 긴장감 때문인지, 『666 Trilogy Part I』 쇼케이스는 연이은 폭탄 발언의 향연이었다. 가장 중심적인 사회비판곡인 5번 트랙 「Cyber Budha Company ltd.」을 두고는 "콩나물 머리 다섯 개로 된 멜로디의 반복, 세 가지가 넘지 않는 악기 편성의 곡을 작곡해 다른 사람이 전화 받는데 시중들 음악을 만들고 싶진 않았다"고 했다. 또한 당대 최고 인기 걸그룹이었던 ‘원더걸스’의 후크송을 겨냥해 “궁둥이 흔드는 음악”이라는 말을 남겼다. (물론 이는 농담조였던 현장분위기를 빼고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농간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물론 언론에선 한바탕 논란이 벌어졌다.


역설적으로, 이 앨범은 넥스트 역사상 가장 밴드다운 앨범이 되었다. 이런 쇼케이스 사태를 뒷받침 하듯이, 가사는 직설적인 성향 더하기 직설적이 되어있었고 사운드는 오히려 장르 레퍼런스에 가까운 형태로 치닫는다. 첫 곡 「Eternal Winter Suite : PartⅠ The Last Knights」의 길이는 원래 넥스트 앨범의 성향과는 반대로 2분의 짧은 러닝타임으로 끊는다. 그리고 그 여백을 고스란히  「The Empire Of Hatred : 증오의 제국」으로 넘겨버리는데 이상하게(?) 신해철 특유의 욕심이 보이지 않는다. 뭔가 빈틈이 보이면 무언가라도 채워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그의 특성에 반기라도 들 듯 기타, 키보드, 베이스, 드럼이 간만에 제 위치에서 정석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좋고 나쁨의 가름이 아니라, 넥스트라는 밴드가 장르적 레퍼런스를 지향했을 때 볼 수 있는 ‘보통에 대한 흥미로움’이 작용하는 장면이라는 것이다. 마치 가사에 힘을 실으려 사운드에 대한 관심유도를 배제한 듯 한 움직임은, 기타 리프의 맥을 짚기조차 힘들었던 평소 성향에서는 보기 힘든 진기한 풍경이었다.


신해철의 디스코그라피를 두고 가장 비판받았던 내용은 너무 백화점식 구성을 선호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666 : Trilogy PartⅠ』만큼은 메탈부터 펑키까지, 딱 허용할 수 있는 범위의 구성이 이뤄졌다. 단 5곡의 EP 형태라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메시지의 집중도만큼 신선함보다는 밴드로서의 역량을 자랑하는 작품으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물론 『Return』 시리즈처럼 신해철이라는 인물의 ‘진기함’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아니었지만 리드 기타로서의 김세황의 농익은 연주, 그리고 키보드와의 주고받는 상호작용은 Next 'N.EX.T'를 가늠할 수 있었던 나름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그러나 그 다음의 기회는 사라졌다. Trilogy라는 이름처럼, 본래 3부작으로 기획되었던 6집도 결국 미완의 상태로 남게 되었고 밴드가 가려했던 그 길도 영원히 계획으로 남게 되었다. 이것이 더욱 먹먹한 것은, 사실상 마왕이 음악으로 음악계에 마지막으로 던지는 메시지인 「Cyber Budha Company ltd.」 또한 음반시장에 의한 (의도적) 미완의 곡이란 것이다. 그의 삶 또한 비정상적인 'Moral Hazard'에 의해 미완이 되어버린 것처럼.  


Credit

Produced by 신해철
Performed by N.EX.T

N.EX.T. is
신해철 : Vox
김세황 : Elec. & Acc. Guitars, Sitar, Backing Vocals
지현수 : Keyboards, Orchestration, Backing Vocals
제이드 : Bass, Computer Operation
김단 : Drums, Percussions

Recorded by
조상현 at Aim Studio, MOL Studio
N.EX.T at DrunkenAeroPirate Studio
Assisted by 홍용철

Mixed by 신해철 at DrunkenAeroPirate Studio
Assisted by 제이드

Mastered by Tatsuya Sato of Sterling Sound in NY., USA
Mastering Coordination by Jenna Cho

Executive Produced by 이철민 for 휴먼Ent.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Eternal Winter Suite:Part I. The Last Knights
    신해철
    신해철, 지현수
    -
  • 2
    The Empire of Hatred:증오의 제국
    신해철
    신해철, 김세황, 지현수
    -
  • 3
    개판5분전 공중해적단 Part II
    신해철
    신해철, 김세황
    -
  • 4
    Dance United
    신해철
    신해철, 김세황, 지현수
    -
  • 5
    Cyber Budha Company ltd.
    신해철
    신해철, 김세황, 지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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