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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Out #3-1] 원초적 파워와 그루브의 충실한 계승

웨이스티드쟈니스 (Wasted Johnnys) 『Cross Road』
1,13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5
Volume 1
레이블 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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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어떤 아티스트의 음악을 음반이나 음원으로 처음 만났을 때보다 실제 공연장이나 홍대나 로컬 클럽들의 무대에서 가깝게 지켜보는 것으로 첫 경험을 했을 때, (만약 그 느낌이 긍정적으로 다가왔다면) 더욱 그 아티스트에 대해 더 많이 관심을 갖게 되고, 파고들게 되는 것 같다. 2011년 안지(Angie, 기타/보컬), 닐스(Nils, 베이스)의 만남으로 출발해 2012년 드러머 김영진의 합류로 완전한 밴드의 구성을 갖추게 된 웨이스티드 자니스 역시 내게는 그런 밴드 중 한 팀이었다.

 

그들은 이미 홍대에서만 4년째 꾸준히 공연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미 2013년에 첫 EP 『Get Wasted!』를 공개했던 팀이지만, 사실 그 EP의 감상보다 그 시절부터 홍대 클럽 무대에서 열정을 다해 연주하고 무대를 들썩거리게 만든 세 사람의 모습을 보며 호감을 가진 것이 더 먼저였다. 일단 무대 위에서 매우 열정적인, 그리고 곡에 따라 발랄함부터 표효, 진한 슬픔의 표현까지 다양하게 소화할 줄 아는 패기넘치는 보컬리스트 겸 기타리스트 안지의 매력은 물론, 나머지 두 멤버들이 받쳐주는 탄탄한 리듬 파트까지 세 사람의 연주의 합은 서구 블루스 록/개러지 록 밴드들이 갖는 (일부러 덜 정제된) 원초적 파워와 그루브를 충실하게 계승하고 있다.

 

이미 라이브에서는 대중을 끌어들일 매력을 충분히 보여줬기에, 이들이 드디어 정규 앨범을 녹음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과연 이들이 무대에서 보여주는 열정과 에너지가 얼마만큼 레코딩 속에 충분히 녹아들어갈 것인가에 개인적으로는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음반 전체를 감싸는 사운드의 질감은 충분히 라이브 연주에서의 에너지를 잘 살려주면서도 퍼지거나 뭉개짐 없이 각 파트의 연주를 충실히 잡아주고 있다. 안지의 보컬 트랙 역시 (라이브에서 들을 때가 좀 더 원초적인 감흥이 있긴 하지만) 스튜디오 버전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드라마틱함을 유지했다.

 

수록곡들의 구성은 대부분이 블루스 록(그 중에서도 텍사스 블루스 스타일에 가까운)과 개러지 록, 펑크 록의 특성을 곡에 따라 적절히 배합한 활기로 가득한 업비트 곡들 사이에서 1-2곡의 차분한 트랙들이 청자의 숨을 돌려줄 쉼터 구실을 한다. 둔탁한 베이스와 끈적한 기타 연주(와우 페달의 적절한 활용이 매력적임)가 주고받는 난장이 인상적인 첫 트랙이자 연주곡 「Get Wasted」가 앨범의 지향점을 확실히 예고하고, EP에 실렸던 곡의 새 버전인 「Crossroad Meat The Devil」의 하드한 블루스 록, 개러지 펑크의 원초성이 확실하게 강조되면서 안지의 보컬의 다이나믹함과 중반부의 폭풍같은 솔로로의 전환이 인상적인 「Dirty Woman」, 편곡의 미니멀함을 의도하면서 달려주는 그루브를 드러낸 것이 오히려 트리오 연주의 짜임새 있음을 강조하는 결과를 낳은 「Beat」 등이 밴드의 정체성을 청자들에게 명쾌하게 드러내면, 앞선 곡들과 다른 안지의 보컬의 섬세함과 우수를 녹여낸 록 발라드 「We Are More Than Just Lovers」가 전반부의 쉼터로서 애상적 낭만을 전한다.

 

후반부로 넘어가면, 마치 주차했던 자동차에 다시 시동을 걸듯 미니멀한 개러지 록 그루브로 심플하게 분위기를 끌어올려주는 「냄새」,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경쾌한 록커빌리 블루스 트랙인 「뜨거운 것이 좋아」, 안지의 기타와 닐의 베이스의 블루지한 솔로와 리듬 워크가 충실한 합을 이뤄내며 꽤 헤비한 결과물을 뽑아낸 「Hey, My Youth, Bye」, 안지의 표효 위에서 신나게 달려가는 로커빌리 부기 트랙 「Sign」, 전반부에도 수록되어 있지만, 역시 원래 라이브에서 보여주던 영어 버전이 확실히 곡의 분위기와 더 잘 맞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밴드의 음악적 특성의 세 요소가 종합된 트랙이라 할 수 있는 「Witch」 등이 후반부를 신나는 클럽의 땀냄새를 소리로 전해주고나면, 어쿠스틱 기타와 안지의 호소력으로 대미를 장식하는 어쿠스틱 블루스 「Come to My Blues」가 앨범의 아름다운 대미를 장식한다.

 

라이브에서 매우 열정과 현장감을 보여준 밴드의 스튜디오 녹음이 가끔 범하게 되는 ‘약간 김 빠진 아쉬움’은 이 앨범에선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밴드가 내는 소리의 지향점과 곡들이 품은 감성들은 이 앨범 속에서 거의 그대로 잘 담겨있으니까. 웨이스티드쟈니스의 4년의 경력과 경험들이 완성형으로 녹아있는 이 음반은 꼭 블루스/개러지의 장르적인 특성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과거 시대의 사운드를 충실히 2010년대 청춘의 열정 속에 계승한 멋진 앨범이다. 2015년에 가장 에너제틱한 록 음반들 중 한 장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Credit

Executive & Co.Produced by 발전소 Inc.
Produced by 웨이스티드쟈니스
Produced by 조범진 (「뜨거운 것이 좋아」, 「Beat」)

Vocal, Guitar : 안지
Drum : 김영진
Bass : Nils Germain

Recorded by 안지균@Studio CAN, 최성준@Studio 801
Mixed by 박성민, 안지균@Studio CAN
Mastering by 고지선@SUONO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Get Wasted! (inst.)
    -
    안지원
    웨이스티드쟈니스
  • 2
    Crossroad Meet The Devil : Remake Ver.
    안지원
    안지원
    웨이스티드쟈니스
  • 3
    Dirty Woman
    안지원
    안지원
    웨이스티드쟈니스
  • 4
    Witch
    안지원
    안지원
    웨이스티드쟈니스
  • 5
    Beat
    안지원
    안지원
    웨이스티드쟈니스
  • 6
    We Are More Than Just Lovers : Remake Ver.
    안지원
    안지원
    웨이스티드쟈니스
  • 7
    냄새
    안지원
    안지원
    웨이스티드쟈니스
  • 8
    뜨거운 것이 좋아
    안지원
    안지원
    웨이스티드쟈니스
  • 9
    Hey, My Youth Bye
    안지원
    안지원
    웨이스티드쟈니스
  • 10
    Sign
    안지원
    안지원
    웨이스티드쟈니스
  • 11
    Run Away
    안지원
    안지원
    웨이스티드쟈니스
  • 12
    Witch (Eng Ver.)
    안지원
    안지원
    웨이스티드쟈니스
  • 13
    Come To My Room
    안지원
    안지원
    웨이스티드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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