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이상은 30주년 특집 #02] 그림 없는 그림책

이상은 『Lee Sang Eun』
1,35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1989.01
Volume 1
장르
레이블 지구레코드

「Happy Birthday」는 낮은 베이스와 실로폰의 조합 사이로 단조 멜로디를 풀어놓으며 시작한다. 당시 대중들은 이상은이 이런 노래도 부를 수 있다는 사실에 다소 신선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껑충껑충 춤을 추면서 「담다디」를 불렀던 이상은이 이런 곡도 부를 줄 알다니. (기획사는 첫 곡에 맞추어 실제 이상은의 19번째 생일날에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당시의 이상은은 한마디로 '아이돌'이었다. 여러 편의 광고를 섭렵하면서도 주연인 영화가 두 편이나 동시다발적으로 개봉했으며, 《젊음의 행진》의 MC도 맡은 상태였다. 그래도 스스로 본분을 망각하지 않고 학업을 병행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 앨범의 직접적인 활동은 적은 편이었다. 훗날 그녀가 표현한 말마따나, 이 앨범은 이상은의 생활과 괴리되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 앨범이 심각한 졸작이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 당시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 앨범은 어느 정도 균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내 인생을 위하여」같은 곡에서 선보이는 록 세션은 적어도 국내에선 찾아보기 드문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균일감은 프로듀서인 강인원 덕분에 이루어질 수 있었다. (물론 강인원은 「음악이 끝나고」라는 곡을 자신의 목소리로 채우며 이 앨범의 주도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며 이상은을 밀어내는 결과를 자아냈지만.) 「아침이 밝아와도」나 「당신은 꼭 무지개 같아」에서 보이는 보컬 디렉팅과 「사랑해 사랑해」와 같은 곡을 하나의 앨범으로 수렴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시 오버그라운드에서 강인원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점 역시 이상은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있지는 않다. 그래서 이 앨범은 이상은에 대한 이야기보다 강인원에 대한 이야기가 필연적으로 많을 수 밖에 없다.

1집에 대한 평가는 그저 이렇게만 결론내기로 하자. 그 당시에 갓 데뷔를 한 신인가수가 최선으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세련된 (혹은 유일한) 방법론이었다고. 이 앨범의 한계는 고스란히 그 당시 '한국 오버그라운드씬'이라는 생태계가 지닌 한계로 귀결된다고.

 
 

Credit

[Musician]
Piano : 한송연, 이시우
Keyboard : 유영선, 이시우
Acoustic Guitar : 강인원, 함춘호
Electric Guitar : 함춘호, 유영선
Drum : 동포, 안기승
Bass : 조동익, 유영선
Percussion : 유영선, 강인원
Chorus : 소리두울, 백영준, 안재준

[Staff]
Producer : 강인원
Recording Engineer : 장정관
Mixing Engineer : 장정관
Recording Studio : 지구스튜디오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Happy Birthday
    강인원
    강인원
    강인원
  • 2
    사랑을 첨 느낄 때부터
    강인원
    강인원
    강인원
  • 3
    아침이 밝아와도
    강인원, 이상은
    강인원
    강인원
  • 4
    슬픔없는 이별
    안재준, 이상은
    안재준
    유영선
  • 5
    내 인생을 위하여
    이건우
    강인권
    유영선
  • 6
    사랑해 사랑해
    강인원
    강인원
    강인원
  • 7
    글쎄 침묵을 지킬 수 밖에
    강인원
    강인원
    유영선
  • 8
    당신은 꼭 무지개 같아
    강인원
    강인원
    강인원
  • 9
    음악이 끝나고 - 강인원
    강인원
    강인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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