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71-1] 림킴 「Yellow」

림킴 (Lim Kim) 『Generasian』
1,18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10
Volume EP
장르 힙합
유통사 유니버설뮤직코리아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호사가들은 이 곡을 들으며 오리엔탈리즘이라는 문화적 전유에 대한 풍자를 주목할 것이다. 이 곡은 그 해석을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곡에 등장하는 제재와 「Yellow」라고 붙인 제목은 다분히 그 점을 의도하고 있으니까. 무의식적으로 동양의 신비함을 차용하는 서방과 같은 모습을 취한다. 그러나,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도 거기까지다. 남자들의 복종에서 벗어나라는 명제는, 이 곡이 다분히 여성 해방 그 자체를 꿈꾸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오리엔탈리즘의 신비함을 그냥 겉멋 든 장신구로 치환하는 곡들과 다르게 이 곡은 직접 자신들이 한다는 자존감을 끌어와 해방의 동력으로 삼는 다는 데에 있다. 사운드 또한 다분히 의도적으로 흐르던 것과 달리 좀 더 느리고 진중하고 꼼꼼히 다 잡는데 노력한다. 이 곡이 문제작인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살을 다 푼다는 말보다 살을 촘촘히 엮어서 정교하게 벼르며 칼날로 만드는 데 집중하는 곡이다. 보다 치명적일 수 있는 케이스는 다분히 후자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잘 벼른 칼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이 정도면 훌륭하다는 만족감이 모순처럼 뒤엉켜있다. 지금은 후자의 손을 들어주련다. ★★★★

 

[김성환] 미스틱을 떠난 지 3년, '림킴'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으로 등장한 EP의 타이틀곡. 먼저 발표한 싱글 「Sal-Ki」(2019)에서 그러했듯, 본명이 지닌 보컬리스트로서의 정체성을 완전히 버리고 오히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소재로 '랩'을 활용하는 랩퍼에 가까운 존재로 변신했다. 앨범의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힙합과 일렉트로닉이라는 가장 서구적 장르의 비트 위에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 전통음악적 샘플들과 음계를 뒤섞어 내었다. 이는 그녀가 미국에서 아시아계 여성으로 태어나 겪었던 감정들과 그것에 맞서려는 의식을 전달하기 위한 효율적 전략이 된다. 「Yellow」는 음악적 정체성의 중심에 위치한 곡이자, 힙합의 스웨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메시지 전달과 함께 공격성을 담은 곡의 분위기를 완성한다. 동양적 타악기 샘플들의 파편들이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것 같은 느낌 자체는 분명히 음악적으로 '힙하고', 주류 음악으로 발표하는 것으로서는 매우 '파격적'이다. 그것 때문인지 '이 급격한 전환이 정말로 그녀의 것인가?'에 대한 의견들의 꽤 분분한 모양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도 이 음악의 완성에는 림킴 못지 않게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노아이덴티티의 역량이 중요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사를 쓰고, 사운드 프로듀서와 함께 의견을 교환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곡 구성에 담아내는 것도 '송라이팅'이기에, 이 곡은 그녀의 '현재'를 말하는 음악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누구의 도움을 받았든 참신하기에 지금은 그것을 충분히 칭찬해도 지나치진 않다. 그리고 싱글에 이어 앨범 단위로도 이 정도 완성물을 내놓았다면, 앞으로 지금의 변화의 방향을 어떻게 내공으로 다져갈 것인지 계속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자고 현재로선 결론내리고 싶다. ★★★☆

 

[박병운] 서두를 여는 동양풍의 소리, 차라리 효과음에 가까울 여성의 목소리 등이 나오면 지난 싱글에 이어 페르소나 자체를 바꾼 림킴의 랩이 이어진다. 효과 있는 전략이며 전복이다. 아시아라는 지정에 대한 고착된 이미지, 몇몇 음반과 몇 번의 싱글 발매 및 서바이벌 예능 출신의 여성 싱어라 붙박혔던 이미지를 밑으론 발차기로 위로는 주먹을 휘두르며 날린다. 젠더와 인종에 대한 누적된 규정에 대해 신경질적이고 곤두선 태도로 침 뱉고 박살을 내는데 3분 5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얼마나 기다렸던 순간인가. ★★★★

 

[열심히] 이렇게나 폭이 넓었다 싶을만큼 다채로운 목소리, 신박한 사운드 선택 및 운용, 변주와 전개 모두에서 자유로움을 극대화하는 작곡에 이르기까지 굉장한 신선함으로 무장한 곡입니다. 영미권의 아시안 판타지가 지닌 피상적인 면모를 아시안 아메리칸의 정서로 다시 재현하는 듯한, 앨범 전반의 독특한 방향성에 걸맞는 직선적이면서도 풍부한 아이디어로 시도의 정당성을 획득하는 실로 영리한 접근입니다. 마냥 친절한 곡이 아님에도 밀도 높은 노아이덴티티의 프로듀싱 덕에, 선택한 사운드 자체나 림킴의 날카로운 목소리를 중심으로 흡인력을 잃지 않는 점 또한 인상적입니다. 특출난 방향과 재능이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며 폭발한, 올해 가장 뜻밖의 수확입니다. ★★★★

 

[차유정] '아시안걸'의 이미지로 'Yellow'라는 단어가 불려나온 것 자체가 너무 오랜만이라 약간 낯선 느낌이 든다. 정체성의 고민이라는 것이 시작점에서 그리는 스케치와 비슷한 것이고, 시작부터 삐끗하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알 수 없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이 싱글은 강렬한 밑그림을 그리는 듯 보이지만, 실은 정말 신중하게 '지금의 나'를 알고 싶다는 욕망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욕망의 부피에 비해선 한껏 절제된 사운드를 뽑아 내고 있다는 것이 주목해야할 포인트이다. 신중하게 '나를 발산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하기 시작했고, 이 싱글은 그 질문을 음악으로 풀어낸 결과라고 볼 수 있겠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Yellow
    림킴
    림킴, 노아이덴티티
    노아이덴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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