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56-1] 보수동쿨러 「0308」

보수동쿨러 『Yeah, I Don't Want It』
1,18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6
Volume EP
장르
레이블 보일러레코드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공간감 없이 투박하게 처리된 드럼과 더불어 개성넘치는 기타 톤이 제멋대로 넘실댄다. 거기서 다시 시치미를 뚝 떼고 훅 들어가는 나레이션은 이 곡 특유의 단조로운 톤 때문에 자연스레 흘러간다. 나레이션의 톤 자체를 멜로디로 이해하고 A파트와 B파트를 채운다는 발상도 신선했지만, ‘아닌가’라고 말을 끝맽을 때마다 살짝 어조를 낮추는 기술도 제법 신선한 몫을 해냈다. 말하자면 곡 전체를 기본적으로 모노톤처럼 얄팍하게 만들었다고 해야할까. 그렇게 몸을 더 낮추니 약해보이는 훅이나 기타 톤이 더욱 돋궈졌다. 그래서 아이디어가 좋았다는 말로는 이 곡의 장점을 설명하기 부족하다는 생각도 든다. 아이디어의 전달마저 일정 부분 성공한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

 

[박병운] 부산 중구 보수동보다는 그나마 동래구 명륜동과 연이 있었지만, 타지역을 말하는 것은 무기력을 수반한다. 바로 떠올리는 부산 씬의 세이수미가 회고와 어떤 지역성의 기류를 대변한다면, 보수동쿨러는 이렇다저렇다 어쩌고저쩌고하는 문장을 채우는 요식 행위의 무기력을 고백한다. 잽을 연신 날리며 몸통 여기저기에 멍 자국을 날리는 리듬과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아무래도 좋은 활기와 기세가 곡을 휘감는다. 이 쿨하고 근사한 트랙은 도입부터 마무리의 테이프 감기는 종료음의 완결까지 출중하다. 아, 밴드 멤버들과 보수동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한다. ★★★☆

 

[정병욱] 『Yeah, I Don’t Want It』은 ‘게임’에 충실한 앨범이다. 상호 불충분한 정보를 지닌 각 참여자가 번갈아 가며 서로 다른 행동을 선택해가듯 앨범의 트랙들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그러나 결국 정형화된 그들만의 형태로 흥미진진한 ‘놀이’를 완성한다. 이 앨범은 정규 작업물도 아닌 6곡짜리 데뷔 EP임에도 불구하고, 장님 코끼리 만지듯 특정 한 트랙이나 트랙 내에서도 어느 한 부분만 들어서는 도저히 전체 그림을 짐작할 수 없게끔 자신들의 매력을 구석구석 전달하고 있다. 백미는 당연히 타이틀 「0308」. 앞선 트랙의 서프와 블루스를 거쳐 이 노래 인트로의 쟁글팝에 이르고 나면, 우리는 난데없이 단출하고 훵키한 비트 위 정주리의 힘 있고 명료한 내레이션을 맞닥뜨린다. 의미를 눌러 담은 내레이션이 빠르게 지나치고 나면, 다시 우리는 꿈과 낭만으로 가득 찬 반전의 훅을 마주한다. 가사도 만만찮다. “Yeah, I don’t want it.” 부정의문문에 대한 잘못된 답변이지만 기실 부정적 답변에 대한 유쾌한 태도이기도, 긍정과 부정의 능청스러운 공존이기도 한 앨범의 제목처럼, 이 노래에는 모두가 이해하는 삶의 모순이 함께 한다. 삶이 누구에게나 중독임을 인정하지만, 그러나 그것은 결국 깨뜨려야 한다는 것. 살아가며 우리가 배운 것은 영원한 것은 없다는 사실이지만, 우리는 끝이 없을 거라는 것. 말장난 같은 모순의 연속이지만, 우리는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별로 어렵지도 않게 잘 이해한다. 막판의 후주까지 대단한 반전 없이도 듣는 즐거움을 전달하는 적당한 변주, 정교하지 않지만 멋이 넘치는 보컬 및 악기 톤, 앨범 내에서도 유독 힘이 돋보이는 멜로디까지. ‘보스턴’이든 ‘보수동’이든 이들은 진정으로 ‘쿨’하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0308
    정주리
    구슬한
    보수동쿨러, 김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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