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51-3] 신박서클 「Rain, Grey」

신박서클 (SB Circle) 『Topology』
1,20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4
Volume 1
장르 크로스오버
레이블 악당이반
유통사 미러볼뮤직

[김성환] 색소포니스트 신현필, 가야금 연주자 박경소, 베이시스트 서영도, 드러머 Christian Moran으로 이뤄진 4인조 크로스오버 밴드 신박서클의 데뷔 앨범 『Topology』의 타이틀곡. 4명의 연주자들이 모두 각각의 영역에서 충분한 실력을 갖춘 존재임을 무시할 수 없기에 애초에 그들의 결합이 가져올 결과물에 대해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과거 서구 음악계의 여러 ‘슈퍼밴드’들의 첫 결과물들이 그러했듯, 이 앨범 역시 각각의 존재감의 피력과 동시에 그것이 하나로 모여 탄탄한 구조물을 만드는 데 더 중점을 둔다. 가야금과 색소폰이 묘한 배틀을 하며 달려갈 때 고유의 라인을 갖춘 베이스가 슬슬 그 흐름을 추월하고, 드럼 연주가 이 경쟁 속에서 충분한 분위기 고조를 완성하면서 어느 파트 하나도 분리되어 생각할 수 없는 결과물이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곡에서는 색소폰과 가야금이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전개 속에서 청자가 각각에 주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그것이 곡의 집중력을 이어가는 멜로디의 흐름으로 이어지기에 충분한 드라이빙감까지 선사하며 소리에 몰입하게 한다. 재즈나 크로스오버 뮤직에 익숙하지 않은 리스너들이 듣더라도 그리 어렵지 않게 다가설 수 있는 깔끔한 연주곡이기에 대중성도 놓치지 않는 트랙이라 생각한다. ★★★★

 

[정병욱] ‘재즈와 국악을 횡단하는 슈퍼밴드’라는 뻔한 홍보 문구는 사실 틀리지 않았다. 박경소, 신현필, 서영도. 각기 국악과 재즈라는 본업에 대한 깊은 탐구 못지않게, 그것이 뻗어갈 수 있는 이른바 ‘장르 밖’ 탐험 역시 최전선에서 열정적으로 이어온 세 사람에게 슈퍼밴드라는 이명은 그다지 낯간지럽지 않다. 다만 예상을 벗어난 것은 이들의 크로스오버가 뜻밖에 완전한 ‘자유’보다 온전한 ‘소통’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주자 관점으로 방법론에 더욱더 관심을 기울인 바로 지난해 앨범, 박경소의 『산조, 문묘제례악』(2018)이나 신현필의 『Dear Chopin』(2018)과는 다른 접근이다. 이는 본작이 애초에 구체적인 모상을 그리기보다 밴드 합주를 통한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의도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앨범의 첫 트랙이자 박경소가 작곡을 맡은 본 싱글은, 그의 장기인 구상적인 연주가 빛을 발한다. 가야금의 영롱한 사운드가 리드미컬한 프레이즈로 마치 안개나 비 같은 심상을 먼저 이끄는 것. 뒤이어 J-재즈를 연상시키는 정열적이면서도 스무디한 테너 색소폰이 전체 이미지에 외곽선을 덧칠한다. 이 곡의 근간이 되는 박경소의 상상력은 상당히 물질적이기에 비약이 없으며, 합류하는 신현필의 연주 역시 앞선 사운드의 모순과 굳이 치열한 경합을 시도하지 않기에, 「Rain, Grey」의 쾌는 서로의 영역을 넘보는 ‘횡단’보다 중간지대에서 즐겁게 맞부딪는 ‘화합’ 만치 단일하고 분명한 양태를 띤다. 따로 떼어놓고 보면 마치 물과 불 같은 두 사운드의 진한 잔상이, 바다 위에 떠오르는 태양의 이미지처럼 익숙하지만 막상 신선한 풍경을 완성하는 것과도 같다. ★★★☆

 

[차유정] 국악과 재즈의 조합은 이제 언제나 시도해도 좋을 하나의 장르로 안착한 것 같다. 이 싱글에서는 크로스오버와 국악이 어디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부딪치는지를 담담하게 묘사한다. 사운드의 기복이나 연주의 탄력보다 두 장르가 지닌 일정한 흐름을 평행선 안에서 지켜보는 느낌을 전달해 준다는 것이 신박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Rain, Grey
    -
    박경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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