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41-5] 한희정 「비유 (feat. 김사월)」

한희정 『비유』
1,496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3
Volume 4 (선공개)
장르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영화로 치면 교차편집으로 이뤄진 단편 영화이다. 분명한 점은 이 곡 자체가 입체파의 그것처럼 삶의 다양한 양상들을 뒤섞어가며 합치려고 하는 힘이 존재한다는 데 있다. 프로그래밍으로 돌린 드럼의 질감과 바이올린과 첼로의 도입으로 인해 선율이 강조된 공간에서 두 사람은 엇갈리다가, 만나다가, 헤어지다 다시 만난다. 이러한 겹침과 떨어짐이 쉴 새 없이 뒤채다보며 하나의 비유에서 갈라져나온 수없이 많은 뉘앙스들을 추적한다. 그런 추적이 세련미와 긴장감 넘치는 공간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무엇보다 좋았다. 한희정의 목소리가 김사월의 선명한 목소리를 닮고, 김사월의 목소리가 어느새 한희정의 그림자를 품고 있는(혹은 그 두 목소리를 구별할 수 없는) 후반부에서 곡은 삶이 복잡다단한 양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가벼운 곡임에도 결코 가볍지 않다. 외려 이러한 뉘앙스가 청자의 허를 더 깊숙히 찌르며 훅 들어온다. 이런 곡이라면 뒷통수를 세게 맞고도 껄껄 웃을 수 있다. ★★★★

 

[김성환] 한희정과 김사월의 만남이라는 그 사실 단 하나만으로 음원을 듣고 싶게 만드는 충동을 만드는 이 트랙의 가장 큰 매력은 곡의 가사가 제시하는 '관념과 관능'이라는 주제를 두 보컬의 목소리로도 충실히 드러낸다는 것이다. 서늘하게 냉철한 이성으로 곱게 감정을 전달하는 한희정의 보컬과 항상 특유의 순수하고 여린 느낌의 목소리에 녹은 관능을 놓치지 않았던 김사월의 보컬이 이루는 소통은 그래서 빠르게 가슴을 적신다. 두 목소리가 겹치는 순간, 두뇌 속의 상이한 감정들이 결국 모두 인간의 실체임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두 사람의 목소리 뒤에 흐르는 스트링의 은은하지만 강인한 선율 전개와 드럼의 재지한 리듬감이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니 3분의 노래 한 곡이 빈틈 없이 채워진다. 애초의 두 아티스트의 만남에서 갖는 기대 그 이상을 전달하는 탁월한 결과물이다. ★★★★

 

[손혜민] 한희정과 김사월의 조합. 두 아티스트들 특유의 감성이 만나 시너지를 뽐내는 매력적인 곡이다. 관념과 관능에 대해 확연히 색의 차이를 보여주는 보컬들이 번갈아 가며 곡을 이어가다 보니, 관념이 배제된 움직임과 움직임이 없는 관념을 노래하는 맥락이 뚜렷하다. 거기다 첼로와 바이올린이 각각의 보컬들의 분위기를 함께 잡아준다. 무엇이라 표현해야 할까.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오묘함. 샤워 후 몸을 닦는 상황과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는 상황의 대조가 확연하게 눈앞에서 그려진다. 문학적 감성을 음악으로 그대로 담아 내었다는 것에 감탄하게 된다. 제목 그대로 ‘비유’라는 개념이 드러나는 곡이다. ★★★★☆

 

[정병욱] 이 노래는 관능을 다룬다. 허나 이를 관념으로써 대하고, 또한 관념과 관능 사이 매개인 가사의 '비유'를 타이틀로 앞세운다. 관능을 관념과 개념의 언어로 묘사하는 것, 이를 간접적 매개를 거쳐 표현하는 것은 선택 아닌 최선이다. 대체로 직설적인 관능의 언어, 노골적인 관능의 소리와 그루브를 사용하는 방법론은 결과적으로 감상이 아닌 감각과 기능의 영역에 머물러 왔기 때문이다. 물론 우열은 없다. 깊이와 파장의 차이일 뿐. 관념적인 단어들과 정제된 말로 생생한 이미지와 감각을 전달하는 한희정의 가사 쓰기는, 세월이 흘러 더욱더 쉽고 농염해져 깊이와 여운이 여전할 뿐 아니라 소통의 외연까지 넓혔다. 감각의 관능이 불이라면 그가 관념을 통해 일으키는 감미로운 열은 따스함을 환기하는 의식이자 기원이다. 한편 이 노래는 관능과 관념을 동시에 다루기도 한다. 두 용어는 사실 온전한 반의어가 아님을 노래가 역설한다. 두 사람의 보컬, 적극적인 스트링의 차용은 듣는 이의 감상을 관념에 머물게 하지만 동시에 그것을 관능으로 빠르게 치환하게도 하는 탁월한 촉매이자 보완제가 된다. 또박또박한 발음, 건조한 발성, 기교를 최소화 한 가창에도 불구하고, 한희정과 김사월의 목소리엔 감출 수 없는 정념이 가득하다. 소리의 알맹이를 억누른 공기 속에 관념과 관능이 정체 구분 없이 들어차 있다. 영롱한 건반과 치열한 리얼 스트링 사운드의 치열한 맞물림은 혼곤한 뒤섞임 대신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선명한 양면성을 품어낸다. 누가 관념이고 관능일지, 샤워 후 몸을 닦는 관념을 배제한 움직임과 카페에서 글을 쓰는 움직임 없는 관념 사이 무엇이 무엇일지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한희정은 관능을 말했지만, 받아들이기에 따라 이것은 관능과 관념에 빗대 진리를 역설하는 거대한 비유가 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비유 (feat. 김사월)
    한희정
    한희정
    한희정

Editor

  • About 음악취향Y ( 3,444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
Error Message : Query was emp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