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37-1] 검정치마 「섬 : Queen Of Diamonds」

검정치마 『Thirsty』
2,25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9.02
Volume 3 Part.2
장르
레이블 비스포크
유통사 와이지플러스
공식사이트 [Click]

[김예원] 검정치마의 노래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음악이 아티스트가 그려낸 그림이라면, 검정치마는 한걸음 더 나아가 아티스트가 세심하게 짜 놓은 액자 속에 내가 들어갈 수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기승전결이 없는 함축적인 가사와 건조한 목소리, 하지만 풍부한 감성을 담고 있는 사운드의 3박자가 듣는 이들에게 음악의 해석을 맡긴다. 덕분에 더 깊고 개인적이지만, 어떻게 보면 포괄적이고 다양한 감정을 끄집어내고, 이에 잠길 수 있게 해주는 장치가 되주는 셈이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검정치마 특유의 짙은 복고적인 느낌 또한 후반 부분에 미국적인 레트로에 기초한 뒤집기가 한 번 있어 뻔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이음이 가능했다. 자칫하면 처질 수 있는 부분을 센스 있게 잘 캐치했다. ★★★☆

 

[조일동] 검정치마의 신보 『Thirsty』가 논란인 모양이다. 조휴일이 일부러 웅얼대는 발음으로 전하는 가사가 문제의 핵이 되었다고 한다. 뮤직비디오로 공개된 이 노래는 그런 면에서 다소 모호한 가사로 점철되어 있다. 앨범 전반을 가로지르는 정서는 타자화와 불안의 적층이 혐오, 위악, 부정의 태도로 드러난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한 발 떨어져 생각해보면 이 사회에 언제나 만연해 있었던 일들이다. 다만 이러한 왜곡된 정서와 태도를 표출할 수 있는 창구가 커졌고, 이러한 이들이 서로의 존재를 온라인에서 더 많이 발견할 수 있게 된 것 뿐. 나아가 자신의 폭력적 정서에 동조하는 타인에 기댈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발화, 태도, 행동을 폭력이라 느끼지 않을 정도로 무뎌졌을 뿐이다. 조휴일은 모호하면서도 절망스런 노랫말을 어딘지 그와 부조화하는 슬로우 템포의 서프록으로 표현한다. 여기에 싸구려 리듬머신 샘플링을 중간에 넣거나 변박 이후 오히려 긍정(?)의 가사를 굳이 영어로 풀어놓는다. 음반사가 밝힌 소개글에 담긴 뻔뻔한 그로테스크의 정체는 아마도 가사와 사운드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극단적인 정서적 부조화를 아무렇지 않게 드러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글이 아닌 음악이라는 형식이 가진 비유, 은유의 끝장을 만났다. 더할 나위 없을 만큼 훌륭한 “음악”이다. ★★★★★

 

[차유정] 불순물은 떠내려와서 씻겨지는 게 아니라 가라앉은 채 세상에 존재하는 거라고 한다. 드러내는 순간 종말을 예견하는 운명을 무시할수 없다. 이 싱글은 불순물을 가만히 박제해서 바라보고 싶은 욕망과, 현실을 관통하는 진실의 멍하고 어중간한 상태를 밀랍인형 빚어놓듯이 매끈하게 다듬어서 들려준다. 감정의 설파가 얼마나 허점을 남기는지 알기 때문에 그 게임에 뛰어들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화자 스스로 결벽증 환자가 되기엔 많이 부족하다는 고백을 하는 트랙이기도 하다. 그것조차도 너무 매끈하게 하려고 하는게 흠일 수 있다. 어쩌면 불순물이 되지 않겠다기 보다, 그게 되기엔 자신의 내면에 두려운 것들이 너무 많다는 표현일 수도 있다. 아름다운 음들이 갑자기 슬프게 들리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섬 : Queen Of Diamonds
    조휴일
    조휴일
    조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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