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26-2] 엑스엑스엑스 「수작」

엑스엑스엑스 (XXX) 『Language』
1,51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8.11
Volume 1
장르 힙합
레이블 비스츠앤네이티브스
유통사 아이리버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수작(秀作)과 수작(酬酌)은 어떻게 나뉘는가. 모르긴 몰라도 수작질을 하는 사람들은 은유가 때로는 메세지를 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일 것이다. 직설을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서 곡이 좋아질 수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일 것이다. 요컨대 자기가 뭘 말하고 사는지를 모르는 사람들이 수작질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 곡이 세운 가운데 손가락은 바로 그런 사람들의 몫이다. 김심야의 파편적인 이야기들은 프랭크가 만들어 놓은 비트의 모자이크와 긴장관계를 맺는다. 끊임없이 형국을 만들고 파쇄하며 진행되는 곡은 그래서 용솟음친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정도로 생생하다. 그래서 더욱 메시지가 돋보인다. 중요한 건 결국 '무엇을 말하느냐'다. 이 곡은 자신이 무얼 말할지 잘 아는 사람만이 만들 수 있는 곡이다. 그래서 이 곡은 외려 수작(秀作)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 쾌작(快作)이라 해야 옳다. ★★★★☆

 

[김용민] 꽤나 인상 깊게 봤던 웹툰중에 《살인자ㅇ난감》(2011) 이라는 작품이 있다. 주인공은 처음에 우발적으로 사람을 죽이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좀 더 계획적으로 살인을 해 나간다. 그리고 미리 알고 있던건 아니지만, 알고 보면 죽어야 마땅할 사람이 주인공의 타겟이 된다. 아슬한 원인과 결과의 전복은, 주인공이 정당성을 가지고 살아남게 되는 원동력인 동시에 작품 전체의 생명력이 된다. 웹툰 속 살인자를 사례로 든 것은 좀 미안하지만, 김심야와 프랭크의 조합, 그리고 「수작」은 필자에게 이것을 떠올리게 한다. 프로듀서와 랩퍼는 절대 서로에게 친절하지 않다. 비트의 변주가 심하다 싶을 때 김심야는 아슬아슬하게 그 라인을 타고 있고, 벌스가 요란해질 즈음에 비트는 급정거, 급발진을 반복한다. 가사와 비트 그 어느 것이 세상에 먼저 나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코 조화롭지 않은 이 강요의 미학은 질서와는 정반대되는 충격적인 모습이다. 최근 힙합의 언어가 일상과 괴리감을 느끼는 단계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수작」은 그 모습 그대로 이해를 시키는 과정이다. 원래 '애매한 내용의 이 가사'가 쉬이 이해가 되면 안되는 것이다. 이 난해한 비트라면 더욱더. 필자가 아는 (빈곤한) 상식에서는 이건 있어서는 안될 조화인데 그것이 발현됐다. 그것도 이 「수작」 뿐만이 아닌 앨범 전체에 걸쳐. ★★★★☆

 

[김정원] 음악은 직접적 언어와 간접적 언어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직접적 언어가 실제 가사를 매개로 한다면, 간접적 언어는 소리와 그 소리를 엮어 만들어 낸 구성을 매개로 한다. 다시 말하면, 그 음악이 속하는 사회, 즉 씬 안에서 추구하는 사운드나 구성으로 어떤 정체성을 표출하고, 특정한 메시지를 던진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무언의 언어'라는 점에서 맥락을 이용, 역이용하는 등의 교묘하고도 정교한 작업을 요한다. 이 관점으로 보았을 때, 김심야와 손대현의 『Moonshine』(2017)은 비교적 직접적 언어에 기댄 편이었고, 엑스엑스엑스의 『Language』(2018)는 간접적 언어의 힘이 좀 더 강한 편이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음악이 좋을 수는 있어도 정말 좋은 음악이 꼭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는 없다는 명제 앞에 생겨난 냉소주의와 허무주의는 여전하다. 대신 『Language』의 엑스엑스엑스는 그것을 인더스트리얼 혹은 EDM이 아닌 전자음악적인 요소를 섞고, 흔히 '힙합'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전형적인 요소를 포함하지 않는 전위적 사운드로 논한다. 「수작」도 마찬가지이며, "수작들은 작품으로 치지도 않지 / 그럼 내 건 / 내 건 임마 아무래도 개같지" 같은 구절은 그 간접적 언어를 대변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표면 살짝 아래에 놓인 의도를 파악하는 시도를 해야 이 노래와 이 노래가 수록된 앨범을 온전히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수작
    김심야
    프랭크
    프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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