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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신인 1위

볼빨간사춘기 『Red Planet』
1,98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8
Volume 1
레이블 쇼파르뮤직
공식사이트 [Click]

볼빨간사춘기가 2016년 후반기 한 순간에 '음원 강자'의 자리를 거머쥐며 주류에서 스타덤에 오른 사건은 현재와 앞으로의 한국 메이저 가요 트렌드의 변화의 흐름의 한 가지 단초를 제공해 주고 있다. 현재의 주류 가요 시장에서 2000년대 말부터 본격화된 'K-Pop'으로 불리는 '아이돌 댄스 팝'의 공급이 과포화된 이후, 'Lovers'와 'Haters' 사이에 끼어있는 메이저 힙합과 드라마 OST, 음악예능의 힘을 입는 '이슈형 트랙들'이 독점하고 있는 메이저 가요 차트 속에서 식상함을 느끼고 이를 대체할 무언가를 찾던 10대~20대(아니, 일부 그 이상의 세대까지)의 감성을 (참 타이밍 잘 맞게) 제대로 자극했던 것이다. 아무리 그들이 《슈퍼스타K6》에서 적당히 얼굴을 비춘 전력이 있다고 해도, 이제 막 20대의 문턱에 들어선 이 여성 팝 듀오가 그저 자신들이 만든 '노래의 힘'을 앞세운 결과로 이 성공을 일궈냈다는 사실은 앞으로 수많은 가요 기획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들의 음악 자체가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어떤 '원천적 특별함'을 머금었다고 하긴 어렵다. 그들이 데뷔하기 전부터 어쿠스틱 사운드에 기반을 둔 감성적 컨템포러리 팝을 지향했던 아티스트들은 2010년대 벽두부터 인디 씬과 준 메이저 시장에 꽤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악적으로 완성도를 견지하는 팀들은 특정한 한 두 곡의 (역시 방송에서의 활용에 기인한) 히트에 머무르거나 매니아들의 컬트로 머물고, 아예 이런 음악을 찾는 음원 소비자들을 노리고 (왕년에 싸이월드 미니홈피 BGM쯤으로 어울렸을 법한) 음악들을 양산하는 팀들은 음원 차트에선 선전하지만 고정된 타겟이 안겨주는 소소한 수익에 만족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후자의 성격에 해당하는 기획사인 쇼파르뮤직을 통해 데뷔하게 된 이들은 선배들과의 '작지만 큰 차이'를 데뷔 앨범 『Red Planet』을 통해 연출해냈다. 바닐라어쿠스틱의 리더 바닐라맨은 듀오가 이미 완성해놓은 곡들에 여러 장르적 요소가 혼재하는 다채롭고 트렌디한 편곡을 더했다. 「싸운날」과 「You(=I)」에서 드러나듯 어쿠스틱 지향임에도 살짝 로킹한 톤을 입힌 사운드, 흑인음악 성향의 곡이 아님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묘한 비트와 그루브를 타는 「우주를 줄께」에서 보듯, 데모 버전이었다면 '찰랑찰랑 포크 팝'이 됐을 수도 있을 노래들에 현재 대중이 좋아하는 사운드의 감성을 더해 강한 생명력을 부여했다.


이렇게 편곡의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이들의 음악을 가장 빛나게 하는 핵심은 역시 두 약관의 싱어송라이터들(특히 안지영의 비중이 크다)의 머리와 손에서 나온 '가사와 멜로디' 그 자체다. 정말 실감나는 질투의 감정이 재미있게 담긴 「심술」에서는 나이가 새삼 상기되지만, "근데도 이런 아픈 마음만 가지고 사는 건 도무지 불공평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라 답답해하는 「나만 안 되는 연애」의 가사처럼 그걸 젊은 언어이면서도 보다 폭넓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뮤지션으로서의 그녀들의 재능이다. 게다가 개성 있는 보컬 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귀엽고 부드러움을 강조하며 노래하다가도 (결코 R&B를 지향하는 톤이 아님에도) 바짝 붙인 음표들의 행진 속에서 시종일관 여유롭지만 충실한 그루브를 타는 가창도 절대 가볍게 볼 부분은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간 써놓은 곡이 꽤 있긴 했겠지만) 기승전결이 분명하나 뻔하지 않은 그녀와 우지윤의 충실한 멜로디 메이킹 능력은 그들의 데뷔작의 여러 곡이 음원 차트에서 발표 후 몇 주간 100위안에 줄 서 있게 만들었던 원동력이다. (아니, 그들은 트와이스도, 빅뱅도 아니지 않은가!)


볼빨간사춘기는 분명 이미 존재했던 어떤 흐름에서 출발했지만, 아티스트의 내재적 개성과 시대의 흐름을 잘 캐치한 남다른 프로듀싱을 통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음악적으로도 완성도를 갖추면서 2016년 주류 가요 시장을 대표할 신인의 자리를 확보했다. 물론 앞으로 자신들의 감각을 어떻게 더 성숙하게 지속해 가냐가 관건이겠지만, 아직 그들이 인생의 경험을 더 쌓을 날이 많이 남았으니 지금은 그저 천천히 기대를 갖고 이후를 지켜봐도 충분할 것 같다.


Credit

Executive Producer by 신태권 (쇼파르뮤직)
Producer by 바닐라맨, 신태권
Recorded by Vanilla Studio, Tomoto Studio
Mixed by 바닐라맨@Vanilla Studio, 김현곤@둡둡Studio, 김종삼@Tomato Studio
Mastered by 바닐라맨@Vanilla Studio, 최효영@Suono Studio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우주를 줄게
    안지영, 우지윤
    안지영, 바닐라맨
    바닐라맨
  • 2
    싸운날
    안지영
    안지영
    바닐라맨
  • 3
    You(=I)
    안지영
    안지영
    바닐라맨
  • 4
    심술
    안지영
    안지영
    바닐라맨
  • 5
    나만 안되는 연애
    안지영
    안지영
    바닐라맨
  • 6
    초콜릿
    안지영, 우지윤
    안지영, 바닐라맨
    바닐라맨
  • 7
    프리지아
    안지영
    안지영
    황종하
  • 8
    X-Song
    바닐라맨
    바닐라맨
    바닐라맨
  • 9
    반지
    안지영, 우지윤
    안지영, 우지윤
    바닐라맨
  • 10
    사랑에 빠졌을 때
    안지영
    안지영
    바닐라맨
  • 11
    우주를 줄게 : Radio Edit
    안지영
    안지영, 바닐라맨
    바닐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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