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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앨범 10위

아이러닉휴 (Ironic Hue) 『For Melting Steel』

1,739 / 작성일 : 2014.12.30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4.03; Volume 2; 레이블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참 느린 친구들이다. 1집 『Into the Mirror』가 2007년 작품이다. 그 사이 이번 앨범에 수록된 「Fantasy」를 담은 디지털 싱글이 있었지만, 역시나 2012년의 일이다. 공백이 긴만큼 아이러닉 휴의 새 앨범을 받아들고 어떤 음악이 담겨있을지 불안하게 비닐을 벗길 수밖에 없었다.

음반에 담긴 곡들의 구성과 편곡, 악기 소리와 배치, 보컬의 들고 나감을 해체해보면 결국 Pink Floyd라는 큰 산과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아이러닉 휴는 거침이 없다. 기타, 베이스, 드럼의 토대 위로 목소리, 각종 벨들, 키보드가 여러 색을 더해나가며 현재형의 음악을 획득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음을 하나씩 얹어가는 노래들 어느 한 지점도 우직한 힘이 빠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어느 구석에도 헤비니스 계열의 사운드가 묻어나지 않는 연주와 우울하고 스산한 감정이 담긴 가사로 점철되어 있음에도 9곡이 끝나는 순간까지 귀를 타고 뇌를 지나 척추까지 흘러내리는 뻐근한 소리의 경험이 놀랍다. 긴장이 쌓여가다 순간 이완되고, 다시 긴장이 더해지는 형태가 반복된다. 덕분에 앨범을 듣다보면 어느새 볼륨을 키우게 되는 나를 발견하게 되고, 「Dummy」가 끝나면 다시 「Rewind」로 돌아가게 버튼을 누르는 손과 마주하게 된다.

이 친구들, 앨범 발매 후 공연 활동도 그리 길지 않았다. 또 다시 리허설 룸에서 소리들을 꾹꾹 눌러 담고, 지우며 보낼 것 같다. 이번엔 좀 더 빨리 다음 작품을 만나고 싶은 바램뿐이다.

#아이러닉휴 #2014앨범

Credit

[Member]
김지훈 : Guitar, Vocal, Synthesizer
현경미 : Guitar, Vocal, Synthesizer
조인수 : Bass
곽정훈 : Drum

Produced by 김지훈
Recorded at Tomato Studio in Seoul
Mixed & Engineered by 김종삼, 조윤나
Mastered by 김종삼

Special Guest
Keyboards & Synthesizer by 고경천 on 「작은 사람」
String Arranged by 나윤식 on 「오해」, 「작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