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부유하는 인디팝/드림팝/신스팝, 그 사이 어딘가를 담아내는 매력!

[김용민] 「Grace」를 듣고, (가본적도 없는) 일본 어느 도심 골목의 조용한 등굣길을 떠올렸다. 어떻게 보면 진정한 명문상의 시티 '모닝' 팝의 면모를 지니면서도 감성을 이완시키는 올해 가장 힘빠지는 곡이다. 정말 힘이 빠져 흐물흐물해지고 싶고, 근본과 원인 없이 향수를 느끼고 싶을때 「Grace」만한 좋은 노래가 없다. 다시 말하면 으쌰으쌰 할 때 빼고, 언제들어도 좋은 곡이다.

[유성은] 아도이의 「Grace」를 이야기하기전 경멸하듯 심술과 뾰로퉁함이 직설적으로 표현된 소녀의 얼굴이 지면 가득한 자켓의 디자인을 결코 지나칠 수가 없다. (단연 올해의 자켓이라고 확신한다.) 의구심과 불안, 청춘이 가지고 있는 당연한 이런 감정들을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소중히 품고 「Grace」는 달리는 차 속에서 옛 연인을 그리워 하는 정서로 전개된다. 유독 더웠던 올 여름밤을 서늘하게 식혀주던 이 곡은 일부러 몽롱하게 잡은 보컬의 위치와 애틋하고 그리운 정서를 덧칠하고 또 덧칠한듯 먹먹하게 만든 연주의 아련함을 통해 뚜렷하지 않음으로 외려 음악을 뚜렷하게 인상에 남기는 신기원을 이룩한다. 어두운 밤 달리는 차에서 보이는 휙휙 지나가는 조명마냥 생각없이 지나버리는 청춘에 대한 회한과 아쉬움. 신스팝과 드림팝, 시티팝의 언저리에서 얼핏 70년대의 J-Pop의 심상마저 가져온 이 곡의 아련함은 어디로가야할바 모르는 이들의 망설임을 노스탤직하게 수식하여, 사실은 그 방황 자체가 청춘이며 아름답다고 주장하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