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우원재에 대한 평가는 짧은 시간에 꽤나 많이 이뤄졌고, 가장 많이 각광을 받았던건 힙합에 대한 접근 방식과 태도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중에 하나는 부담과 압박이 좀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는 새로워' '내가 선구자야' 하는 의식보다 자신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집중하고자 하는 (투박해보이는) 기준점에 무섭도록 몰입하는 것이 우원재의 방식이었다. '시차'는 물론 로꼬와 그레이가 유연하게 세련함을 만든 곡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비트와 훅의 세련됨보다, 우원재의 고집스런 래핑과 일상의 대한 관찰력이 여전히 우위에 있다. 연기가 아닌 그런 힙합.

[김정원] 겸손에 길들여지고 자랑에 인색한 모드로 다른 이들의 것이 허황됐다고 함부로 말하기에는 이제 대한민국에는 랩스타가 실존하고, 이 곡 자체도 그다지 그 전체적인 스웩 풍조에 안티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마치 Donald Trump에 반하는 쪽에 서는 것 자체가 하나의 흐름이 된 현재 미국에서 올해 들어 Logic 같은 래퍼가 완전히 떠오른 것과 다를 바 없는 셈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었을 뿐이고, 단지 터뜨릴 수 있는 최대한의 수치로 터뜨렸을 뿐이다. 2017년의 우원재는 딱 그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