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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앨범 1위

이상의날개 (Wings Of The Isang) 『의식의 흐름』

2,546 / 작성일 : 2016.12.30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9; Volume 2; 레이블 석기시대; 공식사이트 [Click]

휘몰아치는 트레몰로, 딜레이로 소리를 누적해 만드는 공간감, 7분쯤 기다려 맞이하는 3분의 클라이막스, 내면으로 침잠하는 우울과 지상을 떠나 솟구치는 로켓의 극적 충돌. 포스트록이라고 할 때 흔히 그려지는 풍경이다. 이 풍경까지 이르는 길은 여럿이다. 어떤 이들은 고즈넉한 엠비언트로 부터, 어떤 이들은 극단적인 하드코어로 부터, 또 어떤 이들은 벨벳 언더그라운드로부터 온다.

이상의날개는 멜랑꼴리 록발라드의 길로부터 왔다. 평범한 모던록 밴드였던 이상의날개가 포스트록이란 비브라늄을 온몸에 두르고 수퍼히어로 밴드로 변신했다. 신스팝을 하다가 이 길로 들어선 팀은 봤어도 록발라드 하다가 접어든 밴드는 못 본 것 같다. 전작에서 밴드의 문제는 좀처럼 제어되지 않는 감정과잉이었다. 하지만 포스트록 스타일로 바뀌면서 과도한 감정선이 오히려 설득력을 발휘한다. 정체성을 고수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경기장을 바꾼 꼴이다.

차분하게 감정을 전개해나가는 버스와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절정부가 수차례 반복되는 단순한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절정부가 도래할때마다 눈물이 찔끔 흐른다. 이렇게 홀려서 트랙을 넘어가다보면 어느새 84분이 흘러 있다. 전개부 송라이팅은 훌륭하고 절정부 소리 덩어리도 잘 조율되어 있다. 하지만 단순하고 지루한 러닝타임으로 악명 높은 이 장르의 아킬레스건을 이겨내는 것은 무엇보다 통일된 정서다. 의미가 불명료한 가사와 그 가사를 낳은 정서, 그러고보니 김해경같은 30년대 룸펜들의 치기어린 몽상과 유사한 것 같다. 이 정서를 진실히 지킨 것이 변신을 주체적으로 만들었다. 수많은 포스트록중에서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들었다.

#2016 #이상의날개 #앨범

Credit

[Member]
문정민 : Vocal & Guitar
김동원 : Guitar
하태진 : Bass
이충훈 : Drums

[Featuring]
Vocal : 한유미 (Track 3, 5)

[Staff]
Executive Producer : 전홍필
Produced by 문정민
Sound Design by 문정민
Recorded by 허정욱, 곽동준@Stoneage Studio
Mixed by 허정욱@Stoneage Studio
Mastered by 신재민@Philo's Planet

Art Direction By 문정민
Artwork & Design by MOON
Photograph by 한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