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익] 노래는 삶이다. 「주부가요」에서 표현된 노래는 가족의 일원으로 존재하는 삶이 아닌 쌍문동 인순이, 잠실 주현미, 상계동 노사연의 개인적인 삶을 표상한다. 노래를 통해서 그리고 노래의 소통 창구인 주부가요대전을 통해 비로소 주부들은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주부가요」는 현실을 외면한 채 이상적인 메시지만을 노래하지 않는다. 이 곡에서 표현된 주부가요대전 A조가 아닌 B조, 결승이 아닌 준결승의 표현은 객체로서 존재하는 그들의 현실적인 한계를 반영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식기세척기와 전기밥솥으로 대변되는 객체 지향적인, 주부에게는 매우 현실적인 물건을 통해 그들을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의 표현들을 절망적이지는 않게, 잔잔한 웃음을 지어낼 수 있을 정로도 익살스럽게 풀어냈다. 그리고 이러한 메시지들이 7-80년대 ABBA를 연상케 하는 팝 사운드와 어우러져 나온다. 9와숫자들의 세대에서 볼 때 주부가요대전은 5-60년대 태어난 7-80년대 자녀를 둔 주부들의 프로그램이었다. 이와 관련해 7-80년대의 팝 사운드의 편곡은 음악적으로나 메시지 적으로 많은 부분 공감을 할 수 있게 한다. 특별함은 없지만 많은 부분 신경을 쓴 작품이다.

[정병욱] 여전히 영리한 밴드의 더 영리한 모던가요. 다채롭고 풍성해진 편성과 가사의 위트를 통해 대한민국 모던락에 대한민국의 현재성을 부여하는 방법.